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 복용, "처음 3개월은 효과 봤지만 완치는 미지수" 고백
[더팩트|강일홍 기자] "이제부터는 정신력 싸움인 것같아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통증 때문에 어제(23일) 원자력 병원에 다녀왔어요. 암이 퍼져 신경을 누른다고 하는데 앞으로 두 달이 고비가 될 것같아요."
1년째 폐암으로 투병 중인 방송인 김철민의 몸 컨디션이 최근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김철민은 '펜벤다졸' 복용 후 한때 호전 소식을 알리며 암투병 환자들에게 희망 전도사로 주목을 받았다.
김철민은 24일 오전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간으로 전이된 암 조직 4개 중 1개의 상태가 악성으로 발전한데다 목 부분(경추) 통증이 심해 걷기가 쉽지 않다"면서 "요즘 하루 두 차례씩 강력한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민은 현재 경기도 양평의 한 요양원에 머물고 있다. 폐암 발병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11개월째다. 그는 요양생활 석 달째인 지난해 11월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며 일명 강아지구충제로 불리는 펜벤다졸을 복용해왔다.
◆다음은 24일 오전 김철민과 전화 인터뷰 내용
-목소리가 많이 가라 앉은 것 같은데 몸 상태가 안좋나?
네 컨디션이 많이 안좋아졌어요. 아침 시간이라 더 그럴수도 있고요. 그동안 항암치료제를 두 번 바꿨는데 요즘 부쩍 통증이 심해요.
-병원에 다녀왔다고 들었는데 담당의 소견은 어떤가?
일부 암이 커져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원래 있던 폐는 호전됐지만 다른 곳에 전이된 암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아요. 이전에 비해 병원을 더 자주 다니는데 이젠 정신력으로 버텨야죠.
-얼마 전에 방송에도 출연해 노래도 부르지 않았나?
걸을 때마다 아파서 진통제를 복용하는데 신기하게도 노래를 부를 때는 좀 괜찮아요. 방송 출연은 한달 전에 잡혀 있었던 것이고 그때만해도 견딜만 했거든요. 사이버라이프(방사선치료 일종)를 치료했는데 1~2달이 지나야 효과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해요.
김철민은 지난 22일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했다. 이날 '대국민 건강 프로젝트' 패널로 출연한 국가대표 출신인 박찬숙, 여홍철, 현정화, 이봉주, 심권호와 함께였다. 방송 말미에는 '목련꽃 필 때면'을 직접 불렀다. 그는 흐트러짐 없는 음정과 출중한 노래 실력으로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양평의 한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데 평소 어떤 치료를 하나.
가끔 병원 오가며 검사받는 것 외엔 그곳에서 특별한 치료를 하는 건 아니에요. 아침에 숲길을 30~40분 걷는 운동을 하고, 황토 찜질 등을 하며 힐링하는 시간이 많아요. 통증 때문에 빠르게 걷지는 못하지만, 가능한 한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해요.
-펜벤다졸 복용후 많은 분들이 희망을 갖기도 했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암으로 세상을 떠난 형님(고 너훈아)도 처음엔 3개월 판정을 받았는데 제 경우는 약 6개월 정도라고 했고요. 펜벤다졸은 항암치료제(티그리소)와 병행해 지금도 복용 중이고, 일부 효과가 있었어요. 아직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치료를 받아야죠.
김철민은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20여년간 대학로에서 길거리 가수로 활동했다. 지난해 8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며 소셜미디어에 몸 상태를 꾸준히 공유해오고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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