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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씨네리뷰] '#살아있다', '또'가 아닌 '최신'의 K-좀비물

  • 연예 | 2020-06-22 05:00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가 오는 24일 개봉한다. '부산행' '킹덤'의 성공에 이은 K-좀비물의 또 다른 진화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겠다는 포부다. /'#살아있다' 포스터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가 오는 24일 개봉한다. '부산행' '킹덤'의 성공에 이은 K-좀비물의 또 다른 진화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겠다는 포부다. /'#살아있다' 포스터

'믿고 보는' 유아인·박신혜의 처절 생존기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주인공이 품고 있는 생존에 대한 갈망은 좀비물의 원동력이다. 이 영화는 믿고 보는 두 배우를 동력원으로 배치해 관객의 구미를 자극한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아파트라는 친숙한 배경, 보급화된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특별한 생존법이 새롭다. '또 K-좀비'가 아니라, '최신의 K-좀비'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살아있다'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도시가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아파트에 홀로 고립된 준우(유아인 분)와 유빈(박신혜 분)의 생존기를 담는다. '국가부도의 날' 이후 2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유아인과 사랑스러운 매력의 박신혜가 첫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주인공 준우는 인터넷방송 도중 시청자들의 "TV 좀 봐라" "영화 같다"는 말에 어리둥절해 리모콘을 집어 든다. 아나운서는 재난 상황을 알리고 시끄러워 열어본 창밖은 뭔가 이질적이다. 사람들이 서로의 목덜미를 물어뜯고 고통에 신음한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봤던 좀비 영화 속 아비규환의 현장이다. 믿고 의지해왔던 스마트폰마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문자와 함께 먹통이 되고 준우는 고립된다.

유아인은 친숙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준우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유빈의 등장까지 중후반부를 이끌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살아있다' 스틸컷
유아인은 친숙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준우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유빈의 등장까지 중후반부를 이끌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살아있다' 스틸컷

외로움과 공포 그리고 배고픔에 시달리다 죽음을 결심한 순간 아파트 반대편에서 쏘는 레이저포인터가 그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된다. 레이저가 가리키는 글자는 '바' '보'.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희망을 준 것은 또 다른 생존자 유빈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물자를 공유하고 좀비들로 둘러싸인 아파트에서의 탈출을 결심한다.

영화 초중반 부는 유아인의 '원맨쇼'다. 그는 준우가 가족을 향한 그리움에 눈물짓고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기까지를 홀로 표현해낸다. 인터넷이 없으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준우의 너드(Nerd, 컴퓨터만 아는 괴짜)함, 그럼에도 그 안에 숨겨진 평범한 청년의 면면 등을 표현하며 '#살아있다'의 초반부를 홀로 견인한다. 유아인은 늘 그래왔듯 '자신만의 톤'으로 맡은 바 이상을 해낸다.

박신혜가 맡은 유빈은 준우와 상반된 캐릭터다. 준우가 자유분방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면 유빈은 차분하면서도 계획적이다. /'#살아있다' 스틸컷
박신혜가 맡은 유빈은 준우와 상반된 캐릭터다. 준우가 자유분방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면 유빈은 차분하면서도 계획적이다. /'#살아있다' 스틸컷

가장 큰 기대요소였던 유아인 박신혜의 연기 호흡은 합격점이다. 물리적 거리 때문에 무전으로나마 서로의 안부를 묻고 후반부 하나가 되어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은 짜릿하다. 임기응변에 능한 준우와 침착 대범한 유빈이라는 캐릭터간의 호흡도 좋다. 다만 초중반 부를 유아인에 할애하다 보니 두 사람이 붙는 장면이 적다는 점은 아쉬움이다.

'#살아있다'는 할리우드 작가 맷 네일러(Matt Naylor)의 'ALONE(얼론)'이라는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한다. 연출을 맡은 조일형 감독은 이를 한국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배경을 좁은 복도가 특징인 한국의 아파트로 설정했다. 좀비가 맹목적으로 식인을 한다는 것은 기존 작품들의 설정과 같다. 하지만 그 배경이 한국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아오며 수없이 지나쳐왔던 흔한 주거 형태라 더욱 공포스럽다. 좁은 복도에서의 추격전이니 더욱 짜릿하기도 하다.

인터넷 방송인이라는 준우의 캐릭터값, 한국형 아파트에서 펼쳐지는 좀비와의 추격전은 '#살아있다'의 특별한 재미요소다. /'#살아있다' 스틸컷
인터넷 방송인이라는 준우의 캐릭터값, 한국형 아파트에서 펼쳐지는 좀비와의 추격전은 '#살아있다'의 특별한 재미요소다. /'#살아있다' 스틸컷

'#살아있다'는 K-좀비물의 후발주자이지만 달리 말하면 2020년 최신의 K-좀비물이기도 하다. 인터넷 방송인이라는 준우의 캐릭터값, 드론과 VR기기를 사용하는 생존법, SNS를 통한 절박한 생존에 대한 외침은 후발주자였기에 선점이 가능했다. 기존 K-좀비물에서 볼 수 없던 요소들이라 유효하다. 코로나19 사태 후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부분이 가장 많은 작품이라 흥행도 기대된다. 오는 24일 개봉되며 15세 관람가다. 상영 시간은 98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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