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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전설'이 된 나의 인생곡④] 강진 '막걸리 한잔'..."생애 두번째 인생곡"

  • 연예 | 2021-02-11 07:00
'막걸리 한잔'은 강진이 2019년 1월에 발표한 노래다. 불과 1년여 만인 2020년 상반기 대중 히트곡이 됐다. 원곡가수 강진은
'막걸리 한잔'은 강진이 2019년 1월에 발표한 노래다. 불과 1년여 만인 2020년 상반기 대중 히트곡이 됐다. 원곡가수 강진은 "'막걸리 한잔'은 정통 트로트 바람과 함께 급물살을 탄 노래"라고 말했다. /하랑미디어그룹 제공

트로트가 밝고 젊어졌다. 최근 몇 년 사이 방송가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다.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트로트 팬층도 훨씬 넓고 깊고 다양해졌다. 덕분에 잊혔던 곡들이 리바이벌 돼 역주행 신화를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무명시절은 있기 마련이고 터닝포인트도 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낸 레전드 가수들 역시 인생을 바꾼, 또는 족적을 남긴 자신만의 인생곡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단 한 두 곡의 히트곡만을 낸 가수들이라면 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다. 가수 본인한테는 물론 가요계와 팬들이 인정하는 자타공인 트로트 인생곡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영탁 '막걸리'(탁주) 이미지 담은 강렬한 역주행 신화

[더팩트|강일홍 기자] "히트곡이 탄생하는 데는 운도 필요하더라고요. '막걸리 한잔'은 정통 트로트 바람과 함께 급물살을 탄 노래입니다. 후배 가수 영탁의 공을 무시할 수 없죠.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주목받는 타이밍을 놓치면 묻히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막걸리 한잔'은 강진이 2019년 1월에 발표한 노래다. 불과 1년여 만인 2020년 상반기 최고의 대중 히트곡이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영탁이 불러 강력한 회오리를 일으킨 이른바 역주행 신화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트로트 히트 주기로 보면 이례적인 결과다.

영탁 역시 자신의 이름에서 풍기는 '막걸리'(탁주, 濁酒) 이미지를 강진의 신곡 '막걸리 한잔'에 실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곡은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자들의 단골 레퍼토리 중 하나가 됐다. 박서진 전유진 손빈 김현 손빈아 이용주 등이 불렀다.

사실 '막걸리 한잔'은 노래가 발표된 2019년 한 해 인기 트로트곡 중 하나였다. 강진은 "가사부터 완전 복고풍 트로트였는데 이상하게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미스터트롯' 본선 2차전 데스매치 때 영탁이 부른 게 바람을 일으킨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곡은 '땡벌' '삼각관계' '화장을 지우는 여자' '달도 밝은데' 등과 더불어 중장년들이 좋아하는 강진의 대표 히트곡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된다. 덕분에 그는 KBS2 '불후의 명곡2'에 전설로 초대받으며 레전드 가수 반열에 올라섰다.

'땡벌'에 이어 강진의 두번째 인생곡이 된 '막걸리 한잔'은 세대를 잇는 절묘한 구성으로 찡한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추억을 담고 있다. 1절 '우리 아들'은 막내아들 자신이고, 2절 '우리 아들'은 막내아들이 낳은 아들 그러니까 아버지의 손자다.

'막걸리 한잔'은 영탁이 자신의 이름에서 풍기는 '막걸리' 분위기를 담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곡은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자들의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하랑미디어그룹, 누에라프로젝트
'막걸리 한잔'은 영탁이 자신의 이름에서 풍기는 '막걸리' 분위기를 담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곡은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자들의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하랑미디어그룹, 누에라프로젝트

'온동네 소문 났던 천덕꾸러기 막내아들 장가 가던 날/ 앓던 이가 빠졌다며 덩실더덩실 춤을 추던 우리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가 낫지요/ 고사리 손으로 따라주는 막걸리 한잔아버지 생각나네/ 황소처럼 일만 하셔도 살림살이는 마냥 그 자리/ 우리 엄마 고생시키는 아버지 원망했어요/ 아빠처럼 살긴 싫다며 가슴에 대못을 박던 못난 아들을 달래주시며/ 따라주던 막걸리 한잔 따라주던 막걸리 한잔'(강진 '막걸리 한잔' 1절)

'막걸리 한잔'은 어떻게 불러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을까. 강진은 "강약 조절과 가사 전달에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한다"면서 "시작부터 리듬이 경쾌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자칫 부자지간 이별이 담긴 가사 속 진짜 감정전달을 놓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땡벌'에 이어 '막걸리 한잔'까지 강진은 외적 요인에 의해 두번씩이나 극적인 행운을 안은 가수다. 사실 그의 진면목은 첫 히트곡 '땡벌'이 부각된 뒤에야 드러났다. 이미 알려진대로 '땡벌'은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이 운전 중 노래를 부르는 장면 덕분에 유명해지는 계기가 됐다.

강진은 나훈아 스타일의 정통 트로트 스타일을 고수해온 대표 가수이고, '땡벌'도 작사 작곡자인 나훈아가 원곡가수다. 이 곡은 강진이 히트시키며 KBS2 '뮤직뱅크 시청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트로트 곡이 '뮤직뱅크'에서 1위를 수상한 곡은 '땡벌'이 유일하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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