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 2년 연속 불발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그래미 어워드' 수상은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고 그룹인 것은 변함 없다. 그간의 성과들이 이를 증명한다.
4일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제64회 그래미 어워드'가 개최됐다. 방탄소년단은 'Butter(버터)'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이 불발된 것에 이어 2년 연속 고배를 들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5월 발표한 'Butter'로 빌보드 핫100에서 총 10주간 1위를 차지해 대중성 면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수상했다.
그러나 '그래미 어워드'의 벽은 역시 높았다. 압도적인 성과를 냈음에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후보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수상의 기쁨은 도자 캣&SZA에게 돌아갔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그래미 어워드'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이다. 1974년 시작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1990년에 생긴 '빌보드 뮤직 어워드'보다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후보와 수상자를 정하다 보니 기준이 더 까다롭고 그래서 음악 업계 모든 종사자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을 맡으며 '그래미 어워드'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듬해 릴 나스 엑스와 함께 합동 공연을 펼쳤고 지난해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100에 3주간 1위에 오르며 수상 후보이자 단독 퍼포머로 '그래미 어워드'에 참여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래미 어워드'는 '화이트 그래미'라 불릴 정도로 비백인, 비영어권 음악에 배타적이었다. 2020년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년 간 전 세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 방탄소년단이 후보에도 오르지 않자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그래미는 늘 뒤쳐졌다"고 평했던 바 있다.
이러한 외신의 반응은 올해도 마찬가지. 빌보드 등 많은 외신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4대 본상인 제네럴 필즈(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베스트 뉴 아티스트)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만 올랐고, 현지 매체들은 놀랍다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은 빛났다. 기존 'Butter'의 매혹적인 안무에 색다른 콘셉트와 댄스 브레이크, 20여 명의 댄서들과의 단체 안무 등을 더해 시상식의 축제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끌어올렸다.
'Butter' 퍼포먼스는 'Smooth like Butter, like a criminal undercover Gon' pop like trouble breaking into your heart like that(버터처럼 부드럽게, 비밀스러운 악당처럼 갑작스러운 문제처럼 터져 네 마음속으로 몰래 침입할 거야)'라는 가사처럼 몰래 잠입한 일곱 멤버가 '그래미 어워드'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는 콘셉트로 펼쳐졌다.
관제 센터에서 명령을 내리는 진과 미스터리한 모습으로 공중에서 '그래미 어워드' 메인 무대로 내려오는 정국의 모습에 이어 지민, 제이홉, 슈가, RM, 뷔에 이르기까지 멤버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본격적인 공연이 펼쳐졌다.
방탄소년단은 객석에 앉은 이들에게 다가가 카드를 활용한 안무를 선보이는가 하면, 암전 된 이후에는 레이저 광선을 통과하는 '레이저 퍼포먼스'와 재킷을 활용한 역동적인 댄스 브레이크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끝까지 보는 이들의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드는 퍼포먼스는 일곱 멤버가 '그래미 어워드'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마무리됐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8~9일과 15~16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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