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덕 본 인기? '좋은 노래'라서 가능
[더팩트|원세나 기자] '전쟁 때 이거 틀어주면 전쟁 이김' '논산 실로암과 함께 양대 군 미스러리 중 하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철저한 인수인계로 후대까지 내려오는 곡'.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라고도 칭해지는 '군대 빌보드 차트 1위'에 빛나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 '롤린(Rollin')'의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이런 댓글들이 지금의 인기바람을 일으킨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레이브걸스가 4년 전에 발표한 '롤린'이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지니와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3일 오전 8시 현재)에 올랐고, 플로 2위 그리고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이 24시간 누적 집계로 순위를 매기는 '24Hits'에서도 같은 시각 13위에 랭크됐다.
'롤린'은 브레이브걸스가 지난 2017년 3월 7일 발표한 곡이다. 트로피컬 하우스를 접목한 경쾌한 업템포 EDM 장르의 곡으로 소속사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프로듀서 용감한형제를 비롯해 프로듀서 차쿤, 투챔프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롤린'이 뒤늦게 역주행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유튜브다. 지난달 24일 유튜브 채널 비디터에는 군부대 위문 공연 영상들과 관련 댓글을 편집한 영상이 게재됐다. '브레이브걸스 롤린 댓글 모음'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롤린' 활동 당시 음악 방송과 국방TV '위문열차' 무대 등을 편집하고 여러 댓글을 입힌 형태로 만들어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위문 공연에서 이들의 노래를 '떼창'하며 안무를 따라 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담겼고 당시 군시절을 추억하는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이 영상과 댓글이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자 일반 네티즌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군인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함께 '읽는 재미가 있는' 댓글에 즐거워했고 청량한 무드에 시원한 보컬, 그리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지닌 '롤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후 각종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에 관련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역주행에 탄력이 붙었다. 급기야는 주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고, 유튜브 영상은 3일 오전 8시 현재 조회 수 400만 뷰를 넘어섰다. 댓글도 1만여 개 이상 달렸다.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브레이브 걸스의 멤버 민영 유나 유정 등은 해당 유튜브 영상에 직접 댓글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으며,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자신의 SNS에도 소감을 남겼다.
유정은 SNS에 "내 인생 첫 1위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우리 5년 만에 웃게 해줘서 감사하다. 지금은 기뻐서 우는 중이다. 여러분 덕분에 브레이브걸스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고, 민영은 "데뷔 5주년이 며칠 전이었는데 첫 1위를 했다. 역주행 1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은 어쩐지 낯이 익다.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이 든다. 지난 2015년 꽤 오랜 무명 시절을 겪던 걸그룹 EIXD가 '위아래' 직캠 영상으로 화제를 낳고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던 때가 떠오른다. 당시 EIXD는 각 방송사로부터 출연 요청을 받으며 음악 방송에 재소환됐고, 1위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인기 걸그룹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EIXD 멤버들은 명실상부 스타그룹으로 자리매김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브레이브 걸스의 팬들은 지금 상황이 '반짝인기'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과거 EXID와 같이 이번 화제를 촉매제 삼아 음악 방송을 비롯해 브레이브 걸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역시 다양한 활동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도 엿보인다.
이제 관건은 '역주행 시동'을 건 브레이브 걸스가 수많은 관심 속에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떠오른 '불변의 법칙' 한 가지는 좋은 노래는 결국 빛을 본다는 사실이다. '롤린'과 '위아래'의 공통점 역시 '좋은 노래'이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위대하다는 걸 브레이브 걸스가 다시 입증한 셈이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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