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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선화, '술도녀' 한지연 흥행으로 이끈 '역량'①

  • 연예 | 2021-12-17 00:00
배우 한선화가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이스트 제공
배우 한선화가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이스트 제공

한지연이 되기 위한 노력…이선빈·정은지 향한 고마움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어떤 결과든 허투루 만들어지는 건 없다. '술꾼도시여자들' 속 한지연 역이 큰 화제를 모은 것도 마찬가지다. 캐릭터가 탄생하기까지의 노력과 역할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연기력 등 한선화의 역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은 저마다 사연을 품고 한 잔의 술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고단한 세상과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이야기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한다.

극 중 한선화는 지칠 줄 모르는 극강의 텐션과 하이톤을 자랑하는 요가 강사 한지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긍정적이고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데다 때로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내면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방송 초반 한지연의 매력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만으로 화제를 모을 수 있었던 건 한선화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었다. 한선화는 "작가님은 작품 시작 때부터 생각했던 톤보다 높은 톤을 원했는데, 버겁고 힘들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는 "아무래도 작가님은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쓰다 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친구와 성대모사 수준으로 똑같이 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난 지연이처럼 텐션이 높지 않다 보니 힘들더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평소 한지연처럼 하이 텐션이 아닌 데다 작가와 생각이 다소 달랐던 한선화가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한선화는 "한여름에 높은 텐션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다이어트까지 할 때라 쉽게 지쳤다. 단골 가게로 나오는 오복집 세트장 촬영 때는 좁은 곳에 많은 스태프가 들어가야 하는데 하필 에어컨이 고장 났었다. 극 중 계절은 간절기라 옷도 두껍게 입었던 터라 등에 땀이 나면서 연기했다. 이럴 때도 높은 텐션을 연기한다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배우 한선화가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속 한지연 역할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키이스트 제공
배우 한선화가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속 한지연 역할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키이스트 제공

그럼에도 한선화가 한지연 역에 도전하게 된 건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선화는 '신의 선물-14일' '연애 말고 결혼' '학교 2017' '데릴남편 오작두' '구해줘2' '언더커버', 영화 '창밖은 겨울' '영화의 거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주로 외롭거나 강하고 의리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지연이처럼 긍정적이고 매번 웃을 수 있는 밝은 텐션의 캐릭터를 한 번도 안 해봤어요. 그래서 지연이가 더 신선했고 제 호기심을 자극했죠."

대신 절충안을 찾았다. 한선화는 "'톤앤매너'를 지키되 어느 정도 디자인을 넣는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즉 높은 텐션의 콘셉트는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업·다운을 주기 위한 적절한 배분에 초점을 맞췄다. 지나치게 높은 텐션 때문에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을 염려해 악의적인 말도 최대한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밉상'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배우 한선화가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속 한지연 역할을 완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야기를 전했다. /키이스트 제공
배우 한선화가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속 한지연 역할을 완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야기를 전했다. /키이스트 제공

한지연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한 장례식 장면에도 한선화의 노력이 담겼다. 극 중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장례식을 책임져야 안소희에게 조언을 건네는 한지연의 모습은 담담하면서도 의젓했다. 이를 위해 한선화는 집에서 대사를 녹음해 듣는 등 연습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지연이가 장례식장에서 소희에게 '듣기 힘들겠지만 내 이야기 잘 들어'라면서 장례식 절차 등 필요한 걸 경험자로서 막힘 없이 줄줄 말해야 했어요. 진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호흡은 어떻게 해야 변주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죠. 쉬는 날에는 집에서 술을 취할 정도로 마시고 대사를 녹음하면서 계속 들었어요. 물론 다음날에는 못 듣겠더라고요.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그렇게까지 노력했다는 게 중요하니까요."(웃음)

한 명의 인물을 완성한 한선화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건 또 있었다. 바로 극을 이끌어갈 세 친구 안소희 강지구 한지연의 '케미'였다. 그리고 배우들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한선화는 "대본 보고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케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암묵적으로 알았다"고 전했다.

"이선빈은 막내지만 리더십 있고 털털해요.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였죠. 정은지 역시 시원한 성격과 든든한 면모를 지녔어요. 무엇보다 각자 맡은 바를 잘 해냈죠. 덕분에 모두가 빠른 시간 안에 친해져 좋은 호흡으로 연기했고, 그 결과 '케미'를 보여줄 수 있었어요. 이선빈이 안소희여서, 정은지가 강지구라서 다행이고 고마워요. 두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한지연도 있을 수 있었으니까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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