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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유재석X조세호 '유퀴즈', 저자세의 미학

  • 연예 | 2021-01-27 05:00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tvN 대표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첫 시즌 1%대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렸고 최근 5%대의 벽도 넘어섰다. 그리고 이제는 스핀오프 예능이라는 유쾌한 변주도 펼친다. /tvN 제공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tvN 대표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첫 시즌 1%대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렸고 최근 5%대의 벽도 넘어섰다. 그리고 이제는 스핀오프 예능이라는 유쾌한 변주도 펼친다. /tvN 제공

'난리났네 난리났어'로 유쾌한 변주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아무리 유재석이 출연한다고 해도 그저 일반인을 불러 세워 퀴즈를 풀게 만드는 데 무슨 재미일까. 처음엔 알쏭달쏭했는데 어느덧 100회를 눈앞에 둔 tvN의 간판 예능이 됐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유재석과 조세호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푸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2018년 8월 29일 첫 방송돼 그해 11월 14일 첫 시즌을 마무리했고 최근 세 번째 시즌을 방영 중이다. 지난 20일 90회를 맞이했다.

오랜 방영 기간에 인기가 시들해지기는 커녕 시청률이 점차 높아진다. 첫 시즌 1%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오갔지만 두 번째 시즌 2%대까지 올랐고 세 번째 시즌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85회 5.1%라는 자체 최고 성적까지 달성했다.

시즌이 거듭되며 포맷에 엄청난 변화를 준 것은 아니다. 3월 11일 세 번째 시즌의 시작이 코로나19 대유행과 겹쳤고 '유퀴즈' 제작진은 고민에 빠졌다. 시민들을 만나는 포맷을 과감히 포기하고 스튜디오에 사람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몇몇 예능이 '방역수칙을 준수했다'는 명목하에 기존 포맷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더욱 돋보이는 행보였다.

스튜디오 초대라고 해서 마구잡이로 사람을 섭외하지 않았다. '유퀴즈'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소재,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줄 인물을 시청자 앞에 세웠다. 3월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생활을 만끽하지 못한 20학번 새내기들을, 광복절에는 독립운동가 후손과 강제징용 생존자 등을 초대하는 등 시의성과 의미 모두를 담아낸 기획으로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켰다.

'유퀴즈'는 일반인 출연자와 관련된 논란으로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유퀴즈' 캡처
'유퀴즈'는 일반인 출연자와 관련된 논란으로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유퀴즈' 캡처

특히 개그맨 특집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개그콘서트'의 종영 후 설 자리를 잃은 KBS 개그맨들을 초대해 그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애틋한 방송이었다. 이외에도 공유 신민아 배두나 등 인기 연예인과 평범한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며 공감과 화제성 모두 다 챙겨가기까지 했다.

물론 '유퀴즈'가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시즌 말미 한 유튜버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빈축을 샀다. 또한 유명 자동차 매거진 편집자 사칭 의혹을 받고 있는 유튜버 부부, 과학 인재 육성을 위해 국비가 투입된 과학고를 졸업했으나 의대로 진학한 대학생을 방송에 내보내 "출연자 검증이 미흡하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때마다 '유퀴즈'는 이렇다 할 변명이나 반박 없이 모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무단 도용 논란에 해당 유튜버 관계자를 만나 직접 사과했고 출연진 논란에는 "명백한 제작진의 잘못이다" "우리가 무지했다" "이를 계기로 더 성찰하고 좋은 방송을 만들겠다"는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유퀴즈'는 인기에 힘입어 오는 28일 스핀오프 예능 '난리났네 난리났어'를 론칭한다. /tvN 제공
'유퀴즈'는 인기에 힘입어 오는 28일 스핀오프 예능 '난리났네 난리났어'를 론칭한다. /tvN 제공

이런 '유퀴즈'의 저자세는 제작진의 섭외에 임하는 출연진을 대하는 유재석 조세호의 태도와 겹쳐진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경청하고 적재적소에 위트를 첨가하며 출연자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웃음을 억지로 쥐어짜지도 않는다.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은 출연진의 예상 밖 이야기 혹은 서로를 "자기"라고 부르는 유재석 조세호의 만담뿐이다.

유재석 조세호의 활약에 무장을 해제한 출연자는 자신의 개인기마저 방출한다. 76회 '공무원 특집'에 출연한 김철민 씨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대사 중 하나인 "난리났네 난리났어"를 따라 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 이 장면은 '유퀴즈'가 어색해지는 순간마다 삽입돼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유행어가 됐다. 그리고 제작진은 오는 28일 그 유행어를 따온 스핀오프 예능 '난리났네 난리났어'를 선보인다.

'난리났네 난리났어'는 '유퀴즈' 출연자에게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던 삶의 터전을 직접 카메라에 담고 현장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전망이다. 그 기획 의도마저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매진한 분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직접 그분들의 현장에서 추억과 경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듣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박근형 PD)이라고 하니 '유퀴즈'는 새로운 시도마저 참 위트 넘치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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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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