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20년 지기 두 남자가 만든 아티스트컴퍼니, 날개 달고 도약할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배우 정우성이 1000억 원대 '잭팟'을 터뜨렸다. 이정재와 공동으로 설립한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의 지분과 경영권을 게임업체 컴투스와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에 매각하는 투자합의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20년 지기 절친 이정재와 함께 공들여 만든 회사가 설립 5년 만에 거대자본의 투자를 받고 날개를 단 셈이다. 정우성은 설립 초기 이정재와 함께 아티스트컴퍼니의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사업 전반을 돌보다가 현재는 이사 직만 맡고 본업에 충실하고 있다. 다만 정우성은 이번 계약을 통해 이정재와 함께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업가적인 측면도 발휘하게 됐다. 정우성이 밝힌 매각 배경은 무엇일까.
정우성은 4일 <더팩트>를 포함한 다수 매체와 화상으로 동시 진행된 '고요의 바다 제작자 정우성 인터뷰'를 통해 최근 '잭팟'을 터뜨린 심정과 매각 배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정우성은 "아티스트컴퍼니가 작품 제작에 매진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생각해달라"고 운을 떼며 "시대가 발전하면서 큰 자본의 투입은 불가피한 시대로 가고 있다. 여러 산업과 연계도 분명히 요구되는 상황이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영화인으로서, 제작자로서, 연출자로서, 배우로서 어떤 파트너가 필요하고 어떤 활동에 집중할 것인가 그런 고민 속에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성의 답변은 1000억 원대 투자 대금이나 경영권에 관련된 이슈보다 향후 아티스트컴퍼니가 더욱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이번 계약을 통한 기대감은 물론 영화인으로서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우성은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어떻게 보면 (앞서 말한 것들은)계획에 불과한 것이고 이 계획들을 실행해 갈 때 얼마나 확장성에 맞는 작품들을 채워가느냐가 (저희들의)숙제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우성 이정재의 아티스트컴퍼니는 지난 달 22일 게임업체 컴투스와 콘텐츠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에 지분 51%를 포함한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1050억 원이며 위지윅스튜디오가 800억 원, 컴투스가 250억 원을 투자했다.
경영공시에 따르면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의 아티스트컴퍼니 인수 목적은 소속 아티스트 IP 기반의 글로벌 콘텐츠 사업역량 강화 및 커머스 시장 진출이다. 세 회사가 함께 ㈜아티스트홀딩스(이하 가칭)를 설립하고 투자 목적에 맞는 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티스트컴퍼니는 지난 2016년 정우성과 이정재가 의기투합해 공동으로 설립한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다. 두 사람은 회사 초기 경영권을 책임지고 사업 전반을 지휘하는 대표 역할도 했으며, 2017년 말 전문경영인이자 스타케이엔터테인먼트 대표 출신 김병선 대표에게 대표직을 넘긴후 작품 활동에 매진하며 주요 주주와 이사로 활동해 왔다. 국민 배우 안성기를 포함해 염정아 박소담 이솜 고아라 배성우 임지연 이소민 등이 이 회사 소속 배우다.
지난 달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배두나 공유 주연의 8부작 드라마 '고요의 바다'가 아티스트컴퍼니의 자회사 아티스트스튜디오의 작품이다. 정우성이 직접 제작자로 참여했으며,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있으나 5일 기준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시청 순위 6위를 달리면서 실적을 내고 있다.
결국 아티스트컴퍼니와 아티스트스튜디오 등을 통해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자신만의 활동 영역을 구축해온 정우성이 자식과도 같은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1000억 원대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먼저 이정재가 지난해 글로벌 흥행 가도를 달린 '오징어 게임'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입증한데 이어, 정우성의 '고요의 바다'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미래가치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우성은 이번 투자합의를 통해 이정재와 함께 새롭게 설립될 법인 ㈜아티스트홀딩스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주력 사업인 콘텐츠 사업은 물론 커머스, 매니지먼트 등 사업 전반에 영향력을 끼칠 예정이다. 본업인 배우는 물론, 드라마 제작자, 영화감독, 사업가로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우성이 그릴 그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정우성은 올해 역시 '열일'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감독 이정재' '주연배우 정우성'의 영화 '헌트'가 촬영을 모두 마치고 개봉일을 조율하고 있으며, '감독 정우성'의 영화 '보호자' 역시 올해 중반 개봉을 목표로 후반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 제작자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새해 소원을 묻는 질문에 "영화 '보호자'가 잘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어떤 소원을 빌기보다는 내 자신을 딛고 또 다른 내가 돼야겠다는 고민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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