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엔터테인먼트 기업 될 것"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주식시장 엔터 3대장 구도가 깨졌다. 세 회사의 힘을 합친 것보다 더 막강한 엔터사의 등장이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지난 15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시초가는 최초 공모가 135000원의 90~200%로 결정되는 만큼 최저는 12만1500원, 최고 27만 원이 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빅히트는 최고가인 27만 원으로 유가 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하고 이후 상한가를 형성하는 이른바 '따상'도 기록했다. 개장하자마자 주가의 30%가 올랐고 시가 총액(이하 시총)은 11조 88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곧 상한가가 풀려 4.44%까지 하락했으나 공모가의 2배로 시작한 만큼 여전히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이다. 빅히트는 이날 시총 8조 7323억에 코스피 32위로 장을 마감했다.
엔터테인먼트 공룡의 탄생이다. 3대 엔터주로 군림한 JYP·YG·SM의 시총은 15일 기준 각각 1조 2087억·8256억·7469억으로 총 2조 7812억이다. 빅히트는 3대 엔터주 시총의 3배를 훌쩍 넘어선다. 오랫동안 불려오던 '3대 기획사'라는 수식어도 이번 빅히트의 상장으로 옛말이 됐다.
2005년 빅히트 설립 당시부터 예견된 일은 아니다. 혼성그룹 에이트, 걸그룹 글램 등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으나 그 파급력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렀다. 하지만 2013년 방탄소년단을 론칭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화양연화 Part.2(파트2)'로 빌보드 200에 처음으로 입성한 뒤 'LOVE YOURSELF 承 Her(러브 유어셀프 승 허)'로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부터 'MAP OF THE SOUL(맵 오브 더 소울)' 시리즈를 선보이며 방탄소년단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결실은 지난 8월 21일 발매한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결실을 거뒀다. 이들은 빌보드 차트 핫100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첫 1위를 거머쥐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6년 360억 원이던 매출은 924억, 2142억, 5879억 등 매해 뚜렷한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하지만 해당 매출의 80%가 넘는 비율이 방탄소년단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은 오랜 고민거리다. 그래서 빅히트는 이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한동안 분주하게 움직였다.
빅히트는 지난해 신인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데뷔시켰고 세븐틴과 뉴이스트가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을 인수했다. 방탄소년단에 쏠린 매출을 분산시키기 위한 몸집 불리기다. 앞으로는 CJ ENM과의 합작 프로젝트 Mnet 예능 '아이랜드'로 탄생한 신인 보이그룹 엔하이픈에 이어 2022년 새 보이그룹을 선보일 계획이다.
빅히트 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의장은 "빅히트 생태계를 구성하는 세 가지 축이 있다"며 "질 높은 콘텐츠, 이를 사업화하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능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빅히트 플랫폼 안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몸집을 불려 품게 된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사업 다각화의 청사진이다.
빅히트는 빅히트 360, 빅히트 아이피, 수퍼브, 비오리진 등을 자회사로 뒀다. 각각 콘텐츠 기획 및 제작, IP(지식재산권) 관리, 게임 개발, 콘텐츠 판매를 맡는다. 커뮤니티에 콘텐츠 유통 기능을 더한 빅히트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플랫폼 위버스도 가지고 있다.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IP 콘텐츠를 만들며 자체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시스템의 기초를 다져둔 셈이다.
빅히트에게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3자 구도를 무너뜨렸고 오랫동안 준비했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은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방 의장의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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