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이냐 수성이냐', 트로트 주도권 싸움 '춘추전국시대'
[더팩트|강일홍 기자] '이번엔 무슨 변수가 생기더라도 반드시 공연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세 차례나 연기가 거듭됐던 '내일은 미스터 트롯' 콘서트가 오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팡파르를 울린다. 콘서트는 좌석 간 거리두기 공연 방식(정부 권고 코로나방역 지침 준수)을 최종 선택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미스터 트롯' 콘서트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9일까지 매주 금요일(1회)과 토, 일요일(각 2회) 3주간 총 15차례 진행된다. 콘서트 열기는 뜨겁다. 잇단 연기와 취소에도 티켓 환불이 거의 없었을 만큼 관객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공연제작사 측은 "코로나의 완전 해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며 공연강행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이런 고육지책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고민도 깔려 있다. 겉으론 관객 호응과 기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사실 공연제작사는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든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국적으로 예정돼 있던 공연이 무산되면서 이미 큰 손실을 떠안은 데다, 공연의 특성상 팬심과 열기가 식으면 기대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기대치 커진 트로트 오디션, '화려함과 세련미 요구' 비용 증가 구조
공연계는 지난해 '미스트롯' 콘서트 흥행으로 사상 초유의 특수를 맞았다. 유사 프로그램이 쏟아지며 열기를 달궜고, 이후 공연계 전체가 트로트 분위기로 재편되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이런 열기는 코로나 정국을 거치며 되레 독이 됐다. 방송을 통해 내뿜은 강렬한 팬심을 장외 무대인 콘서트 등에서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다.
"앞으로 진행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은 갈수록 비용이 커지는 구조예요. 모양만 내면 되는 일반 음악프로그램과는 달라요. 세련미와 화려함은 필수예요. 처음부터 콘서트를 염두에 두고 방송이 제작되기 때문이죠. '미스트롯'과 '미스터 트롯'을 거치며 눈높이가 크게 올라간 탓도 있어요. 확실한 볼거리를 담아내지 못하면 하나마나란 거죠"
이런 상황임에도 방송사들은 스스로 비용을 키울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다시 뛰어드는 모양새가 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미스트롯' 흥행 이후 눈치만 보고 있던 지상파들의 움직임이다. 여기엔 공연계의 부추김도 한몫을 했지만, 종편채널에서 '미스터 트롯'까지 시청률을 독식하는 상황을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 트로트 오디션 '4파전', '미스트롯 2탄' TV조선 수성 속 '지상파 반격'
당장 올 하반기 4편의 굵직한 트로트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TV 조선이 트로트 열기 확산의 원조 격인 '미스트롯' 2탄을 준비 중이고, KBS2 '트로트 전국체전', MBC '트로트의 민족', SBS '트롯신 오디션'(이상 각 프로그램 명칭 '가제') 등이 출발선에 서 있다. 문제는 이들 프로그램들의 성공 여부가 모두 방송 직후엔 콘서트 흥행 여부와 직결돼 있다는 사실이다.
지상파가 끼어든 '4파전'이 구체화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아마추어들을 컨트롤해줄 기성 가수들의 행보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몇몇 간판급들은 '중복 출연요청'에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갈수록 '최고' '최상'의 무대와 출연진 조합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만든 역설이다. 설 무대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1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공연 판권의 가치는 방송에서의 화제몰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미스-미스터 트롯'의 경우처럼 시즌제(후속편)의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이는 제작단계에서부터 공연계 자금이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올 가을 피할 수 없는 '트로트 오디션 4파전'은 지상파의 반격이 될지, '트로트 본가'를 자임하는 TV조선의 수성일지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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