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 여파 속 비대면 여행 웹 예능까지 등장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방송가를 덮쳤다. 연이은 프로그램 제작 중단에 편성표는 뒤죽박죽이다. 홍보를 위해 진행되는 행사에서도 스타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박보검의 입대 전 마지막 행사까지 무산시키는 바이러스의 공포다.
지난 4일 채널A 새 금토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은 보도자료를 통해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과 작품 소개가 담긴 프레스 킷을 취재진에 전달했다. 이날 첫 방송에 앞서 진행 예정이었던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대신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제작진은 "인터뷰는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최소 인원으로 안전하게 진행됐다"는 말로 혹시 모를 논란까지 대비했다.
줄곧 오프라인 행사로 꾸며지던 제작발표회는 올해 2월 코로나19 확산에 대부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취재진이 몰릴 것을 대비해 내놓은 해결책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카카오M '아만자', OCN '미씽: 그들이 있었다' 등 주요 드라마는 연이어 행사를 중단했다. tvN '청춘기록' 역시 박보검의 군 입대 전 마지막 공식 행사라는 점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음에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코로나19 여파 속 익숙해진 온라인 행사도 점점 생경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SBS '앨리스'는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선 주원 등 주연 배우들이 마스크를 쓴 채 마이크를 잡게 했다. 출연진 사이의 유리 벽까지 준비했다. 김희선은 "저도 활동을 오래 했다면 오래 했는데 이렇게 칸막이까지 있고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방송사의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역시 출연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뿐만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는 방송국 편성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KBS는 '그놈이 그놈이다'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서성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촬영 중단을 결정했다. KBS는 이 작품의 마지막 2회가 방송될 예정이었던 지난 8월 23·24일 특집 다큐멘터리를 편성했다. 이 여파로 후속 드라마 '좀비탐정'은 제작발표회와 첫 방송 일정이 밀렸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지난 1일 종영했으나 2주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애청자들의 몰입감은 덜했을 터다.
KBS의 고난은 계속됐다. 서성종과 함께 연극을 준비하던 허동원이 확진 판정을 받자 그가 출연 중이던 수목극 '도도솔솔라라솔' 촬영을 중단했다. 계속되는 n차 감염 우려에 대부분의 드라마 촬영 중단까지 선언했다. '도도솔솔라라솔'과 일일극 '비밀의 남자'는 모두 편성이 밀렸다. JTBC과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 등도 연달아 드라마 촬영 중단에 동참했다. 이 때문에 방송 중이던 드라마가 결방되고 첫방송이 밀리는 등 편성은 뒤죽박죽이 됐다.
이 영향을 받은 드라마들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배우들의 활약 조명, 스틸컷 공개, 비하인드 인터뷰 등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tvN '악의 꽃'은 지난 3일 결방 대신 스페셜 방송으로 기존 시청자를 잡기 위해 나섰다. 한 드라마 홍보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 모두 전전긍긍하고 있다. 홍보 플랜이 늘어지니 없던 예정에 없던 내용까지 발굴하고 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존 방송분을 재편집해 이슈를 이어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능은 코로나19에 발맞춰 변모 중이다. "촬영 후 방역 작업을 시행했습니다" "정부지침을 준수했습니다" 등과 같은 예능프로그램 속 자막은 이제 시청자들에게 친숙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편성을 35분 앞당겼다. "코로나 19로 앞당겨진 귀가 시간 및 재택 시간 증가 등 변화된 생활 패턴을 고려했다"는 이유다.
예능의 과감한 포맷 변경도 눈에 띈다. 해외 트로트 버스킹이 포맷이었던 SBS '트롯신이 떴다'는 랜선 콘서트, 노래 강의, 출연진의 노래 바꿔 부르기 등으로 채워졌다. '현장에서 노래를 들은 100명의 판정단이 진짜를 가려내야 한다'는 주제를 이유로 방청객 녹화를 강행해 빈축을 샀던 JTBC '히든싱어6'도 오는 7일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녹화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정규 방송보다 편성에서 자유로운 방송사 웹 콘텐츠는 대놓고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포맷까지 내놓는다. 그 시작은 '온택트(Ontact)로 찾아가는 랜선 여행기'라는 슬로건을 내건 JTBC의 '트러블러 - 용진호의 돈독한 여행'이다. 지난 4일 첫 라이브를 진행했고 9월 중 유튜브를 통해 완성된 영상을 내놓을 계획이다. JTBC 관계자는 "이용진 이진호의 비대면 여행기가 콘셉트다. 아직 정확한 내용을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코로나 시대에 걸 맞는 여행 예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가는 우여곡절 끝 각자의 방법으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드라마는 상황이 나아지자 하나둘 촬영을 재개하고 예능은 포맷 변경과 언택트로 해답을 찾았다. 다만 SBS '런닝맨' '집사부일체', tvN '서울 촌놈' 등 일반인들과 접촉 우려가 큰 야외 예능들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이다. '히든싱어6'와 비슷한 포맷인 '로또싱어'도 아직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는지 무소식이다. 정부는 지난 4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오는 13일까지 연장했다. 수많은 우려 속 급격하게 적응하는 방송가 풍경은 한 동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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