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인 원로회 명예회장…발인 19일 을지로 백병원
[더팩트|강일홍 기자] 원로 배우 최지희(본명 김경자)가 17일 타계했다. 향년 80세.
최지희는 알츠하이머 등 오랜기간 지병으로 투병해오다 이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발인 19일 인제대학교 을지로 백병원.
그는 1940년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던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출생한 뒤 해방 직후 1946년 7살 때 가족과 함께 귀국했다.
58년 경남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영화 '아름다운 악녀'의 주연으로 영화배우 데뷔했다. 이후 '인걸 홍길동' '자매의 화원' '김약국의 딸들' 등을 통해 개성 강한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았다.
1970년대 박노식과 짝을 이룬 '용팔이 시리즈'를 통해 액션 장르에 독보적인 여배우로 이름을 남겼으며 1971년 영화 '케이라스의 황금'으로 영화 의상감독으로 데뷔, 이듬해 패션 디자이너로도 첫 입문했다. 생애 250여 편의 영화에 출연, 전통과 윤리를 따르며 희생하는 고전적인 여성상에 대항해 개인의 욕망에 충실한 적극적이고 현대적인 여성상을 보여줬다.
1974년 미국 유학을 떠나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철학과)를 취득했다. 귀국 후엔 영화배우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패션 디자이너로 활약하다가 1989년 영화 '잡초들의 봄'의 조연으로 영화배우 분야에 복귀했다.
그는 1988년 코미디언 쟈니 윤과 '서울 프리올림픽 쇼'를 제작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자니 윤의 제안으로 KBS와 공동으로 준비한 이 프로젝트가 크게 성공하면서 뒷날 KBS에 자니윤 토크쇼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일생을 영화배우 겸 영화 의상감독과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해오다 1994년 출연한 KBS 드라마 '인간의 땅'이 자신의 유일한 TV 드라마 출연작이 됐다.
10여년 전까지만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황정순, 최은희, 이민아, 전계현, 신영균, 이대근, 김혜정, 태현실 등 지금은 몇몇 고인이 된 영화계 원로들과도 종종 어울렸다. 2011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공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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