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심수봉과 함께 80년대 '여성 트로트가수 빅3'
[더팩트|강일홍 기자] 주현미는 보이스가 특별한 가수다. 애절한듯 섬세한 강약 톤을 구사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만큼 색깔이 뚜렷하다. 이미자 이후 정통 트로트 계보와 장르를 고수해오면서 가요계가 인정하는 위상도 상당하다.
데뷔 당시 그는 약사면허증을 가진 약사 가수라는 특별한 이력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85년 데뷔 음반 '비내리는 영동교'를 발표면서 최초 약사 가수로 이름을 알린 뒤 실제 1년 가까이 자신의 약국(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울약국)을 운영했다.
노래실력은 어려서부터 이미 정평이 났다.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의 지인인 작곡가 정종택에게 노래 레슨을 받다 '고향의 품에'라는 기념음반을 냈고, 81년 중앙대 시절 MBC '강변가요제'에 약대 음악 그룹 '진생라딕스'의 보컬로 출전했다.
인생곡 '비내리는 영동교'는 정식 데뷔하기 직전 발표한 메들리 음반 '쌍쌍파티'(84년)에도 실렸던 노래다. 이 곡이 의외의 선풍적인 반응을 얻자 이듬해 정식 데뷔곡으로 발표했다. 이후 '눈물의 부르스'(86년), '신사동 그 사람'(88년) 등이 연달아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한다.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그 사람은 모를 거야 모르실 거야/ 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 눈물에 젖어/ 하염없이 걷고 있네 밤비 내리는 영동교/ 잊어야지 하면서도 못 잊는 것은 미련 미련 미련 때문인가 봐'(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 1절 가사)
'비내리는 영동교'는 '가지마오'(나훈아) '님과함께'(남진) '고향이 좋아'(김상진) '잃어버린 30년'(설운도) 등을 쓴 남국인이 작곡했다. 주현미는 '비내리는 영동교' 외에도 남국인의 곡 '신사동 그사람' '눈물의 부르스' '비에 젖은 터미널' 등을 불렀다.
주현미가 구사한 트로트풍 발성과 창법은 기성가수와 다른 신선한 반응을 이끌었다. 당시 KBS와 MBC 양대 방송사 신인여가수상을 수상하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른다. '비내리는 영동교'는 이영하 김영애 등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주현미는 또 80년대 트로트 침체기를 불식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데뷔하자마자 폭발적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며 김수희, 심수봉과 함께 당시 '여성 트로트가수 빅3'로 불렸고 대한민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여가수로 등극한다.
산동성 출신 중국인 아버지(주금부)와 한국인 엄마(정옥선) 사이에 태어난 4남매 중 장녀로, 결혼 1년 뒤인 89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남편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이자 락그룹 엑시트의 보컬이었던 임동신이다.
대표곡으로는 '짝사랑' '잠깐만' '추억으로 가는 당신' '또 만났네요' '정말 좋았네' 등이 있다. 한때 후배가수들과의 음악적인 교류를 시도하기도 했다. 케빈육과 '사랑이 무량하오'를 듀엣곡으로 불렀고 조PD, 작곡가 윤일상 등이 참여한 힙합 트로트곡 '사랑한다'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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