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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현규, 실패에 치였던 37호의 이름 찾기

  • 연예 | 2022-06-21 00:00

'싱어게인2'로 찾게 된 색깔, 그 첫발 '여기까지 해요' 발표

'싱어게인2'를 통해 주목받은 박현규가 7일 신곡 '여기까지 해요'를 발표했다. /MA엔터 제공
'싱어게인2'를 통해 주목받은 박현규가 7일 신곡 '여기까지 해요'를 발표했다. /MA엔터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늘 팀명 '브로맨스'가 우선됐던 그의 이름 앞에 이젠 '37호 가수'가 크게 자리잡았다. 돌이켜보면 '박현규'라는 이름 석자로 뭘 보여준 적이 없다. 기회가 딱히 없기도 했지만 있었다 해도 오롯이 자신을 꺼내놓을 여유와 자신감이 부족했다. 지금의 박현규는 다르다. "내가 누구인지 조금은 더 알게 됐다"는 그는 이제 색을 띠는 보컬리스트다.

최근 종영한 JTBC '싱어게인2'에서 '37호 가수'로 출연해 최종 4위에 오른 박현규는 이미 2016년 브로맨스로 데뷔할 때부터 걸출한 가창력으로 인정받았다. 인정과 인기는 다른 문제다. 11개의 싱글과 2장의 미니 앨범을 냈지만 "세월과 실패에 치였다"는 그의 표현처럼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그리고 지치고 지친 상태에서 2019년 6월 입대했다.

"브로맨스 멤버 네 명 모두 다양한 걸 할 수 있어서 시너지가 날 줄 알았는데 색깔을 딱히 못 찾은 느낌이었어요. 자꾸 안 되니까 좀 의기소침해졌고 제가 자존감이 높은 타입인데도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러니까 어디를 가도 저를 다 드러내지 못 했어요. 그런데 이젠 제 자신을 좀 더 알게 됐고 어떻게 저를 보여드릴지도 생각하게 됐어요."

박현규가 전환점을 맞은 계기는 '싱어게인2'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빈틈 없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첫 무대부터 극찬을 받았던 그는 이후 다양한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박현규의 색깔이 묻어났다. 톱10 결정전에서 부른 이문세의 '그녀의 웃음소리뿐'은 그의 진가를 오롯이 느끼게 해줬다.

"사실 이문세 선배님 노래는 가장 아쉬움이 남아요. 어려운 노래라 연습할 때 기술로만 하려고 하니까 안 되더라고요. 노래가 흔들리더라도 감정적으로 해보자 싶었어요. 후반부엔 기억도 잘 안 나는데 딱 끝났을 때 제가 부르르 떨고 있더라고요. 이선희 선배님이 '지금까지 무대 중 가장 좋았다'고 해주셨고 또 다른 나를 찾은 것 같았지만 가장 흔들렸던 무대였어요."

브로맨스라는 팀 안에 갇혀 있던 박현규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틀을 깨고 나와 마침내 본인만의 색을 낼 수 있게 됐다. 그 첫 결과물이 지난 7일 발표한 '여기까지 해요'다.

'여기까지 해요'는 사랑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닌 듯, 수 없이 노력해도 좁혀지지 않아 '여기까지 해요'라는 말을 전한 슬픈 기억의 그리움을 담아 표현한 곡이다. 1절 도입부에서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읊조리듯 표현하는 슬픔이 단번에 곡에 빠져들게 만들고 덤덤하지만 짙은 감정선이 여운을 남긴다.

박현규는
박현규는 "영화 한 편 보는 느낌을 주는 게 목표였다. '싱어게인2' 모습의 연장선이지만 박현규를 조금 더 보여주는 그런 곡"이라고 '여기까지 해요'를 소개했다. /MA엔터 제공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발라드예요. 한 곡을 부르더라도 다양하게 해석하고 다채롭게 바꾸는 걸 좋아해 주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적극 반영했어요. 파트 별로 곡의 흐름에 따라 창법이나 감정에 변화를 줬어요. 영화 한 편 보는 느낌을 주는 게 목표였어요. '싱어게인2' 모습의 연장선이지만 박현규를 조금 더 보여주는 그런 곡이에요."

"방송엔 안 나왔는데 '트렌디한 보컬인데 감성은 90년대 같다'는 평을 들었어요. 이 느낌을 잘 살리면 결국 전 세대가 공감할 만한 노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다양한 곡을 받았는데 '여기까지 해요'가 좋은 건 그래서였죠. '유리병에 내 눈물'이라는 가사가 90년대 감성으로 다가왔고 확 꽂혔어요."

스타일링도 평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감성 발라드 하면 떠오르는 댄디한 복장이 아니다. 박현규는 "와일드한 소년이 감성 발라드를 듣거나 부르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노래를 들을 때 장면이 떠오르는 걸 좋아해요.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바닷가에서 정제돼 있지 않은 사람이 밤바다를 보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그 앉아 있는 사람의 이미지가 지금 제가 한 스타일링의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염색도 러프하게 하고 어설프게 멋 부리는 것처럼요(웃음) 정해진 틀이 아니라 저만의 뭔가를 담으려고 한 결과물이에요."

박현규에게 새로운 무기가 생긴 건 아니다. 다만 자신이 가진 무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게 됐고 그것을 더 견고하게 담금질을 하는 과정에 있다. 다음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미니앨범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싱글을 더 내면서 반응을 좀 더 얻고 설득력이 생기면 그때 내야죠.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드리고 좋아해 달라는 것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가수가 되고 싶거든요. 예전엔 브로맨스를 알리는 게 목표였고 그 다음은 없었는데 지금은 공연을 많이 하고 싶어요. 제가 공연 체질이더라고요.(웃음)"

"라디오 DJ도 꼭 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을 만나는 것도 어렵고 얘기까지 나눌 기회는 더 적은데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다양한 분들과 애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일단 37호 가수가 아닌 박현규를 알리는 시간을 갖고 싶고 여기저기서 두루 써먹을 수 있는 박현규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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