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부터 문제점 쏟아져…CG, PPL, BGM 등 지적
[더팩트|원세나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믿고 보는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의 조합으로 하반기 기대작이었던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지리산'이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들로부터 거침없는 혹평을 받고 있다.
'지리산'은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 분)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이 작품은 tvN '시그널',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등의 김은희 작가와 tvN '도깨비', 넷플릭스 '스위트홈' 등의 이응복 PD의 만남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스타 피디와 스타 작가의 조합뿐만 아니라 '흥행 보증수표' 배우 전지현, 주지훈 등 출연진 라인업 또한 화려해 드라마 팬들의 큰 기대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베일을 벗은 '지리산'은 기대에 차 드라마 앞으로 모여든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어색한 컴퓨터 그래픽(CG)과 지나친 간접광고(PPL), 그리고 과도한 배경음악(BGM) 등이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는 지루한 연출과 군데군데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혹평이 이어지자 시청률도 널뛰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방송 첫 회 시청률 9.1%(이하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한 드라마는 2회 10.7%로 상승세를 타나 싶더니 3회 만에 7.9%로 하향선을 그렸다. 4회에 다시 9.4%로 회복하기는 했으나 아직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리산'을 시청한 대중은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진짜)지리산, 의문의 1패" 등의 시청 소감을 남기며 드라마를 향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수준 이하의 CG 장면을 캡처해 '밈'(meme:인터넷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사진, 짧은 영상)으로 공유하고 있다. 2차 창작해 패러디물을 만들며 드라마 '놀림감'으로 소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지리산'의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와 스튜디오드래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대박'을 노렸던 제작사의 주식은 하락했다. "제작사 주식을 미리 사둔 개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는 한 네티즌의 반응이 '웃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 반등 여부는 남은 방영분의 추이에 달렸다.
더불어 국내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티빙 또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지리산'은 현재 국내에서는 CJ ENM의 tvN과 티빙, 해외에서는 중국 OTT 아이치이(iQIYI)로 시청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3일 현재 티빙은 '지리산'으로 인한 기대효과를 크게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의 퀄리티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 외에도 제작·투자사에 대한 반감도 시청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지리산'은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로부터 그 중 2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받았다. 아이치이가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일찌감치 사들여 제작비의 80%가량을 보전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드라마 불매'(시청하지 않는 것)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신동북공정', '문화공정'이라고도 불리는 중국의 '역사·문화 침탈' 행위가 극성인 때, 중국의 자본이 스며든 콘텐츠에 우리가 알게 모르게 그런 부분이 녹아들지 않겠냐는 것이다. 치밀하고 섬세하게.
다만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직은 방영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변수는 남아있다. 총 16부작으로 예정된 '지리산'은 현재까지 4회 방송된 상태다. 저력 있는 제작사와 실력 있는 작가와 감독, 그리고 노련한 배우들이 남은 12회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여러모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선이 쏠려있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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