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20일 양일간 고척돔서 내한 공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결성 49년에 70살이 넘은 원년 멤버들. 그럼에도 밴드 퀸(QUEEN)은 명성에 기댈 필요 없는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난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이 개최됐다. 원년 멤버인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73), 드러머 로저 테일러(71)와 함께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애덤 램버트(38)가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보컬로 나섰다.
공연 시작 직전 객석에서 누군가 "에~~오"라고 외쳤다.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1946~1991)가 생전 공연에서 관객과 호흡하던 시그니쳐 외침. 한 관객의 목소리였지만 퀸과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쉬는 프레디 머큐리를 환영하는 2만 3천 관객의 마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대 위에 설치돼 있던 왕관 모양의 장치가 위로 올라갔고 퀸이 모습을 드러냈다. 관객들은 열렬히 환호했고 퀸은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30여 곡을 소화했다. 공연 마지막엔 영상 속 머큐리가 관객들과 "에~~오"를 주고받는 장관이 펼쳐졌다.
퀸의 수많은 명곡들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으니 이번 내한 공연에서 물음표는 두 개였다. 70살이 넘은 두 멤버가 예정된 120분간 얼마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을지와 프레디 머큐리가 아닌 애덤 램버트가 한국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다.
메이와 테일러는 한마디로 정정했다. 공연 마지막까지 지친 기색 없이 연주를 했고 관객들의 환호에 맞춰 제스처를 하는 여유도 보여줬다.
특히 메이는 공연 틈틈이 현란한 기타 독주를 뽐냈다. 돌출 무대에 홀로 서 'Love Of My Life(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연주하며 노래를 할 때가 절정이었다. 스크린에 머큐리의 과거 모습이 나왔는데 그의 노래에 맞춰 연주를 하고 그의 손짓에 리액션을 해 감동을 줬다.
2012년부터 머큐리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램버트는 딱히 흉내 내 려하지 않았다. 관객들에게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나요?"라고 묻고 함성이 쏟아지자 "저는요?"라고 묻는 재치가 곳곳에 빛을 발했고 무엇보다 CD를 씹어 먹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메이는 공연 이틀 전인 16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멋진 공연을 선보일 준비가 됐다. 노래뿐만 아니라 무대 역시 굉장히 화려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바 있다. 그의 말처럼 공연장은 두 시간 내내 화려한 효과들이 더해져 퀸의 음악과 퍼포먼스의 웅장함을 극대화했다.
무대 뒤편 중앙과 양쪽 그리고 앞쪽 공중에 설치된 스크린은 변화무쌍하고 입체적으로 움직이면서 관객들을 여러 시공간으로 안내했다.
메이가 공중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그 아래 스크린에 거대 운석이 등장해 마치 그가 운석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듯한 연출은 압권이었다. 스크린에 펼쳐진 여러 행성들이 메이의 주위를 맴돌았는데 공연장을 우주 한가운데로 옮겨 놓은 기분이 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공연 말미 영상 속 머큐리가 관객과 호흡하고 간 무대에 퀸이 다시 올라와 'We Are The Champions(위 아 더 챔피언)'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메이는 태극기가 그려진 흰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관객들의 눈과 귀는 물론이고 마음까지 사로잡은 퀸이었다.
퀸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퀸은 이번과 같은 멤버 구성으로 2014년 록 페스티벌 '슈퍼 소닉 2014'의 헤드라이너로 공연을 펼쳤다. 단독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퀸은 19일에 이어 20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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