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아이돌그룹 비하로 뭇매..본인-멤버-소속사 줄줄이 사과에도 싸늘한 여론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타 아이돌그룹 비하와 타 팬덤 자극은 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빅스 홍빈이 넘지 말아야 할 그 선을 넘었다.
홍빈이 지난 1일 온라인 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생방송을 하던 중 아이돌그룹과 그들의 관련 음악 및 퍼포먼스에 대해 언급했다. 그가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던 데다 그 내용이 평가가 아닌 근거 없는 헐뜯기에 가까워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수차례 사과가 이어졌지만 여론은 냉담하다.
연예인 중에서도 사생활 관리가 특히 더 중요한 아이돌이라고 해도 말실수가 없을 수는 없다. 그것이 본인이나 팀의 문제에 그친다면 사과를 하고 팬들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가장 예민한 타 그룹 비방으로 이어진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홍빈은 한꺼번에 여러 그룹과 여러 팬덤을 건드렸다. 샤이니가 2013년 발표한 'Everybody(에브리바디)'에 대해서는 "밴드 음악에 누가 이딴 아이돌 음악을 끼얹어. 허접하게"라고, 인피니트가 2011년 발표한 '내꺼하자'에 대해선 "멋있는 노래에 멋있는 포인트에 저딴 안무를 짜냐"고 했다.
엑소의 노래를 들으면서는 "SM은 제스처를 포함해 행동을 다 알려주고 짜주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모든 걸 우리가 다 기획했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였고, "우린 뱀파이어였고 이 사람들(엑소)은 늑대다. 늘 뱀파이어가 이겼다. 역사에 남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라고 횡성수설했다.
레드벨벳이 2017년 발표한 '빨간맛'에 대해 "너무 아이돌이다. 너무 색깔이 진하다. 유튜브는 대중이다. 모두가 볼 수 있는 것인데 선택 실패했네"라고 언급한 것은 그나마 양반일 정도. 홍빈은 급기야 자신을 걱정해주며 물을 마시라는 팬들에게 손가락 욕설까지 했다.
홍빈이 언급한 그룹의 팬들은 분노했다. 누구의 음악이 더 좋고 나쁜지 평가하는 것을 떠나서 샤이니와 인피니트가 빅스보다 선배인 데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뤘음을 지적하며 홍빈에게는 평가할 자격조차 없다는 반응이다. 인성의 문제라는 말들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홍빈은 이후 사과 방송을 진행했는데, "그냥 원래 방송하던 대로 했는데 문제가 됐다. 무서워라. 세상 조심하면서 살고 다른 사람한테 피해 안 끼치도록 살겠다. 죄송하다. 날 욕하면서 주무시면 좋겠다" 등 진정성이 결여된 말과 행동을 보여주자 여론은 더 악화됐다.
결국 불똥은 열심히 활동하던 빅스 멤버들에게 튀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레오는 홍빈보다 먼저 트위터를 통해 "마음 편히 좋은 꿈 꿔줘요. 내 뮤즈들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다.
또 라비는 자신의 SNS에 새 앨범 'EL DORADO(엘 도라도)'를 소개하면서 "예술에는 높고 낮음이 없고 누군가의 땀과 뜨거움을 쉽게 깎아내려선 안 된다는 생각이 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깊게 스며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소속사까지 나서 "많은 팬분들과 동료 가수 여러분의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고, 홍빈 역시 "변명의 여지 없이 어떤 이유에서라도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재차 사과했지만, 그의 술주정은 깊게 각인돼 버렸다.
빅스 팬덤에서도 "민폐 끼치지 말라"며 홍빈의 탈퇴를 요구하는 것을 보면 '홍빈이 큰 잘못을 했다'는 것은 타 그룹 팬덤만의 생각은 아니다.
2012년 데뷔한 빅스는 큰 사건 사고 없이 꾸준히 본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오면서 나름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아이돌에게 있어 팀 지속의 최대 고비인 7년을 넘어 9년 차에 접어든 아이돌이다. 한데 홍빈으로 인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단순히 '실수'라고 하기엔 사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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