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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77억의 사랑', '비정상회담' 그늘 못 벗어나나

  • 연예 | 2020-03-25 05:00
JTBC 예능 '77억의 사랑'은 외국인 패널들이 출연해 사랑과 연애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JTBC 제공
JTBC 예능 '77억의 사랑'은 외국인 패널들이 출연해 사랑과 연애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JTBC 제공

'77억의 사랑', '비정상회담'과 차별점 갖추지 못해

[더팩트 | 문병곤 기자] '77억의 사랑'이 '비정상회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10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예능 '77억의 사랑'(이하 '77억)은 MC 신동엽, 유인나, 김희철을 필두로 전 세계 77억 인구를 대표하는 각국 청춘남녀 14인이 사랑에 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77억'은 외국인들이 출연해 토론을 나눈다는 점에서 앞서 방송된 JTBC 예능 '비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한다. ㄷ자 형태의 자리 배치, 3인의 MC, 각국 출연자들의 숫자, 주별로 게스트를 초청하는 점도 '비정상회담'과 판박이다.결국 소재만 연애일 뿐 '비정상회담' 시즌2 혹은 연애 버전이라는 인상이다.

그렇다고 차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토론 주제가 사랑과 연애 등으로 고정됐다는 점과 여성 출연자들이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코너를 두 개로 나눴다는 점도 다르다.

먼저 세계 각국의 연애 토픽을 알아볼 수 있는 코너 '사랑해 보고서'는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비혼동 거, 국제 연애, 바람, 데이팅 앱, 혼전 계약서 등을 주제로 77남녀들이 담론을 벌이는 코너다. '비정상회담'의 포맷을 가장 많이 닮은 코너다.

이어 국제 연애의 애로사항을 고백하는 '편 들어주세요' 코너가 있다. 이 코너는 실제 국제 연애 커플들의 사연을 받고 출연진들이 이에 조언해주는 내용이다. '비정상회담'보다는 지난 2015년 종영한 JTBC 예능 '마녀사냥'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종영한 JTBC '비정상회담'은 외국인 출연자들의 개성있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JTBC 제공
지난해 종영한 JTBC '비정상회담'은 외국인 출연자들의 개성있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JTBC 제공

차이점을 강구했음에도 불구하고 '77억'은 여전히 '비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정상회담'은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1회 시청률 1.5%(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시청률이 오르더니 최고 5.5%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외국인 출연자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 점도 인기 요인이었다. 출연진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으며 매 방송 화제가 됐고 덕분에 샘 오취리, 타일러, 다니엘 등의 외국인 스타들이 배출됐다.

반면 '77억'의 경우 걸출한 입담이나 스타성을 가진 출연진들이 없다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매회 화제가 되는 것은 게스트로 나온 연예인이나 MC들의 발언뿐이다.

또 연애에만 국한된 소재는 출연자들의 개성을 드러내는데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이다. '비정상회담'의 출연자들이 사회, 정치 등을 소재로 첨예한 토론을 벌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시청자들은 "비정상회담 느낌 나서 봤더니만 남녀 갈라서 남의 말 안 듣고 자기 할 말만 하더라"(엄***), "'비정상회담'과 '마녀사냥' 짬뽕 같다"(anq****) "'비정상회담' 시즌2 한다더니 이건 아닌 거 같은데.."(dm1ej****) 등의 반응을 보인다.

문제점이 드러나듯 '77억'의 시청률은 첫방송 당시 1.893%를 기록 이후 답보 상태다. 지난 9일 방송된 5회 방송은 1.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위기를 겪었다.

이러한 위기에서 구해준 것은 '비정상회담'이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77억'에는 타일러, 알베르토, 샘 오취리 등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출연해 토론을 나눴다. 토론 주제도 연애가 아닌 코로나19였다. 덕분에 이날 시청률은 2.075%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이러한 기록은 결국 '77억'이 '비정상회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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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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