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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짐 내려놨다"는 오달수, 어딘가 낯선 '이웃사촌'(종합)

  • 연예 | 2020-11-11 18:00
오달수가 '미투' 논란 이후 3년여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영화 '이웃사촌' 개봉을 앞둔 그는
오달수가 '미투' 논란 이후 3년여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영화 '이웃사촌' 개봉을 앞둔 그는 "이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동률 기자

'미투' 논란 이후 첫 공식석상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반갑습니다. 오달수입니다. 날씨도 추워졌는데 이렇게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영화를 조금 전에 봤는데 누구보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오달수가 뱉은 첫인사다.

문화계 '미투' 운동이 불었던 2018년 오달수는 두 명의 여성에게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는 "그런 행동을 한 적 없다"고 해명했으나 추가폭로가 이어졌고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날 3년여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왼쪽부터 이유비 김병철 김희원 정우가 앉았고 오달수는 그 오른편에 이환경 감독과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이 감독은 "7이라는 숫자와 인연이 많다. '7번방의 선물' 이후 7년만의 영화"라는 말로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켰고 "오랜만의 행사라 떨려서 오달수 선배에게 내 곁에 있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유비 김병철 김희원 정우 오달수 이환경 감독(왼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진행됐다. 이 감독은
이날 간담회는 이유비 김병철 김희원 정우 오달수 이환경 감독(왼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진행됐다. 이 감독은 "오랜만의 행사라 떨려서 오달수 선배에게 내 곁에 있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장 대권(정우 분)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의식(오달수 분)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과 제작진이 다시 의기투합했다.

2018년 초 촬영을 마무리한 '이웃사촌'은 오달수의 '미투' 논란으로 계속해 작품 공개를 미뤄왔다. 하지만 투자 배급을 맡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한국 영화사업 철수 수순을 밟으며 오는 25일 개봉을 확정했다. 오달수에게 작품의 개봉 연기는 마음의 짐이었던 모양이다. "개봉되지 못했다면 평생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3년 전 고생한 배우들과 스태프들 감독님 모두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개 숙였다.

출연진이 차례로 마이크를 잡아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오달수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구상했는지 설명했다. 그가 맡은 의식은 독재정권 시절 야권을 대표하는 얼굴이자 대통령의 꿈을 품은 인물이다. 오달수는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물로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달수는 독재정권 시절 야권을 대표하는 얼굴이자 대통령의 꿈을 품은 의식 역을 맡았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오달수는 독재정권 시절 야권을 대표하는 얼굴이자 대통령의 꿈을 품은 의식 역을 맡았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3년의 자숙 기간과 관련해서도 털어 놓았다. 그는 "거제도에서 가족들과 농사를 짓고 살았다. 가족들이 항상 옆에 붙어있었다. 내가 생각이 많아질까 봐 그랬던 것 같다.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영화가 개봉될 날만 기다리며 지내왔다. 인생에 행운과 불행 다행이 있다고 하더라. 개봉 날짜가 정해져서 다행이었다. 짊어지고 갈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실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때로 미소를 짓기도 했으나 줄곧 진중한 표정으로 차분함을 유지했다. 배우들이 서로 건네는 농담에도 객석은 조용했다. 행사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출연진은 이를 의식한 듯 오달수를 향한 칭찬을 이었다.

오달수는 다소 차분한 태도였지만 때로는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기도 했다. /이동률 기자
오달수는 다소 차분한 태도였지만 때로는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기도 했다. /이동률 기자

이 감독은 "나는 늘 오달수를 라면이라고 표현한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살찔 것 같아 멀리하면 또 땡 긴다. 늘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정우는 "오달수가 나오지 않는 영화가 무엇인지 선뜻 생각나지 않았다. 영화계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남다른 신뢰를 내비쳤다.

오달수는 '미투' 의혹과 관련해 경찰로부터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무혐의가 곧 무죄는 아니다. 경찰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1993년 사건이라 공소시효가 끝나 혐의를 입증한다 해도 처벌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뒤숭숭한 분위기지만 '이웃사촌'과 함께 오달수는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향후 활동과 관련해 그는 "계획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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