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커버송들과 비교할 수 없는 원곡 가수의 '깊이와 내공'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누구나 사랑과 이별로 얼룩진, 그리움과 아쉬움의 추억은 있다.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가수 임지훈의 데뷔 히트곡 '사랑의 썰물'은 낙엽을 밟으며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낄 때면 더욱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다.
하얗게 밤을 새웠을 깊은 사랑이라면 더 아프고 아리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아련한 기억속에 선명히 되살아난다. 포크팝과 록을 즐겨 불렀던 임지훈은 그만의 특유의 음색으로 '사랑의 썰물'을 한국대중가요의 포크송 명곡 반열에 올려놨다.
'차가운 너의 이별의 말이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내 마음 깊은 곳을 찌르고 마치 말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떠나가는 너를 지키고 있네/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슬픈 내 마음 적셔주네'(임지훈 '사랑의 썰물' 가사 1절)
'사랑의 썰물'은 임지훈이 87년 발표한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임지훈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에서 나오는 절절한 소울이 인상적이다. 80년대 후반 동물원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김창기가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붙였다.
'너의 사랑 없인 단 하루도 견딜 수가 없을 것만 같은데',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혼자 외로울 수 밖에 없어' 등 가사 구석 구석에 배어나는 절절한 감정들이 회한으로 와닿는다. 이별의 아픔을 썰물에 비유한 불후의 명곡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임지훈의 목소리는 독특하다. 고음을 내지르는 창법이 아닌데도 그는 허스키 보이스의 애절한 감정을 토해낸다. 절제된 이런 창법은 역설적으로 더 큰 감정의 폭발을 불러왔다. 수많은 커버송들과 비교할 수 없는 원곡 가수의 깊이와 내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임지훈은 가수에 앞서 작사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82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조정희가 부른 대상곡 '참새와 허수아비'는 임지훈이 노랫말을 썼다. 85년 '김창완과 꾸러기' 멤버로 6개월 동안 3장의 앨범을 낸 뒤, 87년 1집 '사랑의 썰물'로 데뷔했다.
그의 어린 시절 음악적 고리는 누나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를 여의고, 그 무렵에 열살 많은 누나가 간호사로 독일로 떠났다. 그때 누나가 남기고 간 통기타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기타와 노래만이 그의 절실한 외로움을 달랬다.
임지훈은 80년대 이후 고 김광석과 소극장 공연으로도 상징적 의미를 남겼다. 각자 장기간 공연했던 학전소극장과 충돌소극장은 인접해 있고, 공연을 마치고 술잔을 기울인 적이 많았던 탓이다. KBS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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