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하녀'로 톱스타 등극…결혼과 이혼 후 40년 조연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50년차 배우 윤여정은 연예계에 데뷔하자마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톱스타였다. 1966년 19세의 어린 나이에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윤여정은 3년 뒤인 1969년 MBC로 이적한 후 출연한 드라마 '장희빈'이 히트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그의 삶은 미나리처럼 세차다. 결혼 후 갑작스러운 배우 활동 중단, 이혼 후 조연 역할만 40여 년을 이어올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기나긴 배우의 삶을 지켰다. 고진감래, 2021년 4월26일(미국 시간 4월25일) 그는 7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윤여정은 1971년 故(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를 통해 본격적인 영화 인생을 시작한다. 파격적인 배역이었다. 윤여정이 '하녀'에서 맡은 역할은 주인집 남자를 유혹하는 가정부라는 설정이다. 당시 정서로는 굉장히 문제적인 역할이었으며 윤여정은 이번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에서도 언급한 김기영 감독을 믿고 출중한 연기를 선보였다.
윤여정은 문제작 속 파격 연기로 충무로의 시선을 단 번에 사로잡았다. 윤여정은 이 영화로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여우주연상 등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다음해 속편으로 제작돼 출연한 김 감독의 '충녀' 역시 연이어 흥행하면서 영화 두 편 만에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1974년 톱가수 조영남과 결혼은 윤여정의 배우 인생과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됐다.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톱배우가 톱가수와 결혼해 배우 활동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혼이 많지 않던 시절 결혼 13년 만에 이혼으로 또 다시 대중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화려한 톱스타의 말로가 비극인 줄 알았던 이가 적지 않았다.
이혼 후 인생 2막에 돌입한 윤여정은 조심스레 배우 활동을 재개했다. 다만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가 10여 년간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진 탓에 배우 활동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윤여정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혼녀'라는 타이틀로 TV출연이 쉽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윤여정은 배우 활동 복귀를 알렸음에도 여러 이유로 드라마나 영화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윤여정은 복귀 후 수백 여편의 드라마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비중이 드러나지도 않는 단역 역할도 수두룩 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주연을 맡아 출중한 연기와 결과물을 만들어냈던 데뷔 초기에 비하면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윤여정 특유의 생활 연기들이 천천히 세대를 공감하기 시작했다.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춰진 윤여정의 유쾌하고 쿨한 성격과 젊은 감각, 솔직한 입담 등도 대중에게 어필 요소로 다가 왔다. 대부분 조연이었지만 늘 중심과 함께 했고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연기에는 연륜마저 묻어나왔다.
결국 윤여정은 '미나리'를 통해 전 세계를 공감을 이끌어 냈다. 20대 톱스타, 30대 배우 활동 중단, 40~60대 충무로 대모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윤여정은 75세의 나이에 또 다시 충무로의 역사를 쓰게 됐다. 다시 활짝 핀 윤여정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젠 전 세계가 그녀를 주목하고 있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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