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혼자만의 독주 아닌 다함께 사는 길 모색해야" 쓴소리
[더팩트|강일홍 기자] #1, "남자는 돈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여자는 돈 없으면 살 수 없을 것이다."
나훈아가 과거 유명 여배우와 결별하면서 남겼다는 말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사랑했던 사이라도 헤어지면서 모든 재산을 위자료로 넘긴다는 건 현실적으로 흔치 않은 일이다. 일부 와전됐을 수도 있지만, 나훈아의 남자다움과 자신감으로 비치는 대목이다.
#2, "나는 표를 산 사람 앞에서만 공연을 한다. 내 공연을 보고 싶으면 표를 끊어라."
이 말은 나훈아가 젊은 시절 정재계의 사적 연회 초대를 단호하게 거절하면서 했다는 코멘트다. 거액의 거마비(개런티)를 받고 초대에 응하는 다른 가수들과 비교하면 나훈아의 가황다운 소신과 자존심을 알 만한 부분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에도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3, "우리는 많이 지쳐 있습니다. 옛날 역사책을 보면 (제가 살아오는 동안)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해 9월 30일 KBS2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그가 언급한 말 중 일부다. 정치권을 향한 그의 따끔한 일침은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발언으로 찬사를 들었다.
◆ 나훈아, 얼굴 표정과 제스처 말 한마디까지 '철두철미 연출' 정평
대중 스타는 대중의 눈에 비치는 모습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설령 고도의 연출과 각색된 이미지라도 팬들은 그가 한 말과 행동 등을 통해 판단하고 기억한다. 나훈아는 평소 "꿈이 사라지면 무대에 설 수 없다"거나 "노랫말 쓰고 노래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 등의 언급으로 신비주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나훈아가 던지는 말들은 그가 지켜온 위상만큼이나 무게감이 남다르다. 공연 무대 퍼포먼스 중간에 양념처럼 던지는 코멘트는 곧잘 사이다 어록으로 회자되곤 한다. 지난해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등을 언급하며 정치권을 향해 던진 메시지는 확실한 울림으로 와닿았다. 그렇다고 어떤 말을 해도 괜찮을까.
◆ 엄중한 코로나 상황 간과한 멘트, 과거 '사이다 어록들' 마저 퇴색
"내 바지가 어쨌다고, 지 바지보다 비쌀긴데." 그는 공연장에서 표정과 말, 제스처까지 모든 장면을 연출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과거 자신의 바지 퍼포먼스가 일부분 희화화된 '이재명 저격'으로 비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코로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발언도 공감대보다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코로나 이후 공연계는 초토화됐지만 나훈아는 단 6회 대구 공연만으로 30억 원의 독점적 매출을 올렸다. 그러면서 공연계의 어려움을 이유로 콘서트 강행을 언급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공연계는 그가 진정한 최고라면 혼자만의 독주가 아니라 모두가 상생하는 길을 먼저 언급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중이 인정하는 '최고'와 스스로 '나만 최고'라는 인식은 다르다. 엄중한 코로나 상황을 간과한 그의 멘트는 결국 과거 사이다 어록마저 퇴색시키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 됐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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