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인기폭발, 연말 나훈아 콘서트 8분 만에 매진 '피켓팅'
[더팩트｜강일홍 기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문답을 통해 사람의 무지를 깨닫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제자 카이레폰은 '아테네의 현명한 스승'에 대해 "소포클레스는 현명하고 에우리피데스는 더욱 현명하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가장 현명하다"는 답을 얻는다. '너 자신을 알라'는 세계 4대 성인으로 꼽히는 그의 명언 중 하나다.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자만하지 않고 무지함을 인정한 동 시대 진정한 스승이었다. 2500년 전 살았던 소크라테스가 대한민국 가요계에 화두로 떠올랐다. 나훈아가 부른 신곡 '테스형'의 열기 덕분이다. '테스형'은 소크라테스를 소환해 어지러운 오늘의 현실을 위트와 해학으로 풀어낸 노래다. 나훈아의 기발한 착상에 2030세대가 먼저 반응했다.
◆ 20~30대 나훈아 관심 증폭,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1000만 상회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웃는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 가본 저 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나훈아 '테스형')
'테스형'은 지난 8월 발매한 나훈아 정규앨범 '아홉 이야기'에 수록된 곡이다. 누구나 공감할, 꿰뚫는 통찰력과 깊이 있는 가사가 압권이다. 나훈아의 위상과 무게감이 다시 한번 빛이 났다. 눈길을 끄는 건 젊은층의 높은 관심이다. 음원 플랫폼 멜론의 실시간 재생데이터 스트리밍 횟수에서도 20~30대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뮤직비디오는 나훈아 특유의 감칠 맛 나는 노래를 배경으로 강과 바다, 하늘과 구름, 철창, 석양의 갈대와 일출 일몰, 어둠속을 가르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질주, 야산 제비꽃과 들국화, 하늘을 나는 고독한 독수리 등을 담았다. 유튜브 조회수 (11월18일 기준 1096만550회)가 말해주듯 평범하지만 '나훈아스런' 복고풍이 오히려 호평의 비결이 됐다.
◆ '테스형' 인기질주에 콘서트는 '피켓팅', "테스형, 티켓이 왜이래"
이런 열기는 연말콘서트 '티켓 전쟁'으로 이어졌다. 17일 오전 10시에 진행된 부산 콘서트 예매는 8분 만에 동이 났다. 매회 매진을 기록하는 나훈아의 티켓 파워는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코로나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예상을 뒤엎은 결과다. 2020 나훈아콘서트는 부산(12월12~13일)를 시작으로 서울(18~20일) 대구(25~27일)에서 각각 펼쳐진다.
"부모님이 나훈아 형님의 광팬이에요. 3년 전에도 티켓 구하느라 난리를 쳤어요. 효도하는 마음으로 간신히 구해드렸는데 이번엔 정말 엄두가 나질 않아요. 지난 추석 연휴에 TV로 콘서트를 보고 부모님께서 왜 나훈아 씨한테 열광하는지 알았어요. 구할 수만 있다면 저도 '테스형'을 현장 라이브로 보고듣는 영광을 누리고 싶죠." (서울 S씨)
나훈아는 최근 BTS와 임영웅을 제치고 가수 브랜드 평판지수 1위(한국기업평판연구소 10월 조사)를 차지했다. 젊은 세대 팬들 사이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시공간을 넘어 호칭마저 '테스형' '훈아형' 으로 통용되는 분위기다. 콘서트를 앞두고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이 재연되는 가운데 가히 "테스형, 티켓이 왜이래"라고 하소연할 만도 하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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