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니 3집 '6equence' 발매, 한 사람의 시점에서 풀어낸 사랑의 시작과 끝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문별은 이미 그룹 마마무로 정점을 찍은 아티스트다. 혼자 뭔가를 보여줄 땐 그만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기존의 이미지와 겹치지 않으면서도 너무 낯설지 않은 그 어떤 지점. 문별은 전작에서 마마무와 조금은 거리를 둔 채 '솔로 아티스트 문별'을 스케치했고 이제 좀 더 분명하게 자신만의 색채를 입히기 시작했다.
데뷔 4년 만인 지난 2018년 5월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나선 문별은 'SELFISH(셀피시)'에서 귀여운 허세를 부리는 꾸러기의 모습을 보여줬고 2020년 2월 2번째 앨범 '달이 태양을 가릴 때'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 해 5월 리패키지 앨범 '부재(Absence)'에서는 위태로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랩, 보컬, 감성, 퍼포먼스 다 보여준 셈이다.
그리고 19일 오후 6시 발매하는 미니 3집 '6equence(시퀀스)'는 한층 더 성장한 솔로 아티스트 문별의 현재와 미래를 좀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전에 발표한 곡들은 마마무에서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 있고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확연하게 드러나고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게 하려고 했어요. 이번엔 들어주시는 분들과 같이 더 즐길 수 있길 원했어요. 마마무의 색깔과 비슷한 지점이 대중성 아닐까 싶어요. 이번엔 편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앨범은 여러 개의 신(scene)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한 사람의 시점에서 풀어낸 사랑의 시작과 끝을 보여준다.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흩어진 감정의 조각들을 모아 놓은 'Intro : SYNOPSIS(인트로 : 시놉시스)로 시작해 사랑하는 이들의 첫 만남('G999'), 뜨겁게 몰입했던 절정의 순간('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음의 퍼센티지가 달라져버린 위태로운 관계('LUNATIC(루나틱)')을 지나 결국 택한 헤어짐과 혼자 미련스럽게 후회하는 마지막을 담은 '너만 들었으면 좋겠다'와 '내가 뭘 어쩌겠니?'까지.
문별은 자신이 그린 큰 그림 속 화자에게 이입하려고 애썼고 한 부분 한 부분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은유적이기보다는 직설적인 화법을 썼다. 그렇게 탄탄한 서사를 쌓아 앨범 자체로 하나의 단편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담은 앨범이에요. 사랑에 빠지고 가까워지고, 오래된 연인의 감정이 뭘까 하다가 집착 느낌의 곡을 넣고 싶었어요. 그게 'LUNATIC'이에요. 권태기가 왔을 때 시련을 겪게 되고 고민하는 그런 지점인 거죠. 그리고 그 다음 트랙에선 화자의 이기적인 면이 나와서 자존심 건드리는 말도 하고 헤어지고 또 미련 가득한 마음을 표현했어요."
타이틀곡 'LUNATIC'은 복잡하게 뒤섞인 마음들이 세밀하게 담겼다.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버리는 순간, 스스로 컨트롤도 안될 만큼 하루에 열두 번씩 마음이 바뀌며 내가 주는 사랑에 눈치껏 기분 맞추라 회유하고 화내면서 밀어냈다가도 또 안 보이면 집착하며 애원하는 그런 감정들을 너무 무겁지 않고 힙하게 풀어냈다.
"제목을 직역하면 또라이인데 사랑에 미친 것일 수도 있고 나 자신에게 미칠 수도 있죠. 화자가 이기적인 사람이고 집착을 얘기하지만 무겁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제 음악과 앨범에서 성별을 확정할 수 없는 성별처럼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중성적이고 재기발랄한 평소 저의 분위기를 닮은 곡이에요."
마마무 활동도 있고 다른 멤버들도 솔로 앨범을 내다 보니 자주 앨범을 낼 순 없지만 낼 때마다 깊어지는 내공을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가수로서 비활동기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내면을 살찌웠다. 네이버 나우 '스튜디오 문나잇'을 진행, 다양한 게스트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면서 가수뿐만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도 성장했다.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 출연에서는 장난도 치고 힘든 내색도 하는 등 좀 더 솔직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제가 마마무에서는 말수도 적고 카리스마 있는 랩을 하지만 '골때녀'에서는 완전 나의 이미지대로예요. 또 걱정 많고 잠도 못 자고 그랬는데 팀 연습에 개인 연습까지 축구를 하고 오니까 빨리 자게 됐어요. 내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프레시함이구나 싶더라니까요(웃음). 어렸을 때 체육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뛰어 놀던 순백의 나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제가 소심한 사람이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자는 생각으로 '문나잇'을 시작했어요. 잘하려고 하다 보니 더 친근하게 다가가게 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거 같아요. 재미가 있어야 뭔가를 하는 사람이라 매번 게스트 바뀌고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정말 좋아요. 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줬고 뾰족한 20대를 지나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30대가 됐어요."
그런 과정을 지나 온 문별은 방향성이 뚜렷해졌다. "가수와 팬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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