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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SM타운' 갈등 속사정…오락가락 행정 문제 없나 [TF초점]

  • 연예 | 2021-05-12 05:00
일면 '창원 SM타운'의 개관이 늦어지고 있다. SM은
일면 '창원 SM타운'의 개관이 늦어지고 있다. SM은 "철저히 준비해 개관하자"는 입장이고 창원시는 "협약대로 협조하라"며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은 창원 SM타운 전경. /SM타운플래너 제공

SM "철저히 준비해 개관하자" vs 창원시 "협약대로 협조하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일명 '창원 SM타운' 개관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창원시 행정에 답답하다. 진행 과정에서 여러 의혹을 양산한 창원시는 개관을 서두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다. 이들의 속사정은 뭘까.

SM은 2015년 1월 복합문화공간의 형태로 서울 삼성동에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을 개관했고 이는 지난해 5월 영업 종료를 할 때까지 한류 랜드마크였다. SM은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2016년엔 창원시, (주)창원아티움시티(이하 시행사)와 문화복합타운 실시협약을 했다. 그러나 성공적이었던 'SM타운 코엑스 아티움'과 달리 난항이다.

실시협약 이후 약 5년이 지났지만 개관 소식은 없다. 당초 지난해 5월 개관을 목표로 했지만 연기됐고 다시 오는 6월로 예정했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이유로 창원시는 SM이 협조를 안 한다고 주장하고, SM은 해당 협약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문제 해결 후 내실 있는 준비 후 개관하자는 입장이다.

그간 입장 차를 보였던 창원시와 SM은 이와 관련해 10일 각각 공식입장문을 내면서 팽팽히 맞섰고 갈등이 표면화됐다.

대략적인 진행 상황은 이렇다. 창원시는 문화복합타운 건립을 계획하고 국내 굴지의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유치했다. 이후 2016년 8월 창원시는 SM, 시행사 (주)창원아티움시티와 3자간 문화복합타운(이하 SM타운)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원협약이다. 그러나 1년 4개월이 지난 2017년 12월 창원시와 시행사의 요구로 협약은 변경됐다.

원협약은 시행사가 SM타운을 창원시에 기부채납하면 창원시는 무상사용 수익을 허가하고 시행사는 다시 운영법인에게 관리 운영에 대한 위탁(전대)권을 주는 형태다. 그러나 변경협약은 시행사가 SM타운을 기부채납하는 것은 동일하나 창원시가 사용수익 및 관리운영권을 가진 후, 창원시가 직접 관리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운영법인에게 주는 방식이다.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창원시와 SM이 대립하고 있는 주요 쟁점은 해당 사업이 지연된 이유와 그 과정에서 불거진 위법성 여부 그리고 선결 과제다.

#SM과 무관한 이슈들로 사업 지연…위법성 문제까지 불거져

사업은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다. 2018년 2월 창원시민 300여명과 정의당은 경남도 특정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정무직 공무원 3명과 시행사 대표 등 4명을 업무상 배임·직무유기·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이는 무려 23개월 만인 2020년 1월 무혐의로 결론 났다. 증거 부족이 이유였는데 시민단체는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 대해 반발했다.

이후 '변경협약이 위법하니 원협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창원시와 '그럴 수 없다'는 시행사의 공방이 이어졌고 지난해 5월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창원시는 2019년 5월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공익성이 부족하며 총체적으로 위법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그 중 해당 사업 실시협약과 관련한 내용을 보면 '시의회 의결 절차를 생략하는 하자 속에 진행돼 무효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시행사의 기부채납과 이로 인한 공유재산법을 언급했다. 이는 위법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SM과는 무관한 이슈들로 인해 계속해서 잡음이 발생했고 사업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여기에 위법성과 관련해 창원시와 SM 간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또 제동이 걸렸다. 위법성은 애초에 창원시가 문제제기를 했던 부분이다. 헌데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최근 위법성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SM은 이 지점에서 의문을 제기했지만 창원시는 지난 1월부터 기부채납절차, 운영조례제정, 관리위탁 민간동의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창원시는 자체 감사 결과 변경협약 속 사항들이 공유재산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돌연
창원시는 자체 감사 결과 변경협약 속 사항들이 공유재산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돌연 "위법성이 해소됐다"며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이에 SM은 창원시의 입장 변화의 이유와 근거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창원 SM타운 내부 통로 일부. /SM타운 플래너 제공

#"위법성 해소됐으니 문제 없어"vs"정확히 확인하고 해결 후 개관해야"

SM은 10일 입장문에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당사와는 무관한 사유로 분쟁이 계속됐다"며 "당사는 협약체결 당시에는 서로가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위법사항이 있다면 이를 정확히 확인한 뒤 해소하고, 합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자고 수 차례에 걸쳐 요청하였으나 현재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창원시는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법률 검토를 진행한 바 변경확약은 공유재산법에서 금지하는 조건부 기부채납에 해당 되지 않는다는 자문결과를 심도 있게 검토해 창원시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또 계약당사자인 운영법인도 이에 동의하여 관리운영협약이 체결되었으므로 형식적, 실질적 측면에서 위법성은 해소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SM은 창원시가 제기했던 위법성과 관련해 여전히 개운치가 않은 모양새다. 자체적으로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위법성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M은 11일 <더팩트>에 "법률 검토 결과 원 협약과 변경협약간의 차이가 단순히 창원시의 금일 입장문에서 말한 것과 같이 기부채납에 관한 합법성 여부만이 아닌 매우 큰 틀에서의 계약 당사자 상호간의 권리, 의무와 같은 조건 변경이 된 점에 주목했다. 그러한 연유로 창원시의 입장 변화의 이유와 근거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견이 있다면 창원시가 기존의 입장을 바꿔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서로 간에 이해가 있어야 또 다른 잡음을 방지할 수 있다. SM은 "법률검토 내용 공개 및 구체적인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또 있다. 이는 SM이 창원시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한 정확한 근거를 요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4월 27일 MBC 경남은 'SM타운 협약 변경 위법'이라는 제목으로 '변경 협약에서 시행사는 무상사용 수익권을 포기했다. 그러나 창원시 자체 감사 문건에 따르면 시행사는 200억 원의 세금 혜택과 부가가치세 감면, 운영 이행 보증금 약 100억 원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와 있고 이는 또 다른 특혜'라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변경 협약은 무효라는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창원시는 이 협약을 토대로 SM타운 관리 운영 조례와 민간 위탁 동의안까지 만들어 통과시켰다', '운영에 필요한 보증 보험 증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제출 시한을 한 달 간 유예시켜 주는 조건으로 관리 운영 협약을 서둘러 체결했다'는 내용도 있다.

여러 의혹에도 창원시가 꼼짝하지 않자 정의당 경남도당은 4월 29일 기자회견을 개최,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대책 없이 6월 개장을 밀어붙이는 창원시의 행태에 큰 분노를 느낀다"며 "협약은 체결했지만 SM이 빠진 협약은 앙꼬 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창원시는 창원 SM타운 졸속개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고 공식 SNS에 입장문을 게재했다.

여러 의혹 속에서도 창원시가 창원 SM타운 개관을 서두르자 정의당 경남도당은 지난달 29일 창원시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 의혹 속에서도 창원시가 창원 SM타운 개관을 서두르자 정의당 경남도당은 지난달 29일 창원시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는 창원 SM타운 졸속개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경남도당 제공

#개관 서두르기 전에 의혹 해소하고 이견 좁혀야

이처럼 의혹이 산재하고 문제제기가 나오는 상황인데 창원시는 SM이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아 개관이 연기되고 있으니 빨리 제공하라는 입장이다.

창원시는 10일 입장문에서 "SM은 동의하고 체결한 변경확약에 대해 위법성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협약 당사자로 콘텐츠 제공, 운영노하우 등 개관 준비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며 "부대 시설과 핵심 시설 모두 완비됐으나 뮤지엄은 SM소속 아티스트의 IP를 SM 측에서 현재까지 제공 계획을 명백히 밝히지 않아 시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SM은 <더팩트>에 "창원문화복합타운의 핵심시설이 완비되었다고 주장하나 공연장ㆍ호텔 객실을 제외하곤 벽면이 전부 'SMTOWN 커밍순'으로 도배돼 있다"며 "SM은 이미 시설 운영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했고 뮤지엄과 오디션 공간에 대해서는 이미 기획설계를 다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시행사업자는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런 기본시설에 대해서 계속 반대해 왔다. 창원시도 시행사와 한목소리를 내며 수익성 검증이 안됐다며 면적을 축소하라고 통보하는 등 창원시와 시행사업자는 장기적ㆍ공익적 성격의 문화사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사업성 수익성만을 강조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속 아티스트의 IP는 SM이 본 사업을 위해 사용 허락할 수 있지만 SM의 것만은 아니다. 소속 아티스트의 노력과 팬들의 사랑으로 이뤄진 것들이고 그래서 SM은 IP를 활용할 때 더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 아티스트의 IP가 혹시라도 수익 사업을 홍보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방치한다면 아티스트와 팬들 모두를 기망하는 행위다.

창원시 입장에서는 개관이 계속해서 늦어지는 것에 조바심이 날 수 있지만, SM입장에서는 말끔한 의혹 해소 없이 등 떠밀리듯이 창원시에 동의를 하고 IP를 제공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오해와 갈등이 생긴 부분이 있다면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기보다 상호간의 노력을 통해 입장 차를 좁히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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