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SNS 소통, 한국계 미국인 독지가 '무상 구입 전달'
[더팩트|강일홍 기자] "이대로 기도만 하고 말 수는 없잖아요. 저는 이미 마음을 결정했어요. 걱정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제발 말리려고만 하지 마세요. 아시다시피 저는 의학적 치료를 포기하고 요양원에서 맑은 공기 마시고 산책하며 기적을 바라는 처지예요.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도전하고 싶어요."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경기도 양평의 한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개그맨출신 가수 김철민(52)이 "강아지 구충제를 이용한 항암 치료법에 나서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김철민은 26일 밤 <더팩트>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한 분이 SNS로 제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해왔다"면서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뒤 해당 약품(펜벤다졸)을 직접 구해 보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년전 한국에 있을 때 대학로에서 제 길거리 공연을 많이 봤다고 한다. SNS로 연결된 팔로워 중 한 분일 뿐이지만 팬의 입장에서 무상으로 보내주신다고 해 어떻게 감사드려야할 지 모르겠다. 수령하는데까지 일주일 가량 걸린다고 들었고, 받는 즉시 복용 매뉴얼대로 따라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철민이 시도하려는 암 치료법은 강아지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것으로, 미국의 한 폐암 말기 환자가 이 방법으로 3개월만에 완치가 됐다는 유튜버의 주장이 나온 뒤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이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으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명자료를 내고 "말기 암환자는 항암치료로 인해 체력이 저하된 상태로 전문가 상의 없는 약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다"며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과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로 사람에겐 안정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 가운데 김철민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이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러분, 저한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험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이 저한테 보내주신 수십 건의 영상자료, 제가 한번 해볼까 합니다"라고 알렸다. 이후 국내외에서 수많은 누리꾼들이 격려 글을 올렸다.
김철민이 강아지 구충제 복용을 최종 결심했다고 밝힌 이날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약품을 시도한다는게 두렵기는 하지만,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 '먹어서는 안된다'는 경고는 없다고 들었다"면서 "설령 부작용이 있더라도 기도하는 심정으로 마지막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김철민은 서울 혜화동에서 30년간 통기타 거리모금활동을 벌여온 주인공으로, 지난달 7일 병원에서 조직 검사를 받은 뒤 폐암 4기 선고를 받았다. 뼈와 림프 간 등 온몸에 전이된 상태로 4차례 항암치료 후 요양원에 머물고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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