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 점령한 OTT·배우들은 SNS 개설…극장영화·TV드라마 부진도 한 몫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OTT콘텐츠가 국내 콘텐츠 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OTT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K콘텐츠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서다.
여기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영희 동상이 세워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도봉구 우이천 일대와 넷플릭스 '지옥'의 사자들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는 삼성동 코엑스는 명소가 됐다. 한국의 타임스퀘어로 불리는 용산역 부근 광고판에는 모두 OTT플랫폼 내 작품 포스터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OTT전성시대'는 배우들의 기존 마케팅 방식도 변화시키는 모습이다.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 드라마, 방송 프로그램, 광고 등에 맞춰 대중에게 노출됐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개인 SNS 계정을 개설해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과 소통하는 '열린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우 이정재와 공유가 대표적이다. 두 배우는 출연작마다 흥행이 보장된 톱배우이지만 SNS 활동을 하지 않던 배우로 유명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 입어 이정재는 데뷔 28년 만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이정재는 지난 10월 초 "이렇게 하는 건가요?"라는 첫 게시글을 올린 계정을 만들고 15시간 만에 팔로워 71만명을 돌파했다. 오는 24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의 주연배우 공유도 데뷔 22년 만에 SNS를 개설했다. 이정재와 공유의 SNS 계정은 10일 기준 각각 팔로우 500만 명, 220만 명을 넘어서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연예인의 SNS 활동이 주는 의미가 모두 긍정적으로 해석되진 않는다. 유명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높아지면 배우나 소속사 입장에서 관리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배우 개인의 SNS를 통해 OTT콘텐츠를 보는 시청자 및 팬들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 영역을 넓히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극장 개봉 영화나 국내 지상파 및 종편 드라마들이 관객·시청자 감소로 부진하고 있는 점도 마케팅 변화의 한 측면으로 해석된다. 이날 기준 한국영화 '유체이탈자'(누적 관객 66만 명)는 국내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개봉 후 2주 째 정상을 달리고 있으나 100만 관객 달성에는 애를 먹고 있다. 또 지난 달부터 개봉한 한국영화 '강릉' '장르만 로맨스' '연애 빠진 로맨스' 등은 같은 날 기준 50만 관객을 돌파하지 못했다. 일일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관객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이다.
TV 방영 드라마도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톱배우로 불리는 전지현 송혜교 이영애가 각각 주연을 맡은 '지리산' '지금헤어지는중입니다' '구경이' 등은 두 자릿 수 시청률을 좀처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외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5%도 넘지 못한 시청률난을 겪고 있으며, MBC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유일하게 두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팬덤 문화가 확고한 아이돌계의 경우, 팬과 소통하는 창구로 SNS 활용이 활발했지만 비교적 작품 중심의 활동을 펼친 배우들은 그렇지 않았다. 콘텐츠 산업 환경이 변화하다보니 마케팅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OTT플랫폼이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공개되고 K콘텐츠에 대한 세계인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보니 배우들도 SNS를 통한 열린 마케팅을 마다하기 어렵다. 기존에 SNS 활동을 하지 않았던 배우들이 SNS를 개설하거나 활발한 소통 활동을 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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