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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조문식, 트로트 신곡 '당신 덕분에'로 36년만의 가수 꿈 활짝

  • 연예 | 2020-03-09 12:13
"코믹 이미지를 탈색하고, 진짜 제대로 된 트로트로 승부를 걸었어요." 방송인 조문식이 강변가요제 도전 이후 36년만에 가수 꿈을 실현했다. /이동률 기자

84년 '강변가요제' 도전 후 개그공채 방송인 방향전환

[더팩트|강일홍 기자] 방송인 조문식은 타고난 익살 재간둥이다. 개그맨으로 방송 리포터로 종횡무진 활동해온 그가 36년만에 꼭꼭 숨겨둔 가수의 꿈을 실현했다.

"개그맨으로 방송에 데뷔하기 직전까지 줄곧 가수가 목표였어요. 1984년 대학 그룹사운드 멤버로 '‘강변가요제'에도 도전한 적이 있어요. 음악과 개그, 양손에 떡을 들고 저울질하던 중이었는데 당시 예선에서 탈락하지 않았으면 가수로 진출했겠죠."

뒤늦게 구수한 트로트 곡을 들고 가수의 길로 돌아온 그는 한층 여유롭고 원숙해졌다. 방송을 통해 오래 쌓은 마이크 앞 노하우와 대중 친화력을 위한 담금질 덕분이다.

"개그계에는 정말 재주꾼들이 많아요. 남의 노래를 똑같이 흉내내는 성대모사는 엄청난 노력과 땀의 결정체입니다.다만 뛰어난 노래실력을 갖고도 히트하지 못하는 것은 장난스런 개그 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처음부터 뻔한 멜로디나 민망한 코믹 가사가 아닌 진지하면서도 제대로 된 트로트로 승부를 걸었어요."

데뷔곡 '당신 덕분에'로 잔잔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트로트 가수 조문식. 가수로 변신한 그에게 가장 큰 응원군은 24년간 전국 방방곡곡 흩어져 있는 시장 상인들이다. /조문식 제공
데뷔곡 '당신 덕분에'로 잔잔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트로트 가수 조문식. 가수로 변신한 그에게 가장 큰 응원군은 24년간 전국 방방곡곡 흩어져 있는 시장 상인들이다. /조문식 제공

데뷔곡 '당신 덕분에'(박현진 작곡)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애틋하면서도 훈훈하고 눈물 짓게 할 만큼 감동적이다. '당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네요/울고 웃다가 여기까지 왔네요/오늘도 내 모든것은 당신 덕분에'.

조문식은 "처음 가사를 듣는 순간 '덕분에'라는 단어가 확 끌렸다"면서 "현대인들은 '나 때문에' '내 잘못'이란 말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 핑계를 대는데 이 노래는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여서 공감이 많다"고 말했다. 그 스스로 방송인으로 존재감은 전국 방방곡곡의 시청자 팬들과 자신의 부모형제 덕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기존 다른 가수들의 음반보다 훨씬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했다. 제대로 된 음반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단단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첫 가요프로그램 녹화에서도 AR없이 무대에 섰다. 그의 열정과 각오, 용기가 NG 한번 없이 이를 가능케 했다.

요즘 '당신 덕분에' 외에도 서브 타이틀곡 '젖은 눈동자'에 대한 반응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가수로 변신한 그에게 가장 큰 응원군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시장 상인들이다. 이미 그의 트로트 실력을 검증한 상인들이 관심을 갖고 입소문을 낸 게 잔잔한 반향의 비결이 됐다.

"더팩트가 인정하는 명품 트로트 가수가 되겠습니다." 조문식은 인터뷰를 모두 마친 뒤 "더팩트 상징 이미지처럼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강렬하게 힘차게 달려갈 생각"라고 스스로 '엄지척'을 날렸다. /이동률 기자

'장터 지킴이' 체험 전문 리포터로 무려 24년간 KBS1 ‘6시 내고향’ 마이크를 잡았다. 전국의 크고 작은 재래시장을 안 가본 곳이 없을만큼 구석 구석 누볐다. '수요일은 수산물'이란 코너를 진행하면서는 9년 간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갔다. 전복, 광어, 대게 문어 등등 홍보대사를 거치면서 수도 없이 감사패를 받았다.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6시 내 고향'에서 숱하게 트로트 곡을 많이 불러봤고, 이제 제 진짜 노래로 호응을 얻고보니 개그맨이 아닌 가수로 더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이 나네요.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강렬하게 힘차게 달려갈 생각입니다."

조문식은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해 1986년 KBS 코미디언 4기로 데뷔했다. KBS2 '유머 1번지'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등 대표 개그프로그램에서 활약했고, 선배개그맨 심형래와 함께 영화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 '티라노의 발톱' 등에도 출연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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