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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집콕 OTT①] '가족이 그리워' 명절에 보면 좋을 가족극)

  • 연예 | 2022-01-29 00:00

'원더' '기적'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

'원더'는 베스트셀러 동명의 원작 소설 '원더'(한국 제목 아름다운 아이)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편견과 성장, 가족애를 다룬 이야기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원더'는 베스트셀러 동명의 원작 소설 '원더'(한국 제목 아름다운 아이)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편견과 성장, 가족애를 다룬 이야기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가족과 한 데 모여 정을 나누는 명절이 다가왔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인해 명절에도 홀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가족이 그립기만 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모임이나 여행 등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명절 '집콕족'을 위해 현재 OTT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는 가족극 3편을 추천한다.

'원더'(2017), 헬멧 초등학생 '어기' 어거스트 폴먼 이야기

영화 '원더'(감독 스티븐 크보스키)는 선천적 안면 기형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27번의 성형수술을 하고 항상 헬멧을 쓰고 다니는 초등학생 '어기' 어거스트 폴먼에 대한 이야기다. 어기는 과학을 잘하고 스타워즈와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지만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자 헬멧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는 어기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엄마, 아빠, 누나, 친구 등 주변 인물의 시선을 한 명 한 명 세세하게 드러낸 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이들 각 자의 사정이 더해지면서 따뜻한 인간애를 유발하고 편견에 익숙했던 주변인들이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들은 서사의 풍성함을 더한다.

극 초반 어기의 첫 수업 시간에서 "옳음과 친절함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함을 선택하라"는 선생님의 대사가 영화가 주는 메시지 전체를 관통한다. 유일하게 바뀌지 않고 지속적으로 어기를 괴롭히던 같은 반 친구 줄리안이 부모님과 함께 교장실로 불려 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 또한 관전 포인트다.

영화 '룸'에서 잭을 연기하고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에서 루카 목소리를 맡은 2006년생 '천재 아역 배우'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특수분장을 하고 결핍이 있지만 밝은 아이 어기 역을 맡아 먹먹한 열연을 펼쳤다. 어기의 엄마 이자벨 역을 맡은 1990년대 할리우드 슈퍼스타 줄리아 로버츠의 반가운 연기도 볼거리를 더한다. 넷플릭스와 왓챠, 쿠팡플레이 등에서 볼 수 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이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의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이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의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적'(2021), 애틋한 남매와 무심한 철도원 아빠의 이야기

가족극을 나열하면 눈물 쏙 빼게 만드는 신파 감성 가득한 한국영화도 빼놓을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 다운 이별' '헬로우 고스트' '수상한 그녀' 등 심금을 울리는 'K가족극'을 잇는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이다.

'기적'은 기적이 일어나는 듯한 과감한 설정 속에도 1980년대 기차역 하나 없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설정으로 현실감에 무게를 더한다. 물건을 사러 갈 때나 출근할 때, 학교를 갈 때 기찻길로 가야하지만 기차가 정차하지 않는 마을에 살면서 간이역을 세워달라고 청와대에 편지 54통을 보낸 고등학생 준경의 시선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원더'에서 어기가 과학 천재였다면 준경은 수학 천재다. 그러나 극 중 준경에게 설정된 이 장치가 가족에게는 비극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여기에 남동생 준경을 끔찍히 아끼는 누나와 자식에게 무심한 철도원 아빠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저 마다의 방식으로 가족을 지키려 하는 이들의 말 못할 속 사정이 더해진다.

영화가 주는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따뜻하지만 반전이 공개되기 전 과 후는 몰입도가 남다르다. 반전이 공개된 이후 휘몰아치는 감정선에 울음을 참기 어려운 신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준경을 연기한 박정민, 준경의 첫사랑 임윤아, 준경의 아빠 이성민, 누나 이수경 등 주연 배우들은 각 캐릭터에 맞는 공백 없는 연기로 '기적'을 완성한다.

'기적'을 연출한 이장훈 감독은 데뷔작인 소지섭 손예진 주연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을 통해 극장 관객 260만 명을 모아 파스텔톤의 힐링물에 특화된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추석 때 개봉한 '기적'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71만 관객 동원에 그쳤지만, 다시 명절을 맞아 따뜻한 가족 힐링극을 보고싶다면 넷플릭스에서 '기적'을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은 부모와 아이의 괴리감을 주된 소재로 다룬 영화다. /넷플릭스 제공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은 부모와 아이의 괴리감을 주된 소재로 다룬 영화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감독 리카르도 트로지)은 제목부터 가족극의 향기를 물씬 풍기지만, 앞서 말한 '원더' '기적'과는 다른 분위기의 영화다. 자녀가 잘 되길 바라는 부모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만 모든 상황이 스트레스로 다가 온 사춘기 딸의 갈등이 주된 이야기여서다. 전반적으로 코미디 장르를 지향했으나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님을 영화 내내 보여준다.

주인공인 딸 로즈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자녀에게 대하는 양육법이 완전히 다른 아빠, 친엄마, 새엄마가 등장해 로즈가 겪는 불안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로즈의 아빠는 딸을 끔찍히 사랑하지만, 그녀를 하버드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하루 계획을 시간 별로 세워주고 삶의 모든 것을 일거수일투족 참견하는 지시형이다. 극 중 로즈가 겪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을 겪게 하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로즈는 아빠의 기대를 뿌리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말을 잘 듣는 척, 공부를 잘 하는 척, 착한 아이인 척 연기하는 것만 같다.

로즈의 새 엄마는 방임형이다. 새엄마는 로즈의 아빠와 재혼하면서 어린 아들 마티스를 함께 데리고 집에 들어 온 사람이다. 다만 자기 자식인 마티스 만을 챙기느라 로즈에게 사랑을 줄 여유가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여기에 마티스를 황제처럼 떠받들다보니 마티스의 버릇이 나빠진다. 로즈에게도 버릇 없는 남동생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로즈의 친 엄마는 참여형이다. 친엄마는 아빠와 새 엄마와 달리 로즈와 같이 살고 있지 않지만 가끔 로즈를 만날 때 마다 로즈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물어보고 그 것을 하게 해주는 유형이다. 사춘기 학생인 로즈가 친엄마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다. 다만 술도 마시게 해줬기 때문에 비극적인 사건을 겪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영화는 아이의 변화보다 부모의 변화에 초점을 둔다. 이 중 가장 많이 변화하는 사람은 아빠다. '그래서 아빠의 양육법이 옳다는거야?'라는 의문을 남기게 하는 듯한 흐름으로 진행되면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아빠가 딸의 진심을 알게 되고 그간 자신의 착각을 어느정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쁘지 않은 미래를 그려봄직 하다.

관전 포인트는 여타 가족극에서도 잘 나타나는 부모와 아이의 괴리감이다. 10명 남짓한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같은 옷을 입고 함께 사진을 찍을 때 부모들은 모두 웃고 있지만 아이들은 아무도 웃고 있지 않는 장면에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완벽한 가족이 되는 법'의 원제는 'GUIDE'(가이드)다. 부모라면 자식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만들어 줘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자신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설정한 '완벽한' 가이드 라인을 주입시키지만, 이 가이드가 자식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맞는 지 한 번쯤은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다. 어른이라면 아이들의, 아이라면 어른들의 마음이 대체 무엇인 지 헷갈려할 때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도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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