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연예
[인터뷰] '파친코' 이민호, '13년 만의 오디션'으로 느낀 자유
"첫 OTT...흥행·시청률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민호는 애플TV '파친코' 한수 역을 맡아 첫 OTT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13년 만에 오디션을 보게 된 과정과 한수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애플TV 제공
이민호는 애플TV '파친코' 한수 역을 맡아 첫 OTT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13년 만에 오디션을 보게 된 과정과 한수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애플TV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데뷔 17년 차 배우 이민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애플TV의 최고 기대작으로 주목받은 '파친코'에 합류하기 위해 오디션을 거쳐야 했던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렇게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Pachinko)'(극본·총괄 수 휴)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린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다.

이민호는 젊은 시절 선자(김민하 분)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매력적인 인물 한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파친코'가 가진 이야기의 힘에 한번, 한수가 살아가는 생존 방식에 또 한 번 끌려 오디션 제의에 응했다. 이는 2009년 '꽃보다 남자' 이후 무려 13년 만이었다.

"작품이 가진 이야기의 힘 자체가 방대했고, 한수가 살아가는 모습에도 공감되고 가슴 아팠어요. 제가 이 시대를 접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찾아봤는데, 그 시대 조선인들이 웃고 있는 사진을 보기 어렵더라고요. 그 시대를 살아가셨던 분들은 꿈과 희망이 아니라 오늘을 이겨내고, 내일을 살아갈 걱정뿐이었구나를 깨달았어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감에 감사함을 느꼈죠."

'꽃보다 남자' 구준표부터 '상속자들' 김탄까지. 이민호의 연기 스펙트럼이 한정적인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그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의 결은 비슷했다. 이에 이민호는 '파친코' 한수를 만나 그동안 고착화된 이미지를 한 번에 깨부쉈다. 단순히 재벌과 악역이라는 캐릭터의 차이를 넘어서 말이다.

"그동안 어떤 이미지로 보이길 원하면서 작품을 선택한 적은 없었는데 하다 보니까 늘 정제돼 있고, 판타지스러운 인물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파친코'는 정제된 저를 부수고, 야생으로 돌아가게 했죠. 인간이 원초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어요. 한수가 악역이라서가 아니라 기존에 제가 해왔던 캐릭터와는 정반대라서 표현 방식이 달랐어요."

이민호는
이민호는 "'파친코'를 통해 지금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플TV 제공

13년 만에 오디션이자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성격의 역할, 여기에 배우로서 첫 OTT 진출까지. 어느 각도에서 봐도 '파친코'는 배우 이민호에게 도전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동안 자신을 억눌렀던 흥행과 시청률의 부담에서 벗어났고,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자유로움을 느꼈다.

"저는 오랫동안 흥행이나 시청률에 부담을 느꼈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파친코' 제의를 받고, 출연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 작품이라면 내가 흥행이나 시청률의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 본질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고, 이런 지점에서 개인적으로 자유로웠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꽃보다 남자' 오디션을 준비했던 때를 많이 떠올렸어요. 13년 전에 작품에 임했을 때 감정과 교차되는 지점도 많았죠. 촬영하고 돌아가면서 홀가분하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그만큼 저를 끊임없이 의심했고,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강했어요. 보다 더 치열하게 빠져든 작품이에요. 앞으로 연기 인생에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작품은 1915년 부산 영도의 하숙집부터 1989년 북적이는 뉴욕과 호황기인 일본을 배경으로, 4대에 걸친 한인 이민자의 생존 역사와 일본에서 온갖 차별을 견뎌온 재일교포 자이니치의 애환을 그려낸다. 이 가운데 이민호는 작품의 한 축을 맡아 극을 이끈다. 배우로서, 또 국민으로서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를 연기로 알릴 수 있음에 영광을 느낀 그는 보는 이들도 잠깐 멈춰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 자체가 다른 나라의 문화나 역사를 과거보다는 조금 더 쉽게 들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한국의 어둡지만 가슴 아팠던 이면을 공유하고 표현하는 것에 배우로서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파친코'를 통해서 단순히 한국의 역사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선조들과 윗세대분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걸 스스로 돌아보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 뭘 할 수 있는가를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처음 제가 스크립트를 보고 느꼈던 감정처럼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잠깐 멈추게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