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후보 돌연 사퇴…SM엔터 "주주가치 제고 전환 계기로"
[더팩트ㅣSM본사(서울숲)=이한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총장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이 밝게 웃었다. 회사가 창사 이후 첫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이번 주총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주주 측이 제안한 후보가 감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31일 오전 9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디타워 SM엔터테인먼트 그룹 본사 대회의실에서 제 27기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이하 주총)가 열렸다. 의결권을 가진 주식 약 2316만4000주 중 60%가 넘는 약 1400만 주가 위임장 등을 통해 출석했으며, 이날 주총장에는 70~80여 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주총 개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가량 늦게 열렸다. 개회 전 출석 주식 수가 통과돼야 주총이 시작되나, 해당 집계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주총 이전부터 '카카오 인수설'은 물론, 감사 자리를 두고 회사와 소수 주주 측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 사이에 표 대결이 붙으면서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총장에 참석한 일부 소액주주들이 개회가 늦어지자 개인적인 발언을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으나, 개회 직전 회사 측 감사 후보인 임기영 한라그룹 비상근 고문이 자진 사퇴하면서 분위기는 뒤바꼈다.
결국 이례적인 관심을 받은 SM엔터테인먼트의 제 27기 정기 주총은 회사가 아닌 얼라인 측이 제안한 후보의 감사 선임으로 끝이 났다. 이날 주총에서는 얼라인에서 제안한 곽준호 전 KCFT 최고재무책임자의 선임의 건에 대해서만 표결이 진행됐고 출석 주주 803만 여주 가운데 653만 여주가 곽 후보의 감사 선임에 찬성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얼라인은 SM엔터테인먼트가 실적이 좋고 뛰어난 사업 성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아쉬움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며 주주제안을 한 바 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회사의 성장성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주총 후 발언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는 개인이 아닌 회사 발전을 위해 일해야 한다. 후발주자인 하이브보다 시가총액에서 밀리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주주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사외이사와 감사 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상태를 고수하는건 그만해야 한다. 이수만 대표도 이번 주총를 통해 받았던 주주들의 의견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달라"고 말했다.
주총장을 나오는 주주들의 발걸음은 가볍게 느껴졌다. 주총 후 건물 밖에서 만난 한 SM엔터테인먼트 주주는 "저 역시 SM엔터테인먼트가 저평가 됐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이번 얼라인 측의 제안에 동감했고 관심 있게 지켜봤다. K팝을 좋아하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회사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이날 주총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주총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환의 계기로 받아들이고 회사와 주주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 주총에서 주주들이 말씀하신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회사와 주주의 동반성장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여 그 고민의 결과를 회사 경영에 반영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 내역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알리겠다. 더불어 SM과 소속 아티스트들을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의 기대에 맞춰 더 좋은 활동과 콘텐츠로 보답하며, 궁극적으로 저희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전했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주총 이슈를 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도 전 거래일 대비 4.74%(3600원) 오른 7만9600에 장을 마친 SM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날보다 3.5% 가량 오른 8만2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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