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아미밤) 빅뱅(뱅봉) 엑소(에리디봉) 등 한류 선봉 아이돌 피해
[더팩트|강일홍 기자] 스티커, 열쇠고리, 필통, 달력, 포토북, 인형, 무드등, 담요 등 팬덤이 만들어낸 아이돌 굿즈는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다. 머천다이즈로도 불리는 '굿즈'는 본래 일본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래한 단어다. 팬이라는 특정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일반 상품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런 이유로 팬심을 담은 애정과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굿즈 문화의 본격화는 2세대 아이돌이 등장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다. 1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H.O.T와 젝스키스 전성기 시절엔 팬들이 그룹을 상징하는 색깔 풍선이나 우비 등을 준비해 공연장 열기를 주도했다. 소박했지만 굿즈 문화의 밑거름이었던 셈이다. 팬클럽 차원에서 굿즈를 제작한 1세대 아이돌과 달리 2세대 이후로는 팬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현재는 소속사가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공식 굿즈와 팬들이 다른 팬들에게 판매하는 비공식 굿즈로 구분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마저도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팬들이 디자인한 비공식 굿즈가 더 정교해지고 퀄리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의 마음은 현실 속 상대를 좋아하는 감정과 흡사하다. 굿즈는 자신의 아이돌을 쉽게 떠올리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 '대한민국 문화 자존심' 한류, 세계 1위 디지털 기술력 결합 '엄청난 경제 시너지'
아이돌 굿즈는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자신이 누군가의 팬이라는 걸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확인시키는 수단이 되거나 팬들끼리 소속감 또는 일체감을 느끼게 해준다. 굿즈 중에서도 응원봉은 1세대 이전부터 야광봉이란 명칭으로 콘서트 열기를 주도한 대표적인 응원 도구다. 팬들은 응원봉을 활용한 각양각색 이벤트 연출로 무대 위 아티스트들과 호흡한다.
평범한 야광봉이 아이돌 굿즈의 상징성을 갖게 된 건 첨단 기술력 덕분이다. 디지털화된 팬라이트(응원봉)는 무선으로 통합 컨트롤러(연출부스)와 연결돼 다양한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관객들이 사전에 정해진 코드를 입력한 뒤 공연장에 입장하면 좌석에 맞춰 색상과 점멸 효과, 카드섹션 등 무한대의 시각적 연출효과를 낼 수 있다. 박자와 리듬에 맞춰 색깔이 바뀌기도 한다.
인기 아이돌 그룹 콘서트장에서 팬라이트는 이제 '필구'(필수도구)다. 이 때문에 응원봉은 아이돌 팬들한테 굿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BTS의 아미봉을 비롯해 뱅봉(빅뱅), 에리디봉(엑소), 캐럿봉(세븐틴), 캔디봉(트와이스) 등은 한류팬들이 가장 갖고 싶은 굿즈로 통한다. 국내 F업체가 개발해 세계 특허를 낸 팬라이트 독점기술은 또 다른 차원에서 한류의 선봉에 서 있다.
◆ '짝퉁' 모조품(假品), 정품과 알고리즘 달라 '일체감' 없고 한류 자존심에도 '생채기'
조명이 화려하면 빛을 따라 부나방이 꼬이게 마련이다. 빛과 그림자처럼 유사 모조품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크다. BTS 경우는 비엔엑스 리버스 숍에서만 정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콘서트가 있거나 특별 이벤트가 있을 때만 판매를 하다보니 쉽게 구할 수 없는 팬들이 '짝퉁' 유혹을 받는다. 특히 해외 팬들은 한국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구입하면 진품으로 믿고 사지만 대부분 가짜다.
"응원봉은 콘서트가 재개되면 언제든 활용할 수 있고, 소장하기만 있어도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와 일체감을 갖는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가짜 모조품은 겉모양만 비슷할 뿐 알고리즘이 달라 일체감이나 동반 감정을 느낄 수 없어요. 나중에 큰 심리적 충격을 겪게 되죠. 실제로 가품을 구입한 팬들이 공연장에서 연동이 안돼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 하는 걸 많이 봤어요."(업체 관계자)
한류는 대한민국의 문화 자존심이다.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디지털 기술력과 결합돼 엄청난 경제적 파생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반면 한류 자부심에 생채기를 내는 국내 제조사들의 얄팍한 상술과 부끄러운 양심은 안타깝다. 가짜에 속아 잘못 산 팬들이 실망하면 결국엔 한류가 멍이 든다. 악성 댓글이나 유언비어 단속도 중요하지만 아티스트들을 빛나게 보듬어주는 굿즈에도 세심한 관리가 절실해 보인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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