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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함소원·'아내의 맛' 조작 논란, 과장된 연출인가(영상)

  • 연예 | 2021-04-13 07:00
방송인 함소원을 둘러싼 각종 방송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함소원은
방송인 함소원을 둘러싼 각종 방송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함소원은 "과장된 연출"이었다며 사과했다. 조작과 과장된 연출, 의미하는 바가 분명 다르다. /더팩트 DB

시댁서 사준다던 의왕시 빌라, 알고보니 원래 '함소원 소유'

[더팩트ㅣ이승우·김샛별 기자·박지윤 인턴기자]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사과나 해명의 내용은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 그래야 혼란이 없다. 해명에 대해 모호한 발언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나는 사과하는 사람 본인이 해당 사안의 본질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경우다.

최근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서 불거진 방송인 함소원의 방송 내용 중 일부 거짓 의혹과 관련해 제작진과 함소원이 공식 사과 했다. 함소원은 사과 후 하차했고, 시즌제 방송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책임을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함소원의 '아내의 맛' 방송내용 거짓 의혹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됐다. 함소원 시부모의 별장이 숙박 대여 사이트에 소개된 숙소라는 점, 함소원이 시어머니 마마의 막냇동생인 척 통화를 했다는 점 등 의혹은 꼬리를 물었다. 급기야 함소원 진화 부부의 중국 신혼집이 단기 렌트하우스였고, 부부가 이사를 위해 알아본 의왕의 새집이 실제로는 이미 함소원의 소유였다는 사실까지 의혹으로 번졌다.

함소원 진화 부부는 약 2년 9개월간 '아내의 맛'에 출연하며 여러 차례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딸 혜정이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함소원의 알뜰한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딸에게 작은 옷을 입히고 큰 신발을 신기는 모습, 중고 마켓 거래에서 강매를 시도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 논란이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이는 자극적인 방송을 위한 일부 설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의혹은 방송에서 용인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 이에 시청자들이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내의 맛' 제작진도 함소원도 입을 다물었다. 특히 함소원은 일부 누리꾼들의 댓글을 공개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는 등 활발하게 SNS 활동을 했지만, '조작 논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8일, '아내의 맛' 제작진은 "함소원의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고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함소원 또한 "개인적인 부분들을 세세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 죄송하다. 변명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긴 침묵 끝에 내놓은 공식입장이었지만, 정작 사과는 두루뭉술했다. 조작에 대한 여러 의혹 중 명확하게 해명된 부분은 없었다. '과장된 연출'이란 설명은 실체가 있는 기존 사실을 필요 이상으로 부풀렸을 때 어울리는 해명이다. 없는 사실을 진짜인 것처럼 꾸며냈다면 연출이 아니라 조작 혹은 기만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이에 <더팩트>는 함소원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관련해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시부모의 도움으로 이사한 듯한 방송인 함소원 부부의 새 집을 취재한 결과, 처음부터 함소원 소유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팩트 영상 캡처
시부모의 도움으로 이사한 듯한 방송인 함소원 부부의 새 집을 취재한 결과, 처음부터 함소원 소유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팩트 영상 캡처

√FACT체크1=부부의 이사할 집이 실제로는 함소원이 소유한 집이었다는 의혹

지난해 3월, 함소원 진화 부부가 새집을 알아보는 모습이 '아내의 맛'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중국에 있는 시아버지가 영상통화로 새집을 사주겠다고 했으며, 부부는 시어머니 마마와 함께 새집을 보러 다녔다. 함소원은 의왕의 작은 빌라를 선택했고 마마는 해당 집을 바로 계약해주려고 했다. 시댁의 도움으로 새집에 이사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해당 빌라가 부동산 매물이 아닌 원래 함소원 소유의 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팩트> 취재진은 경기도 의왕시를 직접 찾아가 문제의 집을 확인했다. 빌라는 도심 주택가라기보다는 한적한 골짜기에 있었다. 근처 부동산 중개업자는 해당 빌라에 대해 "2017년에 분양된 건물이다. 주변 빌라 중에서는 오래된 편이라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사실 돈이 좀 여유가 있다면 굳이 들어가서 살 만한 곳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개업자는 해당 건물이 2017년에 분양된 사실을 확인해줬다. <더팩트>가 확인한 등기부에도 2017년 매매로 인한 등기 이후 소유권 변경은 없었다. 소유자인 함수연은 2017년 3월 집을 매매했으며, 2020년 12월 근저당권을 말소했다. 함수연은 함소원의 본명이고 해당 빌라는 2017년부터 함소원의 소유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함소원은 왜 해당 빌라를 처음 보는 집인 것처럼 행동했을까. 취재진은 방송 당시 중개를 맡았던 담당자에게도 상황을 확인했다. A 씨는 "저희도 갑자기 연락을 받았었다. (함소원 씨가) 일단 아파트만 본다고 했었다. 빌라와 비교하는 차원에서 궁금하다고 했다"며 "비교를 하고 싶다는 데다 봐 두신 게 있다고 하니 아파트도 보여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주민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이들은 해당 빌라에 대해 "차가 없으면 왕래가 힘든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빌라에 거주 중인 함소원 진화 부부를 목격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종종 봤었는데, 오히려 최근에는 못 봤다" "밖에 자주 나오는 편은 아니다. 차 타고 왔다 갔다 하거나, 식당에서 밥 먹는 정도"라고 말했다.

함소원의 중국 신혼집(1, 2번째 사진)과 시부모의 중국 하얼빈 3층 별장이 이들의 소유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혼집은 월세로 거래되고 있으며, 별장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함소원의 중국 신혼집(1, 2번째 사진)과 시부모의 중국 하얼빈 3층 별장이 이들의 소유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혼집은 월세로 거래되고 있으며, 별장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FACT체크2=광저우 신혼집은 월세로 빌린 집·시부모 중국 하얼빈 별장은 에어비앤비 숙소

함소원의 집을 둘러싼 의혹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신혼집과 시부모의 별장 역시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이 빚어졌다.

먼저 방송에서 공개됐던 함소원 부부의 광저우 신혼집 아파트가 단기 렌트하우스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중국의 한 부동산 거래 사이트에서 함소원 부부의 신혼집과 똑같은 가구와 소품으로 배치된 인테리어의 집이 단기 임대 월셋집으로 거래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업체는 해당 집에 대해 "월세 120,000위안(한화 약 200만 원)으로 멋진 경관과 인테리어를 누리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소원 시부모의 중국 하얼빈 3층 별장 역시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함소원은 과거 방송에서 해당 별장을 공개하며 "본 집은 아니고 추수를 하는 시기에만 거주하는 시댁 별장"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숙박 대여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똑같은 인테리어의 숙소가 등록돼 있었다. 호스트는 石(석)이라는 이름이었으며, 그는 자신을 헬스 트레이너로 소개했다. 무엇보다 해당 숙소가 '아내의 맛' 방송 날짜인 2019년 10월보다 앞선 시기인 2019년 7월에도 이용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함소원이 방송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허위 과장 등의 논란에 휩싸인 뒤 가족에 대한 의구심 또한 커지고 있다. 함소원 진화 부부(아래)와 중국 가족들(위). /함소원 SNS
함소원이 방송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허위 과장 등의 논란에 휩싸인 뒤 가족에 대한 의구심 또한 커지고 있다. 함소원 진화 부부(아래)와 중국 가족들(위). /함소원 SNS

√FACT체크3='재벌 며느리'라는 수식어마저 허위인가

함소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재벌 며느리'에 대한 의심으로까지 번졌다. 별장과 신혼집 등으로 남편과 시댁의 재력을 과시했던 함소원이다. 하지만 해당 건물들이 방송을 위해 빌렸다는 의혹을 받으며 재력을 증명해줄 근거들이 사라진 셈이다.

함소원의 시아버지는 대규모 농장 사업가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함소원은 "여의도 30배 면적의 농장"이라며 "헬기로 관리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 중국은 개인 토지 소유가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나라라는 지적이 일자 함소원은 "땅을 소유했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농사를 짓는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30배 면적에 대해서도 말을 바꿨다. 함소원은 "한 번도 측량해본 적 없다. 나 역시 그렇게 들었기 때문에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화가 운영 중인 의류 공장에 대한 의심도 존재한다. 진화는 "광저우에서 의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중국 브랜드 회사나 타오바오 온라인 쇼핑몰에 의류를 공급하고 있고 20~30대 여성 의류 사업을 하고 있다. 성실하게 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의류 회사는 직원만 100명이다.

하지만 해당 의류 공장이 실제로는 진화의 매형이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에 힘이 실린 건 방송을 통해 공개된 진화의 태도였다. CEO인데도 불구하고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악하지 못한 점, 회사 내 업무 분담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모르는 점 등이 모두 신뢰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함소원은 과거 한 방송에서 "옛날에 재벌을 사귀어봤는데 진화는 재벌 축에 끼지도 못한다. 재벌은 정말 돈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다시 말해 함소원이 진화와 시댁을 재벌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은 없다. 다만 '재벌 집안'을 언급해 오해를 살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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