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 L의 방송 조작 정황도 드러나
[더팩트ㅣ이승우 기자] "영탁을 '남자꽃뱀'으로 몰고 가려고 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
<더팩트>가 지난 19일 보도한 '영탁 음원 사재기 논란' 내부고발자로 지목된 제보자 C(39)씨는 24일 오후 취재진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관련기사=[단독] "영탁 죽이기 세력 있다"...음해 가담 내부고발자 '양심고백')
제보자 C 씨에 따르면 유튜버 L은 C와의 통화에 앞서 모 언론사 기자 D와 작년 말쯤 서울 상암동 인근 사무실에서 만나 '영탁 음원 사재기' 관련해 폭로 계획을 주고받았다. C 씨와 L, 그리고 D 등은 지난 2019년 11월 26일 가수들의 음원사재기를 취재하기 위해 처음 만나 지난 5월까지 행동을 함께 한 인물들이다.
녹취 파일에는 제보자 C 씨와 유명 유튜버 L이 1분 가량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유튜버 L은 통화에서 제보자 C 씨에게 "영탁이의 (고발인)아줌마를 만나기로 했다. (영탁이의)사재기에 힘을 실어 주려고 만나는 것"이라며 "그 여자가 영탁이 스폰(투자) 해준 아줌마잖아. 그러니까 영탁을 방울뱀(남자꽃뱀)처럼 해서"라고 말한다.
기자 출신인 유튜버 L은 그동안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영탁의 음원 사재기 내용을 여러 차례 부정적으로 다뤘고, 이번 녹취 내용 역시 유튜버 L의 '영탁 음해 모의 정황'의 일단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에 제보자 C 씨는 "나와 유튜버 L, 그리고 모 언론사 기자 D는 원래 가수 S의 음원 사재기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사이였는데 하루는 내게 일이 생겨 유튜버 L과 언론사 기자 D 둘이서 회의를 한 적이 있다"면서 "해당 녹취 파일은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내용의 회의를 했는지 궁금해 유튜버 L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녹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L은 나에게 방울뱀이 '남자 꽃뱀'을 뜻한다고 설명해주면서 영탁이를 언급했고, 난 그 즉시 L에게 '영탁이는 그 아줌마를 안 만났다. 그리고 시계도 사준다고 받으라고 했는데 영탁이는 거절했다. 거짓을 폭로하면 안된다. 그렇게 까지는 하지 말자'고 얘기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보자 C 씨가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 하면서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영탁을 이른바 '남자꽃뱀'으로 언급하는 유튜버 L의 목소리가 뚜렷이 들린다. 제보자의 주장대로 이들의 모의가 악의적 의도라면 영탁 개인은 물론 영탁의 팬들 사이에 또다른 논란과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고발인 A 씨와 영탁의 관계에 대해서 영탁의 소속사 이재규 대표는 "스폰이니 뭐니 하는 말은 그들이 지어낸 터무니없는 얘기일 뿐"이라면서 "제가 아는 한에서는 '미스터 트롯' 예선전에 참가할 당시 전 매니저 B 씨가 고발인 A 씨를 회사 동의없이 경연장(방송 녹화장소) 앞으로 데리고 와 잠시 영탁과 만나서 감사 인사를 나눈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유튜버 L의 유튜브 방송 신뢰 할 수 있을까?
<더팩트> 취재 결과 유튜버 L이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충격 단독! 사재기 영탁은 몰랐다? 1억 8천 합의 실체'란 제목의 영상에는 녹취 파일 일부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영탁의 음해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 L은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다.
문제의 조작 부분은 10분 42초 무렵에 등장하는 음반 관계자 B 씨와 영탁 소속 관계자 A(전 소속사 공동대표)씨의 녹취 대화 내용 중 일부다. 음반 관계자 B 씨가 "음원 사재기 그게 뭐예요? 누가"라고 묻자 영탁 소속사 관계자 A 씨는 "영탁이 재규랑 같이 작업을 했어"라고 대답하고 있다. 유튜버 L 역시 구독자들에게 "영탁이 재규랑 같이 작업을 했어, 영탁이 재규랑 같이 작업을 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더팩트>가 입수한 해당 녹취 파일의 원본 녹취록을 살펴보면 음반 관계자 B 씨가 "음원사재기 그 뭐에, 누가?"라고 묻자 영탁 소속사 관계자 A 씨는 "그 내가 그 영탁이 이재규랑 같이 작업을 했어. 그런데 그게 이제 실패를 했다고"라고 말했다. (그 내가 그) 부분을 의도적으로 지우면서 '영탁이 재규랑 같이 작업을 한 것'으로 둔갑을 했다.
유튜버 L의 방송은 마치 영탁이 소속사 대표와 음원 사재기를 한 것처럼 교묘하게 편집돼 있고, 이 같은 방송 조작은 대중들이 영탁 음원 사재기의 진실을 판단하는 데 혼란을 야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원본 녹취파일 속 진실은 영탁이 아니라 전 소속사 관계자 A 씨가 현재 소속사 대표인 이재규와 음원 사재기를 시도했다는 내용이다.
제보자 C씨는 음해세력과 관련해 녹취록 원본을 공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저도 처음엔 이들과 어울린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핵심이 바뀌고 영탁과 이재규가 모든 걸 한 것처럼 보도돼 회의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들은 영탁 소속사의 음원 사재기업자 김OO의 동료인 유OO에게 제보를 받으면서, 정작 잡아야 할 김OO와 유OO 등 음원 사재기 핵심 인물의 존재는 보도에서 절대 드러내지 않고, 영탁과 소속사 대표 이재규만 논란 거리로 다루고 있지 않나.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면 영탁의 음원 사재기는 분명 실패했다. 그들도 그 사실을 알면서도 영탁만을 집중적으로 음해하고 있다. 악의적으로 진실을 호도해 누군가를 궁지로 몰고가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가수 영탁의 음원 사재기 논란은 소속사 밀라그로 이재규 대표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사재기 의혹을 받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불거졌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당시 자사 매니저로부터 바이럴 마케팅 업체 대표를 소개받았다. 이후 소위 '음원 사재기'로 불리는 음원 스트리밍 작업을 위해 지인에게 3000 만원을 빌려 이 업체 대표에게 입금한 뒤 작업을 의뢰했다. 소속 아티스트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려는 의도였다.
최근 영탁의 관련성 여부 등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뒤 밀라그로 이 대표는 "음원 사재기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에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영탁에게 피해가 갈까봐 함구하려고 했다"면서 "제 잘못으로 소속사 직원들과 가수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죄책감이 회사가 입은 금전적 손해보다 컸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실제 수사기관 조사결과 영탁의 관련성 부분은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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