'허영란과 꼭지들' 거쳐 83년 솔로 활동하며 재발매 히트
84년 딕패밀리 최성원과 결혼, 미국 이민 후 목회자 변신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명곡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때론 익숙한 리듬으로 더 깊고 아련한 추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얼마전 트로트 오디션 스타 김다현이 MBN '우리들의 쇼10'에서 부른 '날개'가 바로 그런 노래 중 하나다. 김다현은 전유진에게 띄우는 사연편지 형식으로 이 노래를 불러 MVP의 영예를 안았다.
80년대 대표 히트곡 '날개'의 원곡가수는 허영란이다. 그는 78년 풍문여고를 졸업하면서 미8군 무대로 진출해 흑인영가와 팝,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는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히식스(HE6)와 딕패밀리의 객원 보컬로도 활동하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당시까지 미미했다.
81년 잠시 꼭지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적이 있고, 실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그룹의 리더로 활동하기도 했다. '날개'는 82년 '허영란과 꼭지들'이란 팀명으로 활동할 때 발표했던 곡이다. 실제 이 곡이 주목을 받은 것은 허영란이 이듬해 솔로 음반 타이틀곡으로 재발표한 이후부터다.
'일어나라 아이야 다시한번 걸어라/ 뛰어라 젊음이여 꿈을 안고 뛰어라/ 날아라 날아라 고뇌에찬 인생이여/ 일어나 뛰어라 눕지말고 날아라/ 어느누가 청춘을 흘러가는 물이라했나/ 어느누가 인생을 떠도는 구름이라 했나'(허영란 '날개' 가사 1절)
이 곡은 발매된 지 불과 1년만인 83년에 히트했다. 감동적인 가사, 극적인 멜로디, 그리고 가수 허영란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버무러져 빠르게 인기곡으로 급부상했다. 허영란은 그해 7월 KBS 가요순위 프로그램 '가요톱10' 골든컵을 수상하는 등 일약 인기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운이 따라야하고 시대적 분위기에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 작곡가 조은파가 작사 작곡한 '날개'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대중의 마음을 관통했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으로 한창 경제 도약을 일구던 당시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다.
안타깝게도 허영란은 '날개'가 빅히트를 기록한 후속곡을 내지 못했다. 84년 5월 딕패밀리 리더이자 드러머였던 최성원과 결혼하면서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 이민을 떠났다. 이후 출산과 육아에 몰두하며 전업주부로 살았다. 신앙인으로 선교사를 거쳐 2016년 목회자가 된다.
최근 거주지인 미국 교포사회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허영란은 전성기 시절에 대해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최고의 기쁨을 누려봤지만 왠지 저는 그런 것에 만족되지가 않고 뭔가가 공허했다"고 털어놨다. 국내 가요계의 러브콜이 꾸준히 있었지만 음악보다는 신앙생활에 전념했다고 한다.
허영란은 '날개'를 만든 조은파 작곡가를 33년만에 만난 걸 계기로 국내 음악 활동을 타진하고 있다. 오랜만에 의기투합해 만든 타이틀곡 '행복한 노래' 등 7곡의 녹음을 끝냈다. 그는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지만 조심스럽게 재도전 기회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허영란이 새로 준비 중인 신곡 '행복한 나라'는 코로나 시기를 극복하는 의미를 담은 노래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꿈을 키운다면 반드시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자신의 인생곡 '날개' 이후 40년만에 또 다른 희망의 꿈을 담은 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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