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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지진희, 한계 없는 연기변신 [TF 인터뷰]

  • 연예 | 2021-06-27 00:00
지진희는 최근 종영한 JTBC '언더커버'를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는 진짜 정체인 이석규를 숨기고 살아온 안기부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진희는 최근 종영한 JTBC '언더커버'를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는 진짜 정체인 이석규를 숨기고 살아온 안기부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자극적이지 않은 인간애와 가족 얘기에 끌렸죠"

[더팩트|박지윤 인턴기자] 평범한 가장과 엘리트 요원은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인물이지만 사실 한 사람의 과거이자 현재다. 글로써는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지진희를 만나면 가능하다. 지진희는 한 사람의 인생인 한정현과 이석규를 통해 자신의 연기에는 한계가 없음을 증명해냈다.

지진희는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극본 송자훈·백철현, 연출 송현욱)에서 자신의 진짜 정체인 이석규를 숨기고 살아온 안기부 요원 한정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1990년대 시위 현장에서 만난 아내 최연수(김현주 분)와 사랑에 빠진 후 인생을 걸며 가족을 지켜왔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거대한 세력과 감춰진 진실 사이에서 외로운 싸움을 한다. 지진희는 '언더커버'에서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한 남자의 간절함과 절실함, 그리고 긴장감으로 극을 이끌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8개월 동안 고생하면서 찍었어요. 작품은 늘 그렇듯 시원섭섭하죠. 아쉬운 점도 있고 선방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밤 11시가 보기 쉬운 시간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3%~5%의 시청률이 그렇게 저조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좀 더 좋은 시간대면 어땠을까'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요. 또 개인적으로 액션신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만족한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안기부 요원 한정현으로 분한 지진희는 온몸을 내던지는 액션을 선보였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안기부 요원 한정현으로 분한 지진희는 온몸을 내던지는 액션을 선보였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안기부 요원이라는 인물의 배경으로 인해 액션신을 빼놓을 수 없었다. '언더커버' 제작발표회에서 "나이가 있다 보니 큰 액션은 기대하지 말아달라"고 말하며 액션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지진희의 말과는 달리 온몸을 내던지는 그의 액션은 눈을 뗄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액션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은 별로 없어요. 평소 체력은 꾸준히 관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술적인 부분을 더 고민했죠. 또 대역을 쓰면 제 스스로 제가 아니라는 게 너무 잘 보이기 때문에 95%의 액션은 제가 소화했어요. 그만큼 액션에 욕심을 냈던 거 같아요."

"여러 액션 중에서 봉고차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으로 한정현에서 과거 정보요원 이석규라는 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화려하다기보다 절제된 액션이 매력적이었죠. 또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손가락을 다쳤는데 아직도 아파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이번 작품은 배우 김현주와의 호흡으로 방영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와 '애인있어요'에 이은 세 번째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지진희와 김현주의 세 번째 투샷은 믿고 보는 작품이 될 수 있지만 자칫 익숙함과 뻔함을 안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앞선 작품들과 전혀 다른 장르라는 점에서 출연을 결정했고,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선사했다.

"김현주 배우와는 호흡이 정말 잘 맞아요. 이건 신뢰와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앞선 두 개의 작품을 하면서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세 번째 만남도 성사될 수 있었죠. 이제 남은 것은 사극이나 시트콤 정도겠지만 만약에 또 출연 제안이 온다면 할 의향은 있어요. 김현주 배우와 '혹시나 또 드라마에서 만나게 된다면 사돈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런 대화를 나눈 적도 있어요."

지진희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소재들 속에서 '언더커버'가 가진 가족들을 다룬 이야기의 힘에 매료됐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진희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소재들 속에서 '언더커버'가 가진 가족들을 다룬 이야기의 힘에 매료됐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된 '언더커버'는 인물의 어린 시절과 현재에 각각 다른 배우들이 캐스팅 돼 관심을 모았다. 이는 자칫하면 극의 흐름을 깰 수 설정이었기에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연우진은 지진희의 어린 시절을, 한선화는 김현주의 어린 시절을 맡아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처음에는 연우진과 한선화가 출연한다고 해서 고마웠지만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친구들이 왜 특별출연을 선택했지?'라는 의문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을 실제로 봤는데 싱크로율이 높아서 놀랐어요. 또 작품에서 연우진과 한선화의 부분은 정말 중요했어요. 두 사람이 잘해야 저랑 김현주 배우가 흐름을 가지고 갈 수 있으니까요. 연우진 배우와는 싱크로율을 위해 따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는데 너무 잘했어요. 아마 서로 리딩하면서 알아서 맞췄던 거 같아요."

이렇게 '언더커버'는 탄탄한 스토리와 특별한 설정,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다. 또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소재들의 틈에서 가족과 신념으로 차별점을 두며 웰메이드가 됐다. 지진희는 '언더커버' 속 가족들의 이야기에 매료됐다.

"'언더커버'는 뻔하다면 뻔할 수 있지만 현직 요원이 아닌 20년이 지난 요원의 삶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서 좋았죠.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도 대본을 읽고 재밌어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인 게 아니라 인간애를 다루고 있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요. 가족 얘기를 다루는 점이 좋았어요."

지진희는 현재 차기작 '더 로드 : 1의 비극'을 촬영 중이다. 그는 과거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국민 앵커로 변신한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진희는 현재 차기작 '더 로드 : 1의 비극'을 촬영 중이다. 그는 과거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국민 앵커로 변신한다.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작품의 선택 배경과 과정은 그에게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금 걷고 있는 연기의 길도 자신의 커리어가 아닌 가족을 위함이라고 말하는 지진희 역시 배우이기 전에 한 사람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였다.

"저는 커리어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물론 작품 하나하나가 쌓여서 지금의 제가 된 거고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 건 맞지만 다른 일을 했어도 그만큼의 발전이 있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가족이 없었으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몸 관리나 식단관리도 하지 않고, 술 마시면서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렇지만 이제 술을 끊고 계속해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죠."

1971년생으로 올해 51세인 지진희에게도 여느 사람처럼 50대를 맞이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50살이 되고도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일을 못 하게 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그는 과거의 어떤 비밀을 안고 있는 앵커로 변신해 시청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50대를 맞이하면서 생긴 고민은 해결됐어요. 이렇게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현재 '더 로드 : 1의 비극'을 촬영하고 있고, 또 여러 대본을 보고 있어요. '더 로드 : 1의 비극'에서는 국민 앵커를 맡았어요. 과거의 숨겨져 있는 비밀이 드러나는 상황이고, 치부가 드러날 수도 있어요. 또 협박하는 사람도 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도 담겨요. 비밀도 있고 비극도 있는 작품이죠. 이 작품으로 빠른 시일 내에 대중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jiyoon-103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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