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현대차 홍보 효과 '톡톡'…컬래버 제품 출시한 골프웨어 볼빅 등 미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영화 '스파이더맨'이 코로나19 펜데믹에도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소를 짓는 한국 기업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 이하 '스파이더맨')은 극장 누적 관객 수 523만 명(29일 기준)을 돌파했다. 올해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중 관객 동원 1위(2위는 361만 명 '모가디슈')는 물론,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개봉한 모든 영화들 중에 처음으로 5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이 됐다.
해외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 영화관 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스파이더맨'은 영화 매출액으로만 1조 원(약 10억5000만 달러, 24일 기준)을 넘기는 기록을 달성했다. 역시 펜데믹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달성한 영화가 됐으며, 개봉 이전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매출이 제작비(약 2000억 원) 회수로만 이어져도 선방이라던 전망을 기세 좋게 뚫고 5배가 넘는 수익을 창출했다.
이같은 '스파이더맨'의 흥행 기록은 개봉한 지 단 2주 만의 얻은 놀라운 결과다. 지난 15일 전 세계 동시 개봉된 '스파이더맨'은 국내는 물론 북미 등 해외에서도 개봉 첫 날부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2위와 격차를 크게 벌린 채 여전히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펜데믹이 아니었다면 1000만 관객 등 날개를 달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덕분에 웃는 곳은 많다. 우선 '스파이더맨' 흥행으로 날개를 단 한국 기업들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작 단계부터 '스파이더맨'의 흥행을 점지하고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현대차와 스파이더맨의 한국 내 캐릭터 유통권을 보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손잡고 컬레버레이션 골프용품을 내놓은 볼빅이 주인공이다.
현대차는 '스파이더맨'에서 극 초반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알려진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가 공항으로 이동하는 MIT 부총장을 만나러 갔을 때 처음으로 등장한다. 도로 위 MIT 부총장이 타고 있던 차종은 현대차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투싼으로, 눈썰미가 빠른 관객이라면 비교적 알아보기 쉽게 현대차의 등장을 맞이할 수 있다.
특히 투싼은 격투 신에서 튼튼한 내구도를 연기하기도 한다. MIT 부총장을 만난 피터 파커가 갑자기 등장한 빌런 '닥터 옥토퍼스'와 교통체증 속 도로 위 전투를 벌일 때 주변에 있던 일본 닛산, 미국 캐딜락, 독일 BMW, 영국 재규어 등 차량들이 모두 튕겨나가거나 파손되지만, MIT 부총장을 태운 투싼만은 전투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파손되지 않기 때문이다. 파트너사와 의리를 지킨 제작사의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도 '스파이더맨'에 출연했다. 마블유니버스 영화에서 그간 '아이언맨'의 조력자였다가 '스파이더맨'의 조력자가 된 해피 호건(존 파브로 분)이 스파이더맨 슈트를 입은 피터 파커를 태운 차량이 '아이오닉5'다. '아이오닉5'는 극 중 미래 지향적인 연기를 하는 듯한 품새를 뽐낸다. 피터 파커는 '아이오닉5'의 조수석에 앉아 최첨단 내비게이션을 직접 조종하는 신 등을 연출했다.
현대차의 '스파이더맨' 깜짝 출연은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소니픽처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것에 따른다. 당시 현대차는 디지털 콘텐츠나 애니메이션에 강점을 지닌 소니픽처스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현대차가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신기술을 고객들에게 간접적인 체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향후 영화·CF 등 현지화 영상을 통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스파이더맨'은 양사 전략적 파트너십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작품으로 영화의 성공적인 흥행과 그에 따른 높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다"며 "코로나19로 지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운 순간'을 전달할 엔터테인먼트 협업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골프웨어업체 볼빅도 '스파이더맨' 흥행의 수혜를 입는 한국 기업으로 꼽힌다. 충북 음성군에 공장을 둔 볼빅은 골프웨어 업계에서 컬러볼 등 골프공 생산으로 시장 내 존재감을 보였던 업체다. 볼빅은 지난 2016년부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손잡고 디즈니·마블의 IP를 활용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을 출시해 왔다. 그러던 중 최근 '스파이더맨'이 흥행하면서 기존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이 큰 인기를 모으게 된 셈이다.
볼빅은 여러 컬레버레이션 제품 중 '스파이더맨 라이크라 장갑'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빅에 따르면 '라이크라 장갑'은 손바닥 전면에 실리콘이 적용돼 그립감과 착용감을 높힌 골프장갑으로, 고탄성 우레탄 섬유인 라이크로 소재로 제작돼 신축성과 빠른 회복성을 지닌 게 특징이다.
이 외에도 '스파이더맨' 레터링이 들어간 자수 볼캡이나 보스턴백, 캐디백, 아이언커버, 골프공 등 제품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볼빅 관계자는 "영화 스파이더맨 흥행과 함께 볼빅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널리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으로 젊은 골퍼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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