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후보 노미네이트 이어 수상 성공할까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미나리'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 노미네이트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역시 윤여정이다. 국내 영화 팬들과 더불어 외신의 관심까지 집중됐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지난 15일 미국 아카데미가 발표한 제93회 시상식 후보에서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정이삭), 음악상(에밀 모세리),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감독상(정이삭), 작품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윤여정(순자 역)은 한국 배우 최초의 여우조연상 후보가 됐다. 스티븐 연(제이콥 역)은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 최초의 남우주연상 후보다.
'미나리'의 선전에 외신들도 관련 보도를 이어나갔다. 특히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미나리'는 역사적인 오스카 후보"라며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가 신기원을 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1980년대 미국에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후보 선정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피플지는 영화 '노매드랜드'를 연출한 중국 출신 클로이 자오 감독과 함께 스티븐 연, 윤여정을 언급하며 "역사책에 이름을 쓰고 있다"고, LTA는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스티븐 연이 오스카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의 주요 연예 매체 가운데 하나인 버라이어티는 "9명의 유색인종 배우가 후보에 오른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양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며 윤여정과 스티븐 연을 조명했으며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도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역사적인 후보 선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포브스는 극 중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포브스는 "지난 55년 동안 한국 영화를 만들어온 배우"라고 소개하며 '화녀'(1971), '돈의 맛'(20212), '죽여주는 여자'(2016) 등 그의 지난 작품들은 물론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중인 tvN 예능프로그램 '윤스테이'에서의 활약도 언급했다.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활동 55년 차에 접어든 그는 '미나리'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얼굴을 알리게 됐다.
윤여정은 일찌감치 해외 매체들이 자신을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될 것이라고 예측하자 여러 차례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과한 관심에 어깨가 무거웠을 테지만 여우조연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 아시아계 배우로서는 '사요나라'(1957년)의 우메키 미요시(일본), '모래와 안개의 집'(2003년)의 아그다슐루 쇼레(이란), '바벨'(2006년)의 기쿠치 린코(일본)에 이어 네 번째 아카데미 후보가 됐다.
윤여정은 캐나다에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촬영을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했다. 자가 격리 중 후보 지명 소식을 듣고 배급사 판씨네마를 통해 장문의 소감을 전해왔다. 소감문에는 그의 연륜이 느껴진다. 윤여정은 "저는 경쟁을 싫어한다"며 최종 수상을 향한 응원보다는 후보 노미네이트의 기쁨을 함께 누리길 권했다.
윤여정의 바람과 달리 그의 수상은 이제 초미의 관심사다. 그가 만약 트로피를 받게 된다면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 아시아계 배우로서는 우메키 미요시에 이은 두 번째 수상자가 된다. 경쟁 상대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마,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이다.
한편, 미나리'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는다. 제작은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가, 배급은 '문라이트' '룸' '레이디 버드' '더 랍스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북미의 A24가 맡았다. 지난 3일 국내 개봉해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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