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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後②] 랜선·서면·화상…온기 사라진 가요계

  • 연예 | 2020-05-17 00:00
뉴이스트, 볼빨간사춘기, 공원소녀, 오마이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각 소속사 제공
뉴이스트, 볼빨간사춘기, 공원소녀, 오마이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각 소속사 제공

'랜선' 라이브-'온라인' 쇼케이스-'서면' 인터뷰 등 코로나19로 달라진 현상들

[더팩트 | 정병근 기자] "2월~4월 공연이 연기 및 취소돼 발생한 손해액이 대중음악 전체로는 633억에 달한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지난 6일 발표한 긴급성명서에서 추산한 코로나19로 인한 가요계 손해 규모다. 코로나19는 가요계 행사의 형태도 많이 바꿔놨다.

올해 초 방탄소년단, 지코 등 쟁쟁한 가수들의 컴백으로 활력 넘쳤던 가요계는 코로나19 확산세 이후 침체됐다. 공연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에 신곡 발표 수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고 컴백 혹은 데뷔를 알리기 위해 북적거리던 공연장에는 온기가 사라졌다.

컴백일을 이미 확정한 상황에서 뒤로 미루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시기를 고민중이었던 가수들 중 꽤 여러 팀이 발매를 미뤘다. 새 앨범을 발매하더라도 집중도 있게 신곡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없어졌다.

어느 가수나 그렇겠지만 특히 아이돌그룹 그리고 신인들에게 컴백과 데뷔를 알리는 자리는 매우 중요하다. 쇼케이스, 음악감상회, 인터뷰 등의 형태로 진행되는데 소속사가 앨범 외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이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스톱됐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가 아닌 1:1 인터뷰마저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아주 드물게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소규모(4~5명)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도 몇 차례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기 전인 2월 말경과 점차 수그러들던 4월 중순 이후다.

오프라인 행사가 멈췄다고 가요계 시계가 멈춘 건 아니다. 소속사에서 컴백하는 가수의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해서 보도자료로 전달하거나 서면으로 질문지를 받아 그에 대한 답을 해주는 형태로 인터뷰가 진행됐다. 쇼케이스는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신승훈은 3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하면서 온라인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 좀 더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도로시컴퍼니 제공
신승훈은 3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하면서 온라인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 좀 더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도로시컴퍼니 제공

온라인 쇼케이스는 기자들만 입장할 수 있는 비공개 유튜브 링크를 받은 뒤 입장해서 관람하는 형태다. 사전에 질문을 보내면 현장에서 사회자가 대신 질문을 하고 가수가 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댓글이나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추가 질문이 이뤄지기도 한다.

대안을 미처 생각하기도 어려웠던 3월엔 거의 모든 가요 기획사가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4월엔 (여자)아이들, 오마이걸, 공원소녀 그리고 5월 들어 뉴이스트, 볼빨간 사춘기, 밴디트 등이 온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한계는 분명하다. 직접 보는 무대는 영상으로 보는 것과 차이가 제법 큰데 그 현장감을 대중에게 전달하지 못 한다. 거리감이 있다 보니 질의응답도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수많은 쇼케이스를 준비하고 개최한 한 관계자는 "온라인상으로 진행되면 확실히 언론의 관심도와 집중도가 떨어지고 질문도 덜 나온다. 맥이 빠진 채 끝나버리는 느낌"이라며 "이는 대중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기 마련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드러나는 것만 해도 사진 기사가 없어지니까 노출량에 큰 차이가 있다"며 "이 차이는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걸 한 가수도 있다. 신승훈이다. 지난달 8일 30주년 앨범 'MY PERSONAS(마이 페르소나스)'를 발표한 그는 온라인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준비했다. 화상 회의에 많이 사용되는 구글 미트(Google Meet)를 통해서다. 메시지와 음성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다.

신승훈은 당시 "좀 더 깊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화상 인터뷰를 결정했다"며 "유튜버가 된 느낌도 들고 낯설다. 이 장소가 제 사무실이다. 옆에 건반도 있고 곡도 쓴다. 이런 식으로 연회장 같은 곳이 아니라 이런 곳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Have A Nice Day– On your H.AN.D(해브 어 나이스 데이-온 유어 핸드. 이하 '핸드')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걸려있는 무관중 비대면 온라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을 지난달 30일 개최해 성황리에 마쳤다. /민트페이퍼 제공
'Have A Nice Day– On your H.AN.D(해브 어 나이스 데이-온 유어 핸드. 이하 '핸드')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걸려있는 무관중 비대면 온라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을 지난달 30일 개최해 성황리에 마쳤다. /민트페이퍼 제공

페스티벌 등 공연도 온라인으로 옮겨 갔다. 랜선 라이브로 콘서트와 팬미팅 등이 이뤄졌고 레이블 단위로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30일에는 무관중 비대면 온라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개최되기도 했다.

그리고 5월 들어 전 국민의 노력으로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가요계 행사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듯 했다. 애매한 지점에 놓였던 지난 7일 B.A.P 출신 문종업이 오프라인으로, 신인 가수 나띠는 온라인으로 쇼케이스를 개최한 것에서 업계의 혼란과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알리는 초청 공문은 확실히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태원발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발목이 잡혔다. 쇼케이스를 예정대로 강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급선회한 경우도 있다. 일정을 다시 잡았던 '미스터트롯'과 '미스트롯' 콘서트는 6월 말과 7월로 또 미뤄졌다.

밴디트는 13일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예정했지만 황금연휴가 끝난 뒤 '이태원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행사 이틀 전인 11일 "온라인 쇼케이스로 긴급 변경했다"는 공문을 보냈다.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행사지만 고심 끝에 이 같은 결정을 했다.

장고 끝에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를 바라본 한 관계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준비한 결과물이기에 신인 가수를 제작하는 소속사 입장에선 정말 절박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중순 이후부터는 가요계가 어느 정도 활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쟁쟁한 가수들의 컴백 물결을 계속 이어질 예정이고 소규모의 라운드 인터뷰와 몇몇 오프라인 쇼케이스도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스크와 손소독을 기본으로 한 철저한 방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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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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