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근육긴장 이상증' 투병, 수술 후 '희망의 끈' 잡아
[더팩트|강일홍 기자] "봉달이는 천성이 착하고 선해요. 오랫동안 치료를 받는 동안 어디에 항변 한번 하지 않고 조용히 혼자서 감당했어요. 그런 모습 보며 주변에서 많이 안타까워했죠.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거든요. 수술한다는 소식에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싶어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저도 십시일반 마음을 보탰는데 여전히 굽은 허리가 펴지질 않아 속 상합니다."(연예인 K씨)
이봉주는 동갑내기 라이벌 황영조와 함께 세계적 육상인으로 대한민국을 빛낸 마라톤 영웅이다. 현역 시절 그는 짝발, 평발이었던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성장해 전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은퇴 이후엔 방송 예능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스포츠 스타 특유의 진솔함과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어눌한 말투는 오히려 정겨움의 상징이 됐다.
그는 2년째 허리가 굽어져 펴지지 않는 희귀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른바 '근육 긴장 이상증'으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이 꼬이거나 배와 목이 뒤틀리면서 통증을 동반한 근육 이상이 나타나는 난치병이다. 한때 원인조차 몰라 치료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6월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희망의 끈'이 생겼지만 여전히 투병의 고통에선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KBS2 '불후의 명곡' 스포츠 스타 특집 출연, '아! 옛날이여' 열창
"(고맙게도) 제 주변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아진 모습을 이 자리를 통해 노래로 보답하고자 출연하게 됐어요. 마라톤도 뛰다 보면 데드 포인트가 옵니다. 어쩌면 제 인생에 데드 포인트가 온 게 아닐까 싶어요. 반드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봉주)
이봉주는 최근 KBS2 '불후의 명곡' 스포츠 스타 특집에 출연해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열창했다. 그에게 이선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팬심의 우상이었고, 노래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애창곡이 됐다. 마라토너로 그라운드를 누비면서도 이선희의 노래를 많이 부르고 들었다고 한다. 그는 "가수들과 노래 실력을 뽐낼 정도의 실력이 안 되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대에 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봉주, "제 인생 데드포인트, 반드시 극복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이봉주는 지난해 2월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팀을 위해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매달렸고, 감초 역할을 자임했던 그가 빠진 뒤 시청자들도 그 부분이 궁금했다. 알고 보니 코로나 유행 직전인 1월 '뭉찬' 팀 전력을 키우기 위해 제작진과 사이판으로 전지훈련을 갔고, 다른 출연자들과 함께 폐타이어를 허리에 끼고 질주하다 몸에 무리가 생겼다.
처음엔 부러지거나 찢어진 게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치료를 위해 대학 병원 등을 오가며 한방, 양방, 그리고 경락 마사지까지 매달렸다. 1년 이상 병명도 모른 채 모든 짐을 스스로 감당하고 떠안아야 했다. 강인한 체력의 그가 어느 순간부터 배와 허리에 압박붕대를 감고 사는 처지가 됐고, 대학 입시를 앞둔 아들보다 자신한테 더 신경을 써야하는 아내가 안쓰러운 상황이 됐다.
이봉주는 '봉달이'란 별칭을 가진 예능인으로 시청자들에게 더 익숙하다. 자신보다 주변을 먼저 배려하고 늘 해맑게 웃는 모습이 인상깊게 각인돼 있다. <더팩트>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완쾌하게 되면 낚시도 다니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굽은 허리를 펴고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그의 '소망'이 이뤄지길 간절히 응원한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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