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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현영, 수줍은 미소 뒤에 숨어있는 '강단'

  • 연예 | 2022-09-07 00:00

"'우영우'는 종합선물세트...자연스러운 배우 될 것"

주현영이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AIMC 제공
주현영이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AIMC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의외의 연속이었다. 'SNL코리아' 주기자에서 '우영우' 동그라미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배우 주현영은 화면과 달리 차분했고, 수줍음도 많았다. 그렇기에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더욱 궁금해졌다.

주현영과 약 1시간 이야기를 나눠보니 수줍은 미소 뒤에 숨어있는 '자신을 믿는 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기자로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그는 축하와 함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주현영은 이에 잠식당하지 않았다.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강단이 바로 그가 가진 힘이었다.

주현영은 지난 18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에서 우영우(박은빈 분)의 유일한 친구이자 엄청난 '똘끼'를 가진 털보네 요리주점 아르바이트생 동그라미로 분해 '배우 주현영'으로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24일 <더팩트>와 만난 주현영은 검정 머리와 흰색 원피스로 동그라미와 정반대인 수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이번에 내방 인터뷰를 처음 해요. 기자님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 너무 잘 봤어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요"라며 웃어 보였다.

주현영은 우영우(박은빈 분)의 친구 동그라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AIMC 제공
주현영은 우영우(박은빈 분)의 친구 동그라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AIMC 제공

작품은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로펌 한바다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그린다. ENA라는 신생 채널과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와 요즘 보기 드문 힐링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 '우영우'는 3회 만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1회 0.9%에서 최종회 17.5%라는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극 중 학창 시절 '돌아이'로 불리던 동그라미는 자폐 스펙트럼 때문에 같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영우를 위해 의자를 휘두르며 그를 지켜줬고,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하나뿐인 친구가 됐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튀는 스타일링과 직설적인 화법의 소유자지만, 영우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따뜻했다.

"작가님께서 주기자의 눈빛에서 '똘끼'를 보셨대요. 하지만 그라미를 연기할 때는 주기자를 연상시키는 게 아니라 그라미만의 새로운 '똘끼'를 만들어주시기를 원하셨죠. 주기자로 활동하던 저에게 작품이 온 것만으로 너무 감사했고, 감독님과 작가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그라미는 모든 부분에서 저와 표현방식이 달랐어요. '불량공주 모모코'라는 개성 강한 만화를 참고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죠. 그라미의 스타일링은 작가님의 주문이었어요. 힙하지만 힙하지 않고, 따라 하고 싶지만 따라 하고 싶지 않은 느낌으로 말이에요.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힘 조절도 어려웠고, 부담도 컸죠. 하지만 영우와 권민우(주종혁 분) 변호사, 한바다 식구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와의 호흡도 수월해졌고요."

주현영은
주현영은 "동그라미를 할 때 주기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앞으로도 매 작품 이렇게 임할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방송화면 캡처

'우영우'에는 배우들의 열연과 힐링 스토리,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그라미와 영우의 인사법이다. 서로 만나면 '우 to the 영 to the 우'와 '동 to the 그 to the 라미'로 시작하는 두 사람의 귀여운 인사법은 챌린지가 나올 정도로 '핫'해졌다. 주현영은 동그라미 세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빅뱅 노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힙한 동작'을 원했던 작가님의 주문에 맞춰 래퍼들의 제스처를 참고하며 인사법을 만들었다.

주현영은 '우영우' 인사법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저는 이 동작만 준비해갔어요(웃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은빈 선배랑 같이하니까 '케미'가 확 살더라고요. 다른 작품 촬영장에 가도 이렇게 인사해주시니까 민망하면서도 감사했죠. 아이돌부터 대중까지 이 인사법을 패러디하니까 뭔가 제가 만든 게 아닌 거 같았어요. 너무 신기했죠"라고 소감을 전했다.

2019년 영화 '내가 그리웠니'로 데뷔한 주현영은 웹드라마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리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이어 그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 리부트'에서 주기자로 사회 초년생 인턴기자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공감과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힘입어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예능상을 받으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배우 주현영의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앞으로 만날 작품이나 캐릭터가 한정적일 수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도 주현영에게 이러한 걱정과 우려를 솔직하게 드러냈지만, 이는 그에게 부담이 아닌 오기가 되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현영은 tvN 새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와 영화 '두시의 데이트'로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AIMC 제공
주현영은 tvN 새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와 영화 '두시의 데이트'로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AIMC 제공

"다음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고민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희극 연기를 좋아했고, 존경심도 있었죠. 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고민이나 걱정은 오히려 독이 되겠더라고요. 주기자를 할 때도 '사람들을 웃겨야지'라고 마음먹은 날에는 좋은 결과가 안 나왔어요. 제가 그 역할을 진심으로 대할 때 더 좋은 반응을 주셨죠. 그래서 이러한 걱정과 우려를 오기로 바꿨어요. 동그라미를 할 때 주기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고, 앞으로도 매 작품 이렇게 임할 생각이에요."

이렇게 배우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주현영은 영화 '두시의 데이트'부터 tvN 새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 연이은 출연 확정 소식으로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센스 있게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주현영이 앞으로 어떤 예상치 못한 행보로 대중들에게 신선함을 안길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저에게 '우영우'는 종합선물세트에요. 이 작품을 꺼내 보면 선배님들과 함께 쌓았던 우정을 되돌아볼 수 있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요 '우영우' 현장에서 배웠던 걸 지금 많이 적용하고 있어요. 앞으로 제가 숲을 못 보고 나무만 볼 때 감독님과 작가님, 함께한 배우들에게 물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거죠. 모든 부분에서 너무 영광스러운 작품이에요."

"저는 수식어나 목표를 가지면 그 틀에 스스로를 맞추려고 해서 더 얽매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늘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어요."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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