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노래를 들려줘' 4%로 종영
[더팩트|문수연 기자] 복합장르를 표방한 '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복잡하게 뒤섞인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그 안에서 고군분투한 배우들의 열연이 안타까움만 남겼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극본 김민주, 연출 이정미, 16부작) 최종회는 4%(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었던 4회 4%와 동일한 수치다. 5회에서 2.2%까지 시청률이 하락했었기에 최종회 성적은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작품성 면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기억을 전부 잃은 팀파니스트가 수상한 음치남을 만나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두 장르의 결합에 음악이라는 소재로 풍성함을 더했지만 이도 저도 못한 결과를 냈다.
방송 초반에는 사고로 일부 기억을 잃은 홍이영(김세정 분)과 그런 그에게 의도를 숨긴 채 접근하는 장윤(연우진 분)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여기에 코미디적인 요소도 가미되고, 오케스트라단을 배경으로 한 만큼 웅장한 음악과 연주 신이 화면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갈피를 잃어갔다. 장윤이 홍이영에게 접근한 이유가 드러나고, 장윤의 동생을 죽인 범인을 찾는 데 이야기가 치중되면서 로맨스는 사라져가고 미스터리에만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극 초반 장윤과 홍이영의 로맨스는 이색적이었다. 장윤이 의도적으로 홍이영에게 접근하긴 했지만 서로의 아픔을 알아가며 가까워지는 과정은 설렘을 안겼고 '자장가 아르바이트'라는 독특한 소재와 음치 설정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미스터리에 이야기가 치중되면서 로맨스를 채워넣기 위해 억지스러운 장면들이 등장했다. 장윤과 홍이영의 뜬금없는 스킨십 장면이 반복됐고 두 사람의 감정선은 개연성이 부족했다. 또한 이야기의 방향성이 틀어지면서 캐릭터들의 성격도 변질돼 이들의 관계 변화도 어색하게 그려졌다.
'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더 아쉬운 건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KBS2 드라마 '학교2017'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김세정은 당시보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아 발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연우진, 송재림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갔고,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박지연도 분량은 적었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시청자들도 대본을 지적하며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스토리 진행에 비해 연기자들이 아까웠던 작품. 세정이도 연기 많이 늘었는데 아쉽겠다"(wate****), "'너의 노래 들려줘'의 수확은 김세정의 연기 다양성. 한 단계 발전했다는 것. 윤영 길역 악역이 돋보였다는 것. 단점은 제작비가 너무 적고 작가의 미숙함이 아쉽다"(jbs2****), "연우진 연기력이 아까움 "(s699****), "끝까지 본방사수하면서 보긴 했는데…. 주연분들 연기는 다 좋았는데..작가 역량이 좀 딸렸음.."(whit****)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무더운 여름에 방송된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안방극장을 서늘하게 만들며 설렘을 안길 수도 있었지만 야심 찬 포부와는 달리 애매한 드라마가 됐다. 해피엔딩 속에 막을 내렸지만 쏟아지는 시청자의 혹평은 새드 엔딩이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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