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담았다"며 새 앨범 발매 예고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자신은 진심일지라도 다수에겐 뻔뻔함일 수 있다. "진심이 다가가길 소망한다"며 신곡을 예고한 마이크로닷도 마찬가지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PRAYER' 9월 25일 12시PM 공개되는 앨범이다. 제게 주어졌던 지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분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며 신보의 커버 사진을 공개했다.
새 앨범 발표를 예고하는 흔한 글이지만 마이크로닷은 상황이 좀 다르다. 그는 20년 전 부모가 벌인 사기 행각이 드러난 뒤 활동을 중단했다. 연좌제라는 말도 나왔지만 그 과정과 이후 마이크로닷의 언행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마이크로닷이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던 2018년 11월 그의 가족사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그의 부모가 1990년대 충북 제천 거주 당시 친인척 및 지인 등 14명에게 약 4억 원 상당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1998년 뉴질랜드로 달아났다는 것.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들이 고소했지만 마이크로닷 일가족이 도피하면서 사건은 '피의자 소재 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당시 사건이 다시 들춰진 건 마이크로닷의 가족이 버젓이 예능에 출연한 뒤다. 호화롭게 잘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본 당시 피해자들은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고 더 황망할 수밖에 없었다.
마이크로닷은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사실무근이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사건의 실체가 점점 구체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하자 "죄송하다. 아들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그때서야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지난해 4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입국했고 곧바로 구속돼 검찰로 송치됐다. 그리고 10월 부모는 각각 징역 3년,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변제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항소했지만 지난 4월 기각됐고 원심이 유지됐다.
2017년 12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형과 함께 뉴질랜드에 19억 원짜리 집을 샀다. 그 집에는 부모님이 살고 있다"고 말했던 마이크로닷이 과연 책임을 다할 의지가 있었는 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5월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 한 피해자는 "마이크로닷과 산체스가 엄마랑 한 번 찾아왔다. 원금도 안 되는 돈을 주겠다더라. '합의 못 한다'고 했더니 '돈이 없다'더라. 마이크로닷이 '하늘에서 돈뭉치가 떨어지면 연락드리겠다'며 돌아서더라"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마이크로닷은 "특히 '책임감(Responsibilities)'이라는 곡을 가장 먼저 들려드리고 싶다. 조심스럽고 고민과 걱정이 많았던 작업 과정이었지만 용기를 냈다. 부디 그간의 제 고민과 생각들을 담은 진심이 잘 다가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책임감, 진심 등의 단어로 본인 스스로 복귀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모양새다. 이를 보는 대중은 불편하다. "뻔뻔하게 살아 남으면 승자가 되는 세상이니 철판 깔고 가나 보다", "책임감. 그래서 그렇게 행동했나" 등 부정적인 반응만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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