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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가요] '온택트' 시대에 탄생한 밈과 밀리언셀러

  • 연예 | 2020-06-29 05:00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면서 가요계의 오프라인 공연 및 각종 행사가 사라졌다. 그로 인해 '랜선 공연', '온라인 쇼케이스' 등 '온택트' 시대가 열렸다. 왼쪽은 슈퍼주니어의 'Beyond LIVE' 모습이고 오른쪽은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The Live'. /SM, 빅히트 제공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면서 가요계의 오프라인 공연 및 각종 행사가 사라졌다. 그로 인해 '랜선 공연', '온라인 쇼케이스' 등 '온택트' 시대가 열렸다. 왼쪽은 슈퍼주니어의 'Beyond LIVE' 모습이고 오른쪽은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The Live'. /SM, 빅히트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온택트' 중요성 급부상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올해 상반기 가요계는 급변했다. '온택트(ontact)' 시대가 열렸고 그에 맞물려 밈(MEME)이 가요계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방탄소년단과 엑소의 전유물이었던 밀리언셀러 대열에 두 팀이 더 합류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온기 사라진 가요계, 뜨거워진 '온택트(ontact)'

1월 지코의 '아무노래' 신드롬과 2월 방탄소년단의 컴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띌 줄 알았던 2020년 가요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싸늘하게 식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오프라인 행사가 사라졌고 2~4월 공연 취소로 인한 손해액만 633억(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추산액)에 달한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시작된 트로트 광풍조차 오프라인으로 뻗어나올 수 없었다.

더 이상 컴백을 미루기 어려워진 6월 들어 신곡 수가 많아지긴 했지만 2~5월은 예년에 비해 새 앨범 발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새 앨범을 발매하더라도 이를 알리기 위한 쇼케이스를 개최할 수 없다 보니 북적거리던 공연장은 온기가 사라져버렸다.

대안을 미처 생각하기도 어려웠던 3월엔 거의 모든 가요 기획사가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점차 대안을 찾아 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온택트'다.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온라인 쇼케이스', '랜선 공연' 등이 대표적이다. 무관중 비대면 온라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까지 성황리에 치러지고 첨단 기술이 더해지며 몇 달 새 진화했다.

사실 온라인은 확장성에서 뚜렷한 강점이 있지만 한계 역시 분명하다. 직접 보는 무대는 영상으로 보는 것과 차이가 크다. 생생한 사운드는 물론이고 가수와 관객들이 한데 모여서 함께 즐길 때 오는 유대감이나 열기 등의 현장감은 랜선을 타고 안방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일찌감치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콘텐츠 개발에 힘써왔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했고 '온택트' 시대의 미래를 제시했다.

빅히트는 미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키스위 모바일과 업무협약을 체결, 지난 14일 방탄소년단의 실시간 공연 '방방콘 The Live'에서 6개의 멀티뷰 화면을 도입해 거리감을 줄였다. SM은 지난달 31일 열린 슈퍼주니어의 'Beyond LIVE'에서 최첨단 볼류 메트릭 기술을 활용한 AR 효과와 응원봉 싱크플레이 서비스 그리고 13개국 자막으로 오프라인 공연과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지코(왼쪽에서 두 번째까지)는 지난 1월 발표한 '아무노래'로 챈린지 열풍과 함께 신드롬을 일으켰다. 비는 3년 전 발표한 '깡'으로 '1일 n깡'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둘 다 밈을 기반으로 일어난 현상이다. /챌린지 영상 및 방송 캡처
지코(왼쪽에서 두 번째까지)는 지난 1월 발표한 '아무노래'로 챈린지 열풍과 함께 신드롬을 일으켰다. 비는 3년 전 발표한 '깡'으로 '1일 n깡'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둘 다 밈을 기반으로 일어난 현상이다. /챌린지 영상 및 방송 캡처

'아무노래' '깡' 신드롬 만든 밈(MEME)

1976년 리처드 도킨스가 문화의 복제와 전달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단어 밈은 40년도 더 지나 온라인 놀이문화가 영향력을 얻으면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2020년 온택트 시기와 맞물려 강력한 힘을 발휘했고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코가 지난 1월 발표한 '아무노래'는 굉장한 열풍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아무노래 챌린지'가 있다. '아무노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그것을 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는 것이다. 자발적인 발생구조가 아닌 홍보의 목적으로 상업적인 이해 관계에 놓여 있는 당사자가 챌린지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확산해 밈의 형태가 됐고 시너지를 일으켰다.

비가 2017년 발표했다가 조롱만 받은 '깡'의 부활도 올해 상반기 주목해야만 하는 현상이다. '깡'을 즐기는 무리를 일컫는 '깡팸'(깡 패밀리)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이 열풍은 한 여고생이 공개한 '1일 1깡 여고생의 깡' 영상에서 시작됐고 '1일 n깡' 열풍이 일었다. MBC '놀면 뭐하니?'는 이를 재빠르게 흡수해 비를 출연시켰고 '깡'은 3년여 만에 음원차트 순위권에 진입하는 등 뒤늦게 제 역할을 했다.

밈이 가요계에 미친 영향은 크다. '아무노래'의 성공 이후 밈을 마케팅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시도가 이어졌고 이젠 가수들이 컴백을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툴'이 됐다. 하반기에는 또 어떤 형태로 변화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최근 수년간 음반 밀리언셀러는 방탄소년단과 엑소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 NCT127(2번째 정규앨범+리패키지)과 세븐틴(7번째 미니앨범'이 첫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SM, 플레디스 제공
최근 수년간 음반 밀리언셀러는 방탄소년단과 엑소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 NCT127(2번째 정규앨범+리패키지)과 세븐틴(7번째 미니앨범'이 첫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SM, 플레디스 제공

방탄소년단→NCT127→세븐틴…밀리언셀러 풍년

2000년대 들어 서서히 음원시대로 넘어오면서 음반 밀리언셀러는 멸종되다시피 했다. 그러다 엑소가 2013년 부활시켰고 매 앨범 밀리언셀러가 됐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2017년 'LOVE YOURSELF 承 Her(러브 유어셀프 승 허)' 앨범으로 밀리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두 팀이 더 밀리언셀러가 됐다. NCT127와 세븐틴이다.

먼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4개 앨범 연속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범접불가의 기록을 쓰고 있다. 지난 2월 발매한 4번째 정규앨범 'MAP OF THE SOUL : 7(맵 오브 더 소울 : 7)'은 지난 5월까지 가온차트 집계 기준으로 424만8000장 팔렸다.

여기에 5년차를 맞은 NCT127이 첫 밀리언셀러가 됐다. 지난 3월 6일 발매한 2번째 정규앨범 'NCT #127 Neo Zone(네오 존)'이 가온차트 기준으로 5월까지 77만장, 5월 19일 발매한 리패키지 'NCT #127 Neo Zone: The Final Round(더 파이널 라운드)'가 40만장으로 총 누적 판매량 117만장에 이른다. 단일 앨범이 아니라 리패키지를 더해 달성한 기록이지만 충분히 유의미한 성과다.

세븐틴은 6년차에 첫 밀리언셀러다. 지난 22일 발매한 7번째 미니앨범 '헹가래'는 26일 정오 앨범 판매량 101만장(한터차트)을 돌파했다.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집계가 채 끝나기도 전인 5일 차에 거둔 성과다. 지난해 1월 6번째 미니앨범으로 33만장의 판매고를 올린데 이어 9월 3번째 정규앨범 'An Ode(언 오드)'로 85만장을 팔아치웠고 9개월 만에 또 한 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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