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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야차' 설경구, 첫 OTT 만나 내려놓은 부담감

  • 연예 | 2022-04-20 07:00

"극장 개봉 아쉬움 있지만 성적에 대한 부담은 덜해"

배우 설경구가 넷플릭스 영화 '야차'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설경구가 넷플릭스 영화 '야차'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2년 전에 촬영을 끝낸 '야차'가 드디어 세상에 공개됐다. 코로나19로 개봉을 계속 미뤘던 '야차'는 결국 OTT를 택했고, 이에 넷플릭스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 배우 설경구다.

설경구는 영화 '야차'(감독 나현)에서 중국 선양을 본거지로 활동하는 국정원 해외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의 리더 지강인으로 분해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액션과 카리스마로 극을 이끌었다. 그는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과 그럼에도 전 세계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보통 영화하면 떠오르는 게 스크린이죠. '야차'는 감독님이 스케일을 상당히 신경 썼기 때문에 핸드폰이나 작은 화면으로는 음향이 오롯이 전달되기 어려워요. 또 처음부터 OTT 공개를 목표로 작업한 게 아니고, 영화관 개봉을 목적으로 완성했다가 코로나 시국을 맞으면서 플랫폼이 바뀐 경우라서 배우들보다는 감독님이 더 아쉬울 것 같아요."

"다만 OTT는 전 세계 많은 분이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저는 '많이 관람해주세요'라는 말을 '많이 시청해주세요'로 바꾼 정도랄까요. 이런 단어 선택이 헛갈리고 낯설더라고요. OTT는 개봉에 대한 부담 없이 오로지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아무래도 성적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기에 개봉쯤에는 스트레스가 많은데, OTT는 이러한 부담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더라고요."

설경구는
설경구는 "'야차'가 보는 이들이 가볍게 즐기고, 통쾌한 오락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야차'는 스파이들의 최대 접전지 중국 선양에서 일명 야차가 이끄는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 감찰 검사, 그리고 각국 정보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접전을 그린다.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설경구는 "근래 본 책 중에서 가장 상업 영화 같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던 만큼 그가 상업 영화를 원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닌지 궁금해졌다.

"오락 영화에 갈망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여러 작품 중에서 '시청자들이 볼 때 편하고 통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도 찍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접근했다기보다는 책을 읽고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그런 점에서 '야차'는 보는 이들이 가볍게 즐기고, 통쾌한 오락영화였으면 좋겠어요."

"첩보 영화라고 하면 대부분 스파이가 되게 쾌활하고 화려해요. 그런데 '야차'는 사라져도 존재감 없는 서글픈 사람들의 첩보극이에요. 국가로부터 계획된 배신에 당하지만, 그럼에도 국가를 위해 모든 걸 내놓은 사람들의 첩보 영화라는 점이 '야차'가 가진 매력이자 차별점이죠."

극 중 지강인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위해 달려 나가는 그는 누구보다 단단해 보이고 거침없이 행동하지만, 과거 동료의 배신이라는 아픔을 겪었음에도 팀의 리더로서 누구보다 팀원을 아끼고 생각하는 복잡다단한 인물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스파이 지강인을 만난 설경구는 자연스러운 중국어와 일본어 구사, 총기 액션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서로 다른 신념으로 사사건건 부딪치는 한지훈(박해수 분) 검사와의 티키타카는 치밀한 첩보 작전 속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설경구는 '야차'를 시작으로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등을 통해 활발하게 대중들을 만날 예정이다. /넷플릭스 제공
설경구는 '야차'를 시작으로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등을 통해 활발하게 대중들을 만날 예정이다. /넷플릭스 제공

"대본을 읽었을 때,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이후에 저희가 촬영 전에 정보기관으로 견학을 갔어요. 물론 그 안에서의 일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이런 설정이 실제로 가능하겠구나'라고 느꼈어요. 지강인뿐 아니라 블랙팀의 처지가 서글프다고 생각하고 촬영했죠. 지강인은 단순히 이 일을 직업으로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각국에서 배신당하고 그 피해가 팀원들에게도 생기다 보니까 더 강해지고 독해졌다고 해석했어요."

"감독님이 총기 다루는 걸 비롯해서 외국어랑 액션을 굉장히 신경 쓰셨어요. 외국어 대사가 한 줄이더라도 꼭 선생님을 불러서 확인하셨죠. '야차'는 모두가 할 일이 많은 영화였어요. 한 장면인데도 다른 지역에서 여러 번 촬영하다 보니까 이걸 다 한 톤으로 맞춰야 하는 게 어려웠죠. 그리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캐릭터를 구축한 게 아쉬워요."

설경구를 비롯해 배우 박해수 양동근 이엘 송재림 박진영의 호흡은 단연 최고였다. 이는 촬영 외에도 많은 시간을 가지며 작품뿐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갔기에 가능했다. 극 중 블랙팀, 그리고 한지훈 검사와의 호흡을 1순위로 생각한 설경구는 많이 만남을 가지며 친해진 에피소드와 함께 동료 배우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많은 시간을 가지다 보니 촬영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었어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주는 아니어도 얼굴 한번 보려고 노력해요. '야차'가 좋은 성적을 거둔 건 8~9할이 박해수 덕분이에요. 그리고 이엘 배우나 송재림, 양동근은 말할 것도 없이 이미 성장한 배우들이죠. 아이돌 그룹 갓세븐에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한 박진영은 '야차' 촬영을 끝내고 너무 바쁜 배우가 됐는데, 이제 막 시작한 그의 앞으로가 궁금해요."

설경구는 '야차' 공개를 시작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비롯해 촬영 중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과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 '소년들' '유령' '더문'까지 OTT와 극장을 오가며 꾸준히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개봉하지 못한 작품들이 많아요. 지금은 '길복순'을 촬영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시작부터 넷플릭스 공개로 하고 촬영 중인 거라 더 기대가 돼요. '야차'만큼 분량이 많지 않지만 또 한 번 액션을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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