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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곡(89)] 최헌 '가을비 우산속', 심금 울리는 이별의 쓸쓸함

  • 연예 | 2022-10-13 00:00

故 최헌 기리는 추모공연 '그리운 이름 최헌, 가을비 우산 속'

지난 8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한예극장에서 가수 고 최헌의 추모공연이 진행됐다. 사진은 고 최헌 10주기 추모 음악회 '그리운 이름 최헌, 가을비 우산 속' 포스터. /K-POP 명예의 전당 추진위원회 제공
지난 8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한예극장에서 가수 고 최헌의 추모공연이 진행됐다. 사진은 고 최헌 10주기 추모 음악회 '그리운 이름 최헌, 가을비 우산 속' 포스터. /K-POP 명예의 전당 추진위원회 제공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낙엽이 물들 즈음 내리는 가을비는 제법 운치가 있다. 가을비가 내리면 찬바람과 함께 낙엽이 하나 둘 스러지고 우산속 연인들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지난 8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한예극장에선 '오동잎' '가을비 우산 속' 등으로 1970~80년대 크게 사랑 받은 가수 故 최헌(1943~2012)을 기리는 추모공연 '그리운 이름 최헌, 가을비 우산 속'이 열렸다. 그리고 다음날은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최헌은 74년 7명의 멤버로 구성된 '검은나비'를 결성했다. 리드보컬인 그가 허스키하면서도 구수한 목소리로 부른 '당신은 몰라'(김홍탁 작곡)는 발표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76년에 새로운 그룹 호랑나비를 결성해 부른 '오동잎'은 국민적 애창곡이 됐다.

솔로 전향 1년만인 78년에 '앵두'를 히트시켰고, 이듬해인 79년 '가을비 우산속'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당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 곡은 앞서 히트한 '오동잎'과 더불어 그가 남긴 불후의 인생곡으로 남아있다.

'오동잎' '가을비 우산속에' 등을 히트시킨 최헌은 2000년대까지도 활발히 활동했으나 안타깝게도 2011년 식도암 진단을 받고 1년만인 이듬해 별세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오동잎' '가을비 우산속에' 등을 히트시킨 최헌은 2000년대까지도 활발히 활동했으나 안타깝게도 2011년 식도암 진단을 받고 1년만인 이듬해 별세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그리움이 눈처럼 쌓인 거리를 나혼자서 걸었네/ 미련때문에 흐르는 세월따라 잊혀진 그 얼굴이/ 왜 이다지 속눈썹에 또다시 떠오르나/ 정다웠던 그 눈길 목소리 어딜갔나/ 아픈 가슴 달래며 찾아 헤매이는/ 가을비 우산속에 이슬 맺힌다'(고 최헌 '가을비 우산속에' 가사 1절)

무엇보다 쓸쓸한 가을비에 담아낸 주옥같은 가사가 심금을 울린다. 최헌은 이 곡 히트후 당시 종로 단성사에서 최초의 리사이틀을 한 가수가 됐다. 또 '세월' '앵두' '어찌합니까' '구름 나그네' 등을 히트시키며 70년대 톱가수로 우뚝 섰다.

최헌은 77년 TBC방송가요대상을 시작으로 KBS·MBC 10대 가수상 등 당시 방송 3사 연말 대상을 81년까지 연속해 휩쓸었다. 84년에 '불나비'를 결성해 미국 팝 가수 버티 히긴스의 '카사블랑카(Casablanca)'를 번안곡으로 발표해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독보적인 음악적 성과는 음악계를 넘어 드라마 OST 등 대중문화 전반으로 크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가을비 우산 속'에 영감을 받아 79년 만들어진 동명 영화(감독 석래명)는 당대 스타 배우였던 신성일 정윤희 문정숙 김자옥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최헌은 2000년대에도 '돈아 돈아(2003)', '이별 뒤에 남겨진 나(2006)', '울다 웃는 인생(2009)' 등을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했으나 안타깝게도 2011년 식도암 진단을 받고 1년만인 이듬해 별세했다. 그의 10주기 추모공연에는 생전 친했던 가수 윤항기, 권인하, 김흥국 등이 출연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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