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로 연대하는 모습 보여주는 게 중요"
[더팩트｜부산=박슬기 기자] "이런 질문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 하하. 작품 질문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다. 민감한 문제인 만큼 난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지만, 유연한 답변을 내놓으며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었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9층 문화홀에서는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고레에다 감독의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동시에 고레에다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이날 현장에서는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작품에 관한 여러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갈등, 이로 인한 문화적 갈등에 대한 질문도 빠질 수 없었다. 질문하는 기자와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무리하면 답변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웃으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5년 전, 부산국제영화제도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개최가 문제됐던 시기가 있다. 그때 전 세계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를 냈고, 저도 미미하지만 냈다. 그렇게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치적인 문제나 어떤 어려움을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연대함으로써 이런 연대 형태가 '가능하다'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이 자리에 와있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는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 영화를 믿는 사람들, 언론 종사자들이 와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가 가진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레에다 감독은 자신이 영화를 왜 만드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다 보면 각자가 속해있는 국가나 공동체 이런 것보다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국가적인 것과 무관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영화를 통해서 이어지고 연대를 느꼈을 때 정말 행복하다"며 "그 시간을 거치면서 영화를 만들는 사람으로서 성장한다고 느낀다.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영화를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오는 10월 11일 도쿄 개봉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연말에 일반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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