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OTT 동시 공개 전략 통할까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언뜻 보면 배우들의 비주얼을 내세운 오락영화 같지만 정성스레 싸 놓은 그 포장을 뜯으면 꽤나 묵직한 질문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왔던 만큼 관객 각자가 곱씹어온 기대 포인트들이 있을 터, 그 눈높이를 조금만 낮춘다면 썩 괜찮은 작품으로 남게 될 작품이 바로 '서복'이다.
15일 개봉하는 '서복'(감독 이용주)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공유 박보검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점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정보국에서 은퇴한 기헌은 뇌종양 판정을 받은 후 홀로 고통에 신음하며 살아간다. 그의 유일한 안식처는 마음 편히 잠들 수 있게 도와주는 약물뿐이다. 약에 취해 있던 어느 날 그는 정보국 요원 안부장(조우진 분)의 호출을 받게 된다. 안부장은 서복이라는 인물을 안전하게 옮기는 임무에 성공하면 뇌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은 기헌은 물론 세상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열쇠다. 때문에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조직들이 기헌과 서복을 추격해온다. 타들어 가는 기헌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애 처음으로 연구실에서 나온 서복은 처음 마주한 진짜 세상이 신기하기만 하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안부장이 서복의 존재를 지우기로 결심하며 추격은 점점 거세진다.
'서복'이 개봉 전부터 이토록 대중의 관심을 끈 이유는 다름 아닌 공유 박보검의 만남 때문일 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미남 배우의 투샷을 널찍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서복' 측 역시 인지하고 이들의 비주얼을 내세워 홍보를 진행해왔다. 팬들은 이에 뜨겁게 호응했고 지난해 이들이 커버를 장식한 한 영화 잡지는 품귀현상까지 겪었다.
비주얼과 연기 모두 합격점을 받아온 두 배우에 복제인간이라는 SF적 요소까지 가미했다. 대중성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셈이다. 예상대로 '서복'은 공유 박보검이라는 배우의 힘을 원동력으로 보는 이를 몰입시킨다. 먼저 공유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달리 다소 퀭한 인상이다. 시한부라는 캐릭터의 설정을 배가시키기 위한 공유의 숨은 노력이다. 싱그럽진 않지만 그럼에도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여 계속해 마음이 동한다.
박보검은 기대 이상을 해낸다. 그가 맡은 서복 캐릭터는 이제 막 세상에 나온 복제인간인 동시에 인간에게 불멸을 가져다줄 수 있는 신적인 존재다.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행동하다가도 세상에 달관한 절대자의 면모로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신비로운 비주얼의 박보검은 그 양면성을 능숙하게 오가며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한다. 박보검의 팬이라면 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장면들이 계속해 펼쳐진다.
서복이 능력을 발휘하는 몇몇 장면은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와의 기시감을 안긴다. 하지만 '서복'은 단순한 오락 영화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다. 계속해 관객들을 '삶과 죽음'에 관해 곱씹게 한다. 캐릭터와 배경, 몇몇 연출이 가진 상징성이 계속해 충돌하며 발생하는 에너지가 좋다. 하지만 친절하게 다가서기 위해서인지 메시지를 많은 부분을 영상 대신 대사로 전달한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지난해 말 극장 개봉을 목표로 홍보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코로나19 3차 대유행 여파에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그리고 마침내 15일(목) 극장과 OTT 플랫폼 티빙 동시 공개라는 독특한 방법을 택했다. 한국 블록버스터가 OTT와 극장 동시 개봉을 택하는 것이 처음인 만큼 '서복'은 여러 상징으로 무장한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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