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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현장] 유기견보호소 화재 後, 배우 이용녀가 던진 '울림'②

  • 연예 | 2021-07-05 07:01
배우 이용녀는 18년째 홀로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이용녀는 자신의 개인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유기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즐겁다고 했다. / 이승우 기자
배우 이용녀는 18년째 홀로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이용녀는 자신의 개인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유기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즐겁다고 했다. / 이승우 기자

개들을 지켜줄 수 있는 법과 제도 마련 촉구

[더팩트ㅣ포천=이승우·김샛별 기자] 지난 2월 배우 이용녀의 포천 유기견보호소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 사고로 유기견 8마리가 폐사됐으며 견사 일부와 이용녀의 생활 공간이 전소했다. 또한 냉장고와 밥솥 등도 모두 소실돼 최소한의 일상생활도 영위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용녀는 불에 타지 않은 견사 뒤쪽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유기견들과 함께 쪽잠을 자며 지내야 했다.

이후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더팩트>는 사고 후 현재 상황과 이용녀의 근황을 확인하기 위해 모두를 안타깝게 만들었던 그 날의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화재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보호소에는 유기견들을 두고 홀로 임시 숙소에 갈 수 없었던 이용녀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또한 새로운 거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보호소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취재진을 만난 이용녀는 우리 사회의 유기견 문제에 관한 편견과 해법, 그리고 을 당부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그저 어린아이로 봐줬으면"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 중 하나가 바로 유기견 문제다. 이용녀 역시 강아지를 폭력적으로 대하고 함부로 버리는 이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전했다. 그는 "강아지는 2~3세 아기들의 정신연령과 비슷하다. 때문에 버림을 받고 학대를 당해도 이것이 잘못된 일인지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강아지들은 사람과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람이 자신의 전부가 된다. 그런 사람에게 버림받으면 아이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과 마찬가지로 주변 환경이나 교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용녀는 "나쁜 개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너무 짖거나 사람을 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강아지였을 때 견주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향이 결정된다.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올바른 교육을 해준다면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겁을 좀 주자면, 세상의 이치가 그래요. 자신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고 때리면, 그 사람 역시 훨씬 강한 사람에게 똑같이 당할 거예요. 나에게 똑같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절대 함부로 하지 마세요."

이용녀는 강아지는 두 세살 아기들의 정신연령과 비슷하기에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용녀는 강아지는 두 세살 아기들의 정신연령과 비슷하기에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아지들은 버림을 받고 학대를 당해도 이것이 잘못된 일인지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포천=이승우 기자

◆ "동물도 약한 존재…함께 살아가기 위한 제도 필요"

이용녀는 이전부터 유기견을 비롯한 동물 보호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유기견을 보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려견이 유기견이 되지 않게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실효성 있는 법과 제도의 필요성이다.

이용녀는 "우리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법'이라는 사회의 규칙을 정했다. 만약 규칙이 없어 무법천지가 된다면, 힘없고 약한 사람들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어린이보호법과 여성 관련 법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들이 스스로를 지킬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을 지켜줄 수 있는 법 테두리가 필요하다. 동물보호법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너무 약하다. 더 많은 사람들과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특히 이용녀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법안'과 '동물보호 칩 필수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현행법상 개에 관한 정의는 모호하다. 축산물위생관리법은 개를 가축으로 보지 않지만, 축산법에서는 개가 가축에 해당한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법을 적용하기도 까다롭다. 이에 이용녀는 개를 가축에서 완전히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 1500만 명의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반려견을 가족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도 개가 가축으로 분류돼 있다. 가족이 어떻게 가축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모든 개가 보호칩을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한다며 현행 제도의 형평성을 지적했다. 이용녀는 "현재 50만 대도시만 보호칩을 등록하게 하고, 나머지 지방이나 공장들은 보호칩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공장에 묶여 있든 밭을 지키든 개는 다 똑같은 개인데 왜 어떤 애는 보호칩을 안 해도 된다는 건가. 사람이라면 모두 주민등록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시골 사람이라고 주민번호가 없는 건 아니지 않나. 이렇듯 상식에 안 맞는 문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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