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계약 당사자' 조원형 씨 "K씨가 가공의 빅히트와 임의로 엮어 조작"
[더팩트|강일홍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해외 공연을 사칭한 50억원 대 투자사기의 실체가 일부 밝혀졌다. 유명 아티스트 사칭 피해는 지난 11월 14일자 <더팩트> 단독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단독]"BTS 해외공연 대박에 속았다"...50억 공연 사기 '파문')
<더팩트>는 첫 보도 이후 한달여 만인 17일 오후 당초 3자 위조계약서의 당사자 중 한명으로 지목됐던 해외공연 기획자 조원형 씨와 만나 인터뷰를 했다. 조씨는 "속아서 가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긴 했지만 결코 위조에 가담하거나 가짜 계약서 작성에 참여한 일이 없다"면서 "K씨가 일방적으로 가공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우리 회사를 3자 계약자로 둔갑시키는 바람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조씨에 따르면 'BTS 공연 사칭 사기'는 D엔터테인먼트 K 대표가 원래 일정에도 없는 BTS 인도네시아 공연을 조씨 자신을 포함한 국내외 공연기획자들을 속여 중국 투자자로부터 계약금을 편취한 사건이다. K씨는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친분을 과시하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베트남 등 4곳에 공연 유치를 자신하며 직접 위조한 가짜 계약서를 이용했다.
서류를 위조한 K씨는 자신의 회사 D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공연실행사로 TJ의 조씨를 임의로 엮어 가짜 위조계약서를 만들었다. 조씨는 "말이 3자 계약이지 철저히 속여서 만든 조작이었다"면서 "지방에 있는 제가 올라올 수 없는 시간에 미팅약속을 하고, 결국 미리 위조한 빅히트 회사 직인과 BTS 멤버 7명의 가짜 도장을 찍은 서류에 날인하게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BTS 인도네시아 공연 명목 계약금으로 올 6월과 8월에 각각 1억원과 3000만원을 K씨의 회사 D엔터테인먼트 법인통장에 입금하고, K씨의 요구에 따라 현금으로 건넨 7000만원 등 총 2억원을 전달했다. K씨는 조씨를 통해 받은 공연계약금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송금한 인터넷뱅킹 송금증을 캡쳐해 제시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위조한 가짜로 판명됐다.
위조된 인도네시아 공연 계약서의 경우영문으로 'BTS FAN concert in indonesia'란 제목과 함께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 중 1일(추후협의)', 출연료 280만 US달러(약 32억 7320만원) 등을 기재했고, 예측 관객은 약 5만명(4만9999명)이다.
조씨는 실무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두달 뒤인 10월 초 빅히트 쪽에 확인한 결과 BTS 인도네시아 판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K씨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에는 또 K씨가 또 다른 공연기획자 박모씨를 끌어들이고, 중국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 한류스타를 이용하기도 했다. 박씨는 물론 해당 배우와 매니저 S씨 역시 피해자로 확인됐다. 박씨는 <더팩트>에 "K씨의 인도네시아 공연사실을 철석같이 믿고 중국 투자자로부터 5억원의 계약금(50억 계약)을 받아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과거 성매매사건에 연루된 인물인 또 다른 K씨(이민호 등 한류스타 화보집 사기와 관련해 현재 구속 상태)와 사업적 친분이 있었고, K씨의 해외 연결고리를 통해 중국투자자를 소개받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칭 사기로 인한 계약 불이행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그가 떠안아야할 처지가 됐다.
조원형 씨와 박 씨는 지난 12일 이번 사건을 설계하고 중국투자자로부터 건네받은 계약금 일부를 편취한 D엔터테인먼트 K모 대표를 사기, 사문서 위조, 사문서위조행위 등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한편 조씨가 대표로 있는 TJ엔터테인먼트는 주로 해외에서 한류공연을 해온 공연기획사다. 베트남 KPop 공연의 80%(전체 3000석 이상 대형공연의 60%)를 차지할 정도다.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베트남 슈퍼콘서트(엑소, NCT, 샤이니) 등의 공연일정을 앞두고 있다.
조씨는 "가짜 계약서를 만들어 공연기획자들을 속인 K씨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봤다"면서 "더 큰 문제는 15년간 신뢰를 바탕으로 해외 공연을 해온 제가 이 일로 또 다른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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